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책 1권

{천상의책 1권11,21-30 (Ⅱ) 영혼의 우선적인 과제는 모든 일 속에서 모든 면으로 자기 자신의 뜻을 죽이는 것

은가루리나 2016. 1. 27. 21:29




1-11




영혼의 우선적인 과제는 

모든 일 속에서 모든 면으로 자기 자신의 뜻을 죽이는 것




21 요컨대, 예수님께서는 아주 사소한 일 속에서도 나의 뜻을 죽이고자 하셨다. 

그것이 언제나 오로지 그분 안에서만 생명을 얻게 하시려는 것이었다. 

그러므로, (다음의 예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주님께서는 

순전히 당신께 대한 거룩한 사랑 속에서도 나의 뜻이 철저한 반대를 받도록 허락하셨다.



22 그것은  

성찬식에 참여하고 싶은 나의 갈망이 너무나 치열해서 

그 전날과 밤새도록 눈 한 번 붙이지 못한 채 예수님을 더 잘 받아 모실 준비를 하려고 

끊임없이 그분께 대한 사랑의 행위를 하고 있었던 끝에 일어난 일이었다. 

그 동안 나는 몇 번이나, 


"주님, 서둘러 주십시오. 

저는 당신을 모시지 않고는 살 수가 없습니다. 

부디 시간이 빨리 흘러 날이 밝게 해 주십시오. 

영성체를 하고 싶은 갈망이 얼마나 큰지, 제 마음이 기절할 것 같습니다……." 

하고 말씀드리곤 하였다.


23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보아라, 나는 너 없이 홀로 고통받고 있다. 

네가 한잠도 못 자고 있는 것은 마음쓸 일이 아니다. 

너에 대한 사랑으로 

멀리에서부터 너를 지켜 주시는 네 정배요 네 전부이신 하느님과 함께 있는 것 

- 이는 희생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24 그러니 이리로 와서 

사람들이 하느님께 끊임없이 저지르는 모든 모욕을 함께 나누어 가지자. 

거절하지 말고 사랑에 찬 너의 동반으로 나를 위로하여라. 

사랑으로 고동치는 네 심장이 나의 심장 고동과 하나가 되면, 

내가 밤낮으로 받는 

헤아릴 수없이 많은 모욕들을, 이로 인한 고통들을  덜어 줄 수 있다. 

나는 그 보답으로, 

네가 고통과 어려움 속에 있을 때에 홀로 내버려 두지 않고  언제나 함께 있어 주겠다."



25 그리하여, 그 이튿날 아침 동이 틀 무렵

나는 복된 성사 안의 예수님을 모시려는 크나큰 열망을 품고 성당으로 갔다. 

하지만 고해사제에게 가자, 아직 입도 열지 않은 나에게, 

"오늘 아침엔 영성체하러 나가지 않기 바라오." 하는 것이 아닌가!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거니와, 

그럴 때마다 너무나 마음이 아파서 눈물 범벅이 되면서도 

고해사제에게 조차 감히 그 쓰라린 고통을 드러낼 수 없었다. 


26 예수님께서 내 고통을 내비치지 못하게 하셨고, 

내가 그렇게 하면 꾸짖으셨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예수님은 나의 가장 큰 선이신 그분께만 온전한 신뢰를 두기를 원하셨기에, 

나는 마음을 열어 이렇게 말씀드리곤 하였다.


27 "제 감미로운 사랑이시여, 

이것이 당신과 제가 밤새도록 한숨도 못 자고 얻어낸 결실이란 말입니까? 

그렇게 오래도록 기다리며 열망한 끝에도 당신을 모시지 못하고 지내야 하다니, 

누가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물론 모든 일 속에서 항상 순종해야 한다는 것을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좋으신 예수님, 말씀 좀 해 주십시오. 


28 제가 당신 없이 지낼 수 있습니까? 

누가 그 힘을 주겠습니까? 

제 가장 큰 선이신 당신을 모시지 않고 집에 와야 하다니, 

그런 상태로 성당을 떠날 수 있는 용기를 제가 대체 어디에서 얻겠습니까? 

저는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습니다. 

그러하오나, 제 예수님, 

당신께서는 하고자만 하시면 모든 것을 바로잡으실 수 있습니다."



29 그러나 이 말씀을 드리고 있는 동안, 나는 내 옆에 야릇한 불길이 있는 것을 느꼈다. 

그러자 사랑의 불꽃이 내 안에서 타오르기 시작했으며 

이렇게 말씀하시는 내적 음성이 들렸다. 

"진정해라. 진정하라니까. 나는 이미 네 마음 안에 있다. 

이제 무엇이 걱정이냐? 더 이상 속끓이지 말아라. 

내가 손수 눈물을 닦아 주마. 가엾은 것, 

나 없이는 못 산다는 네 말이 과연 맞는 말이구나?"


30 예수님의 이 말씀과 동작 때문에 나는 마음 속으로 적잖이 놀라면서 

한편으로는 자신 존재의 허무를 매우 깊이 느꼈다. 

그래서 그분께, 

"제가 그토록 못되지 않고 착했더라면, 

당신께서 고해사제에게 

그렇게 제 뜻에 반대되는 말을 할 생각을 불러일으키지 않으셨을 것입니다." 

하고 말씀드렸다. 

그리고 다시는 그런 반대만은 받게 하지 마시기를 청하였다. 

주님 없이는 그것을 도무지 견딜 수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또 얼마나 많은 실수를 저질렀을지 알 수 없는 일 아닌가!





1권11장(2) 아주사소한일에서도나의뜻을죽이고자.avi


1권11장(2) 아주사소한일에서도나의뜻을죽이고자.avi
4.61M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