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가운데 이루어질 하느님 뜻의 나라
천상의 책
사람들로 하여금 질서와 그 본연의 위치와 창조된 목적에로 돌아오게 하시는 부르심
12-44
1918년 4월 25일
예수님의 농담 섞인 진담.
1 다정하신 예수님께,
"제 생명이시여, 저는 정말 못된 인간입니다!
못됐긴 하지만
그래도 당신께서 저를 사랑하신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했더니
그분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2 "요 앙큼한 것아, 확실히 너는 못된(cattiva) 인간이다.
내 뜻을 사로잡았으니(cattivarer 동사의 근(近) 과거-역주) 말이다.
네가 만일 내 사랑, 내 능력, 내 지혜 따위를 사로잡았다면
나의 일부를 사로잡았을 것이다.
그러나 내 뜻을 사로잡았으니,
내 모든 속성들을 마무르는 내 존재의 본체를 다 잡은 것이고
나를 전부 잡은 것이다.
3 이런 이유로 내 뜻에 대해서만이 아니고
내 뜻 안에서 사는 것에 대해서 내가 너에게 자주 말하곤 한다.
내 뜻을 사로잡고 있으니 만치,
네가 이 뜻의 속성들과 이 의지 안에서 사는 법을 아는 것이
나의 바람이니 말이다.
4 그러면
너는 나와 함께 나뉠 수 없는 공동의 삶을 살 수 있게 되고,
나는 너에게 내 뜻의 신비를 드러낼 수 있게 된다.
그러니 네가 이보다 더 못됐을 수가 있었겠느냐?"
5 내가
"예수님도 참! 저를 놀리시는 군요?
그래도 말씀드리렵니다. 저는 정말 못됐습니다.
저를 도와주시어 착한 사람이 되게 해 주십시오." 하자
예수님은 "그럼 그러고 말고." 하셨다.
그리고 모습을 감추셨다.
* * *
《하섭내 제4장 - 08
완전한 내맡김은 그 결과가 놀랄 만큼 단순하다.》
그러므로 이것은 성덕과 완덕에로 나아가는 올곧은 길입니다.
그것은 신비가 아닌 신비이고 예술성이 결여된 예술이긴 하지만,
이 길은 위대하고 유일한 자아포기의 비밀입니다.
하느님은 이러한 자아포기를 우리 모두에게 요구하시기 때문에
그것을 분명하게 설명해 주시며
그것을 파악하는 데 있어 단순하고 용이하게 해 주셨습니다.
우리가 순수한 믿음에 돌입할 때는
우리에게 복잡한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습니다.
순수 신앙의 길도 다소 흡사한 것이어서
우리로 하여금 모든 순간에 하느님을 발견하도록 해 줍니다.
이것보다 무엇이 더 장엄하고 신비로우며 더 복된 것일 수 있겠습니까?
신앙은 기적의 총합인 동시에 원천이기도 합니다.
신앙은 어떤 사상으로나 설교나 저술로도 다 표현해 낼 수가 없습니다.
이토록 놀라운 결과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무엇이 이루어져야만 할까요?
꼭 한 가지, 우우리 생활 처지에 입각하여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바 그대로
모든 것을 역사하시고 행하시게끔 그분께 내맡겨 드리면 됩니다.
영성생활에서는 이보다 더 용이한 일이라고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또 이것은 모든 이가 도달해야 할 목표로 작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