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시간 (오전 1시- 2시)
떼밀려 키드론 개울에 빠지시다.
1 저의 사랑하올 선이시여,
저는 쏟아지는 졸음을 쫓아가며 당신을 따라가고 있습니다.
모든 사람이 당신을 떠나 달아나는 것을 보면서
어떻게 잠 속에 온전히 곯아떨어질 수 있겠습니까?
2 사도들마저
----- 조금 전까지만 해도 당신을 위해서라면 목숨이라도 내놓겠다던 열렬한 베드로와
최후 만찬 때에
당신께서 극진한 사랑으로 당신 가슴에 기대어 쉬게 하셨던 그 사랑하시는 제자마저 --
당신에게서 달아났습니다.
아, 모두가 당신을 버렸습니다!
당신을 잔인한 원수들의 처분에 맡기고 말았습니다!
3 저의 예수님, 당신은 홀로 계십니다!
더할 수 없이 맑은 눈으로 주위를 둘러보십니다.
당신의 총애를 받은 그들 중 적어도 한 사람만이라도
자기의 사랑을 증명하며 당신을 지켜 드리려고 따라오고 있는지 보시는 것입니다.
4 그런데 아무도
-- 아무도 충실히 남아 있지 않음을 보시자 마음이 아파 눈물을 흘리십니다.
당신으로서는
가장 신뢰할 만한 그들의 이 저버림이 원수들에게서 받는 고난보다 훨씬 더 괴롭습니다.
저의 예수님, 울지 마십시오.
아니면 저도 당신과 함께 울게 해 주십시오.
(제가 속으로 그렇게 중얼거리자)
사랑하올 당신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5 "아, 그러자, 얘야, 함께 울자.
내게 자기를 봉헌한 수많은 영혼들의 운명을 두고 울자.
그들 가운데에는
삶 속에서 사소한 시련이나 사건을 만나도
나에게서 눈길을 돌리고 나를 홀로 버려둔 채 떠나고 마는 이들이 있고,
또는 용기와 신뢰심이 없어서 나를 저버리는 소심하고 비겁한 이들도 많다.
그런가 하면, 거룩한 일들에서
아무런 이익을 찾아내지 못해 내게 정성을 기울이지 않는 이들은 더욱더 많다.
6 많은 사제들이
그들 자신의 이익과 영광을 위하여 강론하고 전례를 거행하며 고해성사를 주는 것이다.
이는 그들이 (겉보기에는) 내 주위에 있지만 (실제로는) 나를 떠나 있어서
내가 언제나 홀로 남아 있음을 나타낸다.
아, 그렇다, 얘야, 이 저버림이 내게 얼마나 혹독한 고통인지!
눈에서 눈물을 자아낼 뿐만 아니라 심장에서 피가 흐르게도 한다.
그래서 너에게 청하는 것이니,
결코 나를 홀로 버려두지 않겠다는 약속으로 이 쓰라린 고통을 보상해 다오."
7 오, 저의 예수님, 예, 약속합니다.
당신 은총의 도움으로, 당신의 거룩하신 뜻과 하나 되어,
결코 당신을 홀로 계시게 하지 않겠다고 약속합니다.
8 그런데, 오, 예수님,
당신께서 사랑하시는 이들의 저버림을 슬퍼하시는 동안,
원수들은 당신에게 갖은 모욕을 다 퍼붓고 있습니다.
오, 저의 선이시여,
온몸이 꽁꽁 묶여 단 한 걸음도 떼어 놓을 수 없는 지경이 되셨건만
그들은 그런 당신을 짓밟고, 돌과 가시투성이인 길로 끌고 갑니다.
그러니 약간이라도 움직이면
그 모든 동작이 당신으로 하여금 돌에 부딪히게 하고 가시에 찔리게 합니다.
9 아, 저의 예수님,
제가 보니 당신께서는 그렇게 끌려가시면서
당신의 고귀한 피를, 그들에게 잡아채어 뽑힌 금빛 머리카락을
뒤에 남기십니다!
제 생명, 제 전부시여, 저로 하여금 이 머리카락을 모아
밤 시간에도 당신을 못살게 구는 자들의 발길을 모조리 묶어 버리게 하소서.
10 과연 그들은 밤을 이용하여 당신에게 더 많은 죄를 짓습니다.
어떤 자들은 밤의 모임들 때문에,
어떤 자들은 쾌락 때문에,
또 다른 자들은 연극이니 예능이니 하는 것 때문에 그렇게 합니다.
밤의 어둠을 틈타 신성을 모독하는 도둑질을 하는 자들도 있습니다!
제 예수님, 저는 당신과 하나 되어 이 모든 죄를 보속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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