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책 14권

천상의 책 14권 19장 땅과 몸 때문에 하늘과 영혼을 망각한 인간의 비극

은가루리나 2021. 12. 4. 13:45

람들 가운데 이루어질 하느님 뜻의 나라

천상의 책

사람들로 하여금 질서와 그 본연의 위치와 창조된 목적에로 돌아오게 하시는 부르심


14-19

1922년 4월 6일


땅과 몸 때문에 하늘과 영혼을 망각한 인간의 비극
하느님의 뜻 안에서 수행되는 행위의 위력
창조주와 같은 수준의 작은 신이 되는 길



1 다정하신 예수님께서
늘 같은 일상 속에 있는 나를 나 자신 밖으로 데려가셨다.

더없이 큰 재난의 희생자가 되어
집도 없이 떠돌며 울부짖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
붕괴된 도시들,
사람이 살지 않는 괴괴한 거리들을 보여 주셨는데,
온통 돌멩이와 깨진 벽돌 따위의 더미들만 보였다.
징벌을 받지 않은 곳은 오직 한 군데뿐이었다.

2 오, 하느님!
이런 광경을 보면서도 살아 있다니,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나는 다정하신 예수님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분은 내게 눈길을 주시지 않았다.
오히려 몹시 슬피 우시면서 울음 섞인 목소리로 이렇게 말씀하셨다.


3 "딸아, 인간은 땅 때문에 하늘을 잊어버렸다.
그러니 정의가 땅을 앗아 가면서
인간으로 하여금 몸 둘 곳을 찾아내지 못한 채 이리저리 떠돌게 한다.
하늘이 존재한다는 것을 상기시키기 위함이다.

4 인간은 육신 때문에 영혼을 잊어버렸다.
쾌락, 안락, 호화, 사치 따위 모든 것이 육신을 위한 것이다.

영혼은
헐벗은 채 굶주리고 있고,
다수의 사람들에게는 숫제 없는 것처럼 죽어 있다.
그러니 정의가 그들에게서 육신을 앗아간다.
그들이 영혼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상기시키기 위함이다.

5 그러나, 오, 인간의 마음은 얼마나 딱딱하게 굳어 있는지!
너무 굳어 있어서 내가 더 세게 후려치지 않을 수 없다.
얻어맞으면 혹시 부드러워질지도 모르니 말이다."



6 나는 고통으로 심장이 쪼개지는 느낌이었고,
그분께서는 이어서 말씀하셨다.

"너는 땅이 요동치고
물과 불이 둑을 넘어 인간에게 마구 덤벼들 기세인 세상을 보면서
무척 괴로워하고 있다.

7 그러니 우리 함께 네 침상으로 물러가서
인간의 운명을 위해 기도하자.

나는 내 뜻 안에서
네 심장 박동이 땅의 표면 위로 두루 퍼져 나가는 것을 느낄 것이고,
그것이 모든 사람을 대신하여
내게 끝없이 '사랑'을 속삭이며 고동치는 것을 느낄 것이다.

8 네 심장 박동은 또한
내가 사람들을 치려고 들면 중간에서 가로막아
그 타격의 강도를 줄일 것이고,
타격이 가해지는 즉시
내 사랑과 네 사랑의 향유도 그들에게 가져다줄 것이다."



9 나는 다시 고통에 잠겼다.
이리로 자리를 옮긴 뒤
다정하신 예수님께서 나의 내면 아주 깊은 곳에 숨어 버리셔서,
내가 더 이상 그분의 현존을 거의 느낄 수 없기 때문이었다.

얼마나 괴로운지!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징벌에 대해 생각하면 공포에 싸이지만,
그분의 부재는 내게 치명적인 고통을 안기는 것이었다.

10 그런데 이 상태에서도 애써 하느님의 거룩하신 뜻 안에 녹아들었고,
이렇게 혼잣말을 하였다.


'제 사랑이시여, 주님의 뜻 안에서는 주님 것이 다 제 것입니다.
모든 조물들이 다 제 것입니다.

11 태양도 제 것이니
이를 주님께 보답으로 드립니다.
태양의 모든 빛과 열이, 그 빛과 열의 작은 입자마다 주님께,
"사랑합니다. 흠숭합니다, 찬미합니다, 모두를 위하여 주님께 빕니다."
하고 말하게 하려는 것입니다.

12 별들도 제 것이니,
모두를 위하여 반짝이는 별빛마다
저의 '사랑합니다.' 인장을 찍습니다.
무수히 끝없이 찍습니다.

13 초목과 꽃, 물과 불과 공기도 제 것이니,
이들을 주님께 보답으로 드립니다.

이 모든 것이 주님께 모두의 이름으로,
'주님께서 저희를 창조하신 그 영원한 사랑으로 주님을 사랑합니다.'
하고 말하게 하려는 것입니다.'

14 하지만 내가 그 모든 것을 다 적고자 한다면 너무 길어질 터이니
여기에서 멈추겠다.



15.그때 예수님께서 내 안에서 걸음을 옮기시며 말씀하셨다.

"딸아, 내 뜻 안에서 수행되는 기도와 행위는 참으로 아름답다!
피조물이 창조주 하느님 자신으로 변모되어,
자기가 받은 것에 대한 보답을 그분께 드리는 것이다!

16 나는 사람을 위해 만물을 창조하여 그에게 선물로 주었다.

내 뜻 안에서 사람은 자기의 창조주 하느님께 이를 정도로 높이 떠올라,
그분께서 사람에게 선물로 주시려고 만물을 창조하고 계신 것을 본다.

17 그 많은 선물이 더욱더 많아지는 것을 보며 두려움에 몸을 떨지만,
그 자신은 하느님께 받은 만큼 많은 것을 창조할 능력을 지니고 있지 않기에,
하느님 자신의 것을 사랑으로 봉헌하는 것으로 보답한다.


18 말하자면
나는 너에게 사랑을 주려고 태양과 별과 꽃을, 물과 불과 공기를 주었다.

너는 감사히 받아들이고
내 사랑을 널리 퍼뜨리면서 그것들로 내게 보답하였다.

그러니 내가 너에게 준 태양을 네가 다시 나에게 주었다.
내가 별과 꽃과 물 따위를 너에게 주자
네가 그것들을 내게 돌려준 것이다.

19 내 사랑의 가락이 만물 위에 다시금 울려 퍼지고 있었으니,
만물이 한 목소리로 내게 준 사랑은
바로 내가 만물 위에 흐르게 한 그 사랑이었다.


20 내 뜻 안에 있는 영혼은
자기 창조주와 같은 높이의 수준에 위치하고,
창조주 자신의 뜻 안에서 받기도 하고 주기도 한다.

오, 창조주와 피조물 사이에 뜨거운 경쟁이 일어나는 것이다!

21 만일 모든 사람이 이를 볼 수 있다면,
내 뜻 안에 있는 영혼이 작은 신(神)이 되는 것을 보면서
놀라 까무러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