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책 13권

{천상의 책 13권 29장} 세 시간 동안 감옥에 수감되셨던 예수님 - 그 의미와 효과

은가루리나 2022. 8. 11. 00:32

 

 

사람들 가운데 이루어질 하느님 뜻의 나라

천상의 책

사람들로 하여금 질서와 그 본연의 위치와 창조된 목적에로 돌아오게 하시는 부르심


13-29

1921년 10월 29일


세 시간 동안 감옥에 수감되셨던 예수님 - 그 의미와 효과



1 지난 밤을 뜬눈으로 세웠다.
결박되신 채 감옥에 갇히신 예수님께로
내 생각이 자꾸 날아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원수들에 의해 고통스럽고 잔혹한 자세로 묶인 채 후들거리는
그분의 무릎을 얼싸안고 있고 싶었고,
그들이 뱉은 침으로 더럽혀진 얼굴을 닦아드리고 싶었던 것이다.

2 한데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동안 다정하신 예수님께서, 
내 생명이신 그분께서 짙은 어둠 속에 나타나신 것 같았다.

너무 캄캄해서 모습이 거의 보이지 않았지만
흐느끼시며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이었다.


3 "딸아,
원수들이 끔찍하도록 잔인하게 나를 묶어대더니
이 캄캄한 감옥 속에 홀로 내버려두었다.

내 주변의 모든 것이 먹물처럼 캄캄한 어둠이었다.
오, 그 어둠이 너무나 고통스러웠다!

4 내 옷은 개울의 더러운 물에 흠뻑 젖어 있었다.
감옥의 악취와 저들이 뱉은 침의 악취가 물씬 풍겨 왔다.

내 머리칼은 흐트러져 눈과 입을 가리고 있었으나
이를 가다듬어 주는 자비로운 손길은 하나도 없었고,
내 손은 사슬에 묶여 있었다.

5 어찌나 캄캄한지,
아아, 너무도 괴롭고 치욕스러운 나의 처지를
볼 수조차 없었다.

오, 이리도 고통스러운 감옥 안의 내 처지가
얼마나 많은 것에 대해 말하고 있었는지 모른다!



6 나는 세 시간 동안 감옥에 갇혀 있었다.

이것으로
세상의 세가지 시대를 본연의 상태로 회복시키고자 했으니,
그것은 자연법의 시대와 성문법의 시대, 그리고 은총의 시대이다.

그 모든 것을 해방하고 다시 함께 통합하여
사람들에게 내 자녀로서의 자유를 주고자 했던 것이다. 



7 감옥에 세 시간 동안 있음으로써
나는 또 사람의 세 시기,
곧 유년기와 장년기와 노년기를 회복시키고자 하였다.

나쁜 격정으로 죄를 짓는 시기,
자신의 의지로 죄를 짓는 시기,
마음의 완고함으로 죄를 짓는 시기를
회복시키고자 했던 것이다.

오, 내 주위의 그 어둠이
죄가 인간 안에 일으키는 짙은 암흑을 얼마나 절감하게 하던지!
탄식하며 이렇게 말했던 것이다.


8 '오, 사람아!
너희의 죄가 나를 이토록 짙은 어둠 속에 던져 넣었으니,
내가 너희에게 빛을 주기 위해 이를 겪고 있다.

나를 이처럼 더럽힌 것도 너희의 악행이니,
그 어둠이 너무 짙어 내가 그것들을 볼 수조차 없구나.

나를 보아라.
지금의 내가 너희 죄악의 모습이다.
그것이 어떤 것인지 알고 싶으면 이 나에게서 보아라.'


9 그러나
내가 감옥에서 보낸 마지막 시간은 동틀 무렵이었다.
벽의 터진 틈으로 희미한 빛살 몇 줄기가 흘러들고 있었다.

그나마 내 고통스러운 처지를 볼 수 있게 되자
얼마나 숨이 터지는 느낌이던지!

10 이는 죄의 어둔 밤 속을 뒹굴다 지친 인간이
은총을 받아들일 때를 나타낸다.

은총이 여명처럼 그를 에워싸고 희미한 빛을 보내면서
돌아오라고 부르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내 마음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11 그리고 이 여명 속에서,
내 사랑이 나와 같은 처지에 묶어둘 작정이었던 너를
- 내 사랑의 수감자인 너를 보기도 하였다.

너만은 나를 감옥의 어둠 속에 홀로 내버려두지 않으리니,
내 발치에서 새벽이 오기를 기다리며 나를 따라 탄식할 것이고,
인간의 밤을 두고 나와 함께 울 것이니 말이다.

이 때문에 나는 위안을 얻었기에,
나를 따를 은총을 베풀려고
너에게 나의 그 수감 현장을 보여 주었던 것이다.



12 하지만 이 감옥과 어둠은 또 다른 의미도 지니고 있었다.
감실이라는 감옥에 오래도록 홀로 머무르는 것을 뜻한 것이다.

흔히 그렇듯이,
내가 말을 걸거나 사랑의 눈길을 보낼 사람 하나 없이
고독 속에 남아 있으니 말이다.

13 또는 내가 성체 안에서,
썩어 진창 냄새를 풍기는 부당한 손이 나를 만지는 것을
느낄 때도 있다.

사랑 어린 순결한 손의 접촉으로
그 향긋함을 느끼게 해 주는 사람이 거의 없는 것이다

14 인간의 배은망덕이 얼마나 자주
희미한 불빛 하나 없는 어둠 속에 나를 내버려두곤 하는지!
그러므로 나의 수감은 계속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15 그러니 우리는 둘 다 수감자다.

너는 오직 나에 대한 사랑으로 침상에 갇혀 있고,
나는 너를 위하여,
나를 묶은 사슬로 모든 피조물을 묶고자 하는 내 사랑으로
갇혀 있다.

이와 같이 우리는 서로의 동반자가 되리니,
너는 나를 도와 이 사슬을 길게 늘여야 한다.
모든 마음들을 내 사랑에 묶기 위해서 말이다."



16 그 후 나는 혼자 속으로,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해 그처럼 많은 일을 하셨건만,
그분에 대해 알려진 것은 얼마나 적은지!
그분께서 행하시고 겪으신 모든 것에 대해 말하는 이가 별로 없었으니
어찌된 일일까?'

하고 생각하였다.


17 그러자 예수님께서 다시 오시어 말씀을 이으셨다.

"딸아, 사람들은 누구든지 나에게 인색하다.
착한 사람들도 그렇다.
얼마나 인색하게 굴며 얼마나 많은 제한을 두는지!

내가 그들에게 말한 것과
그들이 나에 대해 이해한 것 중에서도
얼마나 많은 것을 나타내 보이지 않는지!

18 너도 여러 번 내게 인색하게 굴지 않았더냐?
내가 너에게 말한 것을 쓰지 않거나 드러내지 않을 때마다
그렇게 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사람이 나에 대한 지식을 하나씩 더 얻을 때마다
내가 그들에게서 영광과 사랑을 하나씩 더 받기 때문이다.

그러니 유의해서 나를 후하게 대하여라.
그러면 나도 너를 후하게 대해 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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