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정 마리아

성녀 안나(성모님 자연적인 모든 병에서도 면제)

은가루리나 2019. 12. 1. 23:18

 

사람들 가운데 이루어질 하느님 뜻의 나라

 

천상의 책

 

사람들로 하여금 질서와 그 본연의 위치와 창조된 목적에로 돌아오게 하시는 부르심

 

 

16-30

 

 

1923년 12월 8일  

 

 

영원한 신적 현동의 단일성 안에 이루어진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원죄 없는 잉태. 모든 악은 인간의 뜻에 있지 본성에 있지 않다.

 

 

 

1 여왕이신 내 엄마의 원죄 없는 잉태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는데, 

영성체를 하고 나자 

언제나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온통 빛이 가득한 어떤 방 안에 계신 듯한 모습으로 

나의 내면에 나타나셨다. 

 

이 빛 안으로 

그분은 당신께서 지상 생활 동안 행하신 모든 것을 보여 주셨다. 

 

곧 

그분의 공로, 그분의 업적, 그분의 고난, 그분의 상처와 그분의 피

- 사람이요 하느님이신 그분의 생애에 내포된 모든 것이 

가지런히 한 줄로 정렬되어 있었다.

 

 

2 그런데 그 모든 것이 

그분께서 너무나 사랑하시는 한 영혼을 

어떤 악도 어둡게 하는 일이 없도록 보호하고 있는 중인 것 같았다. 

 

예수님의 그 주의 깊은 돌보심을 보며 놀라워하는 나에게 

그분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 조그만 갓난아기인 너에게 

동정이신 분의 원죄 없는 잉태에 대하여 알려 주고 싶다.

 

3 네가 먼저 알아야 하는 것은

내 신성은 (영원히) 단일한 현동(現動)이라는 점이다. 

 

모든 행위들이 이 단일한 현동 안에 집중해 있다. 

 

행위들의 연속성에 종속되지 않는 것 

- 이것이 우리 (성삼위)의 신적 본질의 가장 경이로운 점으로서 

우리가 하느님임을 뜻하는 것이다. 

 

피조물이 보기에는 우리가 

때로는 어떤 것을 행하고 때로는 다른 어떤 것을 행하는 것 같지만, 

그렇다기보다는 오히려 (때를 기하여) 

저 단일한 현동 안에 있는 행위를 알려 주는 것이다. 

 

사실 피조물은 모든 것을 한꺼번에 알 수 있는 능력이 없기 때문에 

우리가 조금씩 서서히 알려 주는 것이다.

 

 

4 이를테면 

영원한 말씀인 내가 인성을 취하여 행하기로 되어 있었던 모든 것이 

내 신성이 지닌 단일한 현동과 하나인 행위를 이루고 있었다. 

 

따라서 이 고귀한 피조물이 잉태되기도 전에, 

영원한 말씀이 지상에서 행할 작정이었던 모든 것이 

이미 존재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 이 동정녀가 잉태되는 현장에, 

나의 공로와 고난과 피가, 

곧 사람이요 하느님인 내 생명에 내포된 모든 것이 

이 잉태 둘레에 줄지어 있었고, 

그리하여 동정녀는 

내 공로와 내 거룩한 피의 끝없는 심연 속에서,

내 고난의 무한한 바다 속에서

잉태되었다.

 

 

5 그 모든 것 덕택에 

원죄 없고 아름답고 순결한 상태로 있었으니, 

나의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공로로 길이 막힌 원수가 

동정녀에게 아무런 해도 끼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과연 하느님의 아들을 잉태하기로 되어 있는 이가 먼저 

이 하느님의 업적 안에 잉태되는 것은 

옳고도 마땅한 일이었다. 

 

그래야 

인류를 구원하러 오게 될 말씀을 잉태할 힘을 지닐 수 있을 것이었다.

 

 

6 그러므로 

먼저 동정녀가 내 안에 잉태되었고, 

그다음에 내가 이 동정녀 안에 잉태되었다. 

 

적절한 때가 오면 이를 피조물들에게 알릴 일만 남아 있었다. 

 

하지만 하느님의 신성 안에서는 

그것이 이미 다 이루어진 일처럼 있었고, 

그러니 구원 사업의 열매를 가장 많이 거둔 이는,

아니 그 사업의 완전한 열매를 받은 이

바로 이 탁월한 피조물이었다. 

 

이처럼 하느님의 아들 안에 잉태된 사람이었으므로  

하느님의 아들이 지상에서 행했던 모든 것을 사랑하고 존중하며 

자기 자신의 것으로 삼았던 것이다.

 

 

7 오, 이 연약하고 작은 존재의 아름다움이여! 

이 사람이야말로 은총의 기적이요, 

우리 신성의 놀라운 기적이었으니, 

우리의 딸로 자라나서 

우리의 자랑, 우리의 기쁨, 우리의 영예, 우리의 영광이 되었던 것이다."

 

 

 

 

8 다정하신 예수님께서 그 말씀을 하시는 동안 

나는 속으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사실 여왕이신 엄마께서는 내 예수님의 무한한 공로 속에 잉태되셨다. 

 

그렇지만 

엄마의 피와 몸은 원죄가 없지 않았던 성녀 안나의 태 안에 잉태되셨다. 

 

그렇다면 

우리 모두가 원조 아담의 죄에서 물려받은 많은 악 가운데서 

엄마는 단 하나도 물려 받지 않으셨다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 

 

 

 

그러자 예수님께서 이르셨다.

 

9 "딸아, 모든 악은 의지 안에 있다는 것을 

네가 아직 깨닫지 못했구나. 

 

인간을, 곧 인간의 본성을 짓누른 것은 의지였지, 

본성이 의지를 짓눌렀던 것이 아니다. 

 

인간의 본성은 제자리에, 내가 창조했던 그대로 남아 있었다.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변한 것은 의지 곧 그의 뜻이었다. 

 

인간의 뜻이 바로 하느님의 뜻에 대립하였고, 

이 반항적인 뜻이 그의 본성을 짓누르며 허약하게 하고 더럽혀서 

극히 천박한 정욕의 노예로 만들었다.

 

 

10 마치 

향료나 귀중품이 가득 들어 있는 용기(容器)에 일어나는 것과 같은 일이 

일어났다. 

 

그런 것들을 비운 다음 부패물이나 하찮은 것들로 가득 채운다면, 

그 용기가 변하겠느냐? 

 

내용물은 바뀌었지만 용기는 늘 여전하다. 

기껏해야 그 내용물에 따라 더 좋게 혹은 더 나쁘게 평가될 뿐이다. 

 

인간도 그러하였다.

 

 

11 그런데 내 엄마의 영혼은 죄에서 면제되었기 때문에, 

인류 중의 한 사람에게 잉태되었다는 사실로 해서 

손상을 입을 수 없었다. 

 

내 엄마의 뜻과 그분 하느님의 뜻 사이에 갈라진 틈이 없었던 것이다.

 

그러니 신적인 물의 흐름이 아무런 장애나 반대를 받지 않고

그분 위에 쏟아져 내렸다.

 

그것은 

그분 위에 순간마다 쏟아지는 새로운 은총들의 빗물이었다.

 

 

12 이 뜻과 이 영혼이 

완전히 거룩하고 완전히 순수하고 완전히 아름다웠으므로, 

어머니(성녀 안나)로부터 받은 그분의 몸이라는 그릇도 

너무나 향기롭고 원상 그대로이며 질서 있고 신화된 상태여서, 

인간 본성에 침투하는 자연적인 모든 병에서도 면제되었을 정도였다.

 

 

13 아! 그분이 바로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게 할 

'피앗 볼룬타스 투아'의 씨앗을 받으신 분이었고,

이 씨앗이 그분을 고결하게 하면서 

인간이 죄를 짓기 전의 상태, 곧 우리가 지어낸 그대로의 원상을 

- 그 기원을 회복하게 한 것이다. 

 

더군다나 그분은 이를 뛰어넘었으니, 

'피앗'의 계속적인 흐름으로 말미암아 한층 더 아름다우셨다. 

 

이 '피앗'만이 

인간을 그의 창조주와 완전히 같은 모상으로 재생시킬 힘이 있기 때문이다.

 

 

14 그러니 그분 안에서 활동하신 하느님 뜻의 능력 덕분에, 

그분은 하느님이 본성으로 

하느님이신 것처럼 은총으로 신화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우리의 뜻은 무엇이든지 할 수 있고, 어디든지 다다를 수 있다. 

 

영혼이 그 자신의 뜻으로 우리의 일을 방해하지 않고 

우리에게 활동할 자유룰 준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