사람들 가운데 이루어질 하느님 뜻의 나라
천상의 책
사람들로 하여금 질서와 그 본연의 위치와 창조된 목적에로 돌아오게 하시는 부르심
6-139
1905년 10월 24일
인간 본성의 모든 비참함은
이 본성 안에 모든 덕의 질서를 재정립하는 데에 소용된다.
1 나의 모든 비참함과 인간 본성의 나약에 대해서 생각하다 보니,
나에게 가장 지긋지긋한 대상은 바로 나 자신인 것 같았다.
하물며
하느님 앞에서야 얼마나 더 지긋지긋한 존재일까 싶어져서,
"주님, 인간 본성은 너무나 추하게 되었습니다!" 하고
혼자 중얼거렸다.
그러자 그분께서 잠깐 오셔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2 "좋지 않은 어떤 것이 내 손에서 나간 적은 결코 없다.
그 반대로
나는 빼어나도록 아름답게 인간 본성을 창조하였다.
비록 그것이 인간의 눈에
더럽고 썩은내 나며 허약하고 가증스럽게 보이더라도
이 점이 그자신에게 유익하게 쓰일 수 있는 것이다.
거름이 흙을 비옥하게 하는 것과 같이 말이다.
이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은
'이런 오물로 땅을 더럽히다니 제 정신이 아니군.' 할지 모르지만,
좀 아는 사람은
그 오물이 땅을 기름지게 하여 초목의 성장을 도와 주고
더욱 아름답고 맛깔스러운 열매를 맺게 한다는 것을 안다.
그러므로
내가 저 비참한 점들을 지닌 인간 본성을 창조한 것은
이 본성 안에 모든 덕의 질서를 재정립하려는 것이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참된 수덕(修德)의 (개념도)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3 그때
나는 구멍이 숭숭 난 것 같은 인간 본성을 내적인 눈으로 보았는데,
이 구멍들 속에 썩은 냄새나는 진창이 있었고,
그 안에서 뻗어 나온 나뭇가지들에 꽃과 열매가 주렁주렁 달려 있었다.
따라서 모든 것이,
심지어 우리의 비참한 점들까지 선용되기만 하면 (좋은 결과를 낸다
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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