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책 1권

{천상의 책 1권20장} 가족으로 인한 고통, 현 상황에서의 대처 방법

은가루리나 2016. 2. 12. 15:27




사람들 가운데 이루어질 하느님 뜻의 나라


천상의 책


사람들로 하여금 질서와 그 본연의 위치와 창조된 목적에로 돌아오게 하시는 부르심



1-20



가족으로 인한 고통,  현 상황에서의 대처 방법




1 어느 날 저녁 식사시간이었다. 

가족들은 어느 때보다도 더 큰 고통 때문에  음식을 먹기 위해 입을 벌릴 수 없는 나를 

복종시키려고 애썼다. 

처음에는 타이르다가  급기야는 화를 내면서 그렇게 하는 것이었다. 

나로서는  그들이 원하는 대로 입을 벌릴 수가 없기 때문에  울음을 터뜨렸다. 

그리고는 그들 눈에 띄지 않도록  다른 방으로 가서 계속 울면서 

예수님과 성모님께  이 시련을 견딜 수 있는 도움과 힘을 주시기를 간청하였다. 

내 마음 깊은 곳으로 이렇게 울부짖으며 정신을 잃은 것이다.


2 "오, 좋으신 제 하느님, 

얼토당토 않는 이유로 제게 저렇게 화를 내는 가족을 참아야 하니  여간 괴롭지 않습니다! 

부디, 고통 중에 있는 저를 저들이 보지 않게 해 주십시오. 

저의 하느님, 이 상태에 있는 제가 알려지는 것이  너무 부끄럽습니다. 

당신과 저 사이에 일어나고 있는 일을 저들이 알기보다는  차라리 죽는 편이 낫겠습니다."



3 왜 그런지 나 자신도 모르겠지만 

그것은 너무나 강한 감정이어서 아무도 나를 볼 수 없는 곳에 숨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도 누군가가 불쑥 들이닥쳐 

미처 고통이나 눈물을 - 감미롭고도 쓰디쓴 눈물을  감출 겨를이 없을 때면 

온 몸이 마치 불길 앞의 눈처럼 녹아  흔적도 없어지는 느낌이었다. 

무언지 모를 어떤 초자연적인 열기가 온안에 느껴지는 상태였는데, 

처음에는  그 열기 때문에 땀이 비 오듯 쏟아지다가 

이윽고  덜덜 떨며 얼어붙을 정도로 한기가 엄습하는 것이었다. 


4 "좋으신 예수님, 당신께서만 이 상태를 고쳐 주실 수 있으시니, 

다른 이들의 눈길에서 언제나 저를 숨겨 주십시오. 

그리고 가족은 

제가 기도하기 위해서나  다른 이유가 있어서  혼자 있으려고 한다고  여기게 해 주십시오. 

하느님, 이 일은 홀로 당신만이 아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5 이처럼 눈물과 기도와 다짐으로  내 감정을 쏟아내고 있는 동안, 

나는 무수한 원수들에게 둘러싸여 갖가지 능욕을 당하고 계신 예수님을 뵈었다. 

그분을 발로 짓밟는 자들이 있는가 하면, 

그분의 머리채를 잡아당기는 자들도 있고, 

어떤 자들은 입에 담지 못할 악마적인 욕지거리와 비웃음으로  그분을 모독하고 있었다. 

사랑하올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밟아대는 그 악취 나는 자들의 발에서부터 벗어나기를 원하시는 것 같았다. 

주위를 둘러보시며  당신을 풀어 줄 누군가의 다정한 손길을 애써 찾고 계셨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꺼이 도와주려고 나서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6 나는 예수님께 가해지는 이 중대한 모욕을 보면서 몹시 울었다. 

그 사나운 이리들 가운데로 어가서 예수님을 빼내고 싶었지만, 

내가 얼마나 무력한지를 알기에  그렇게 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래서, 예수님 대신 그 고통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이 있게 해 주시기를, 

아니면 적어도  그 고통을 나누어 가질 수 있게 해 주시기를 

멀리서나마 열렬히 간구하며 부르짖었다. 

"오 예수님, 원수들에게서 당신을 풀어 드리기 위하여 제가 이 고통을 받을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7 그런데, 내가 이 말을 했을 때에, 

그 사나운 원수들이, 마치 예수님께 드린 나의 기도를 알아듣거나 한 것처럼, 

갑자기 으르렁거리며 미쳐 날뛰는 개들과 같이 사정없이 내게 달려들어, 

때리고 머리칼을 잡아 뽑으며 짓밟아대는 것이었다. 

나는 이 고통을 당하면서도  이것으로 예수님께 좀이라도 휴식을 드릴 수 있음을 알고 

내적인 기쁨을 동시에 맛보기도 하였다.


8 그러자 원수들은 사라졌다.

그것은 아마도  

예수님께서 다가오셔서 나를 위로해 주시고  나 역시 그분을 위로하면서 

- 감히 한 마디도 말은 할 수 없었지만 – 

내가 매우 기뻐하는 것을 원수들이 보았기 때문인지 모른다. 

우리의 침묵을 먼저 깨뜨리신 예수님께서는 내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9 "딸아, 네가 본대로 그들이 내게 한 모든 짓은, 

그럼에도 대부분의 인류가  끊임없이 내게 저지르는 모든 모욕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아무것도 아니고말고! 

눈이 멀어 분별이 없어진 인류는  세속적인 것의 소용돌이에  빨려들고 말아서 

단지 내게만 무자하고 잔인하게 구는 것이 아니라  자기들끼리도 서로 그렇게 한다. 

물질적인 부를 찾는 데만 급급하여  초자연적인 진리를 모조리 내던지고, 

이로 인하여  온갖 도덕적인 타락의 진창 속에 빠져들면서도 

그들 자신의 영원한 운명에 대해서는  숫제 관심조차 없는 것이다.


10 오 딸아, 덧없이 사라지는 인생을 살고 있는 그들의 세상에 

갈수록 더 퍼져가며 넘쳐흐르기까지 하는  이 흉측한 배은망덕수를 

누가 멈추게 할 수 있겠느냐? 

나로 하여금 피의 대가를 치르게 하는 그 수많은 사람들을, 

세속적인 것의 쓰레기 더미 속에 파묻혀 살고 있는 그들을  누가 불쌍히 여기겠느냐?


11 그러니 너는 나와 함께 기도하자. 

저 눈먼 사람들이 내 아버지께 저지르는 모욕들에 대한 보속으로  나와 함께 울면서 기도하자. 

그들은 세속적인 맛을 내는 갖가지 것을 찾는 데에 혈안이 되어, 

정신과 마음으로는  항상 나의 은총을 업신여기고, 

내가 그들의 유익을 위해서 준 모든 것을  마치 역겨운 오물이기나 한 듯이 

그 불결한 발로 밟아 뭉개고 있다.....


12 아, 적어도 너는 세속적인 맛을 내는 모든 것을 극복하고 솟아올라라. 

내게 속하지 않은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피하고 멸시하면서, 

하늘의 인(印)이 박힌 것들에만 더욱더 열중하여라.



13 그러므로, 이제부터 네 가족에게서 받는 모욕 때문에 괴로워하지는 말아라. 

그보다 훨씬 더 지독한 모욕을 받고 있는 나를 보지 않았느냐? 

오로지 나를 공경하는 것에만 마음을 쓰고, 나에 대한 끊임없는 모욕들을 보상하여라. 

그리으로 가고 있는 수많은 영혼들을 생각하여라. 

부디, 마음이 미어지는 고통 속에 있는 나를 홀로 버려두지 말아라.....!


14 게다가, 너에게 알려 주고 싶은 것이 있다. 

그것은  네가 지금 겪고 있는 고통은  장차 겪게 될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점이다. 

나는 네게서 내 생애의 모상을 원한다고 몇 번이나 말하지 않았더냐? 

그런데 너는 아직 나와 얼마나 다르냐! 

용기를 내어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말아라. 

그러면 네가 어느 정도 나의 도움이 될 테니 말이다."








15 예수님께서 이 말씀을 하신 후  의식을 회복하고 보니, 가족들이 나를 둘러싸고 있었다. 

내가 죽어가고 있다는 생각에 모두 슬퍼하며 울고 있었던 그들은 

즉시 의사들의 검진을 받게 하려고 나를 시내로 데려갔다. 

그런데, 

육체적인 병이 들었다고 생각하여 나로 하여금 진찰를 받지 않을 수 없게 한 가족을 보면서 

나는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을 느꼈고, 

그래서 눈물로 젖은 얼굴로 예수님께 푸념을 늘어놓았다


16 "오, 저의 좋으신 예수님, 

당신과 함께 고통을 받고 싶지만  아무도 모르게 받고 싶다고 

제가 얼마나 여러번 말씀드렸습니까? 

아무도 모르게 받는 것만이 제 소망인데, 어찌하여 당신께서는 그것마저 앗아가십니까? 

부디 말씀해 주십시오. 

이제 제가 어떻게 하면 제 가족을 안심시키겠습니까? 

오 인자하신 예수님, 당신만이 제가 해야 할 바를 가르쳐 주실 수 있습니다. 

가족이 저 때문에 이렇게 속을 끓이지 않도록 부디 저를 도와주십시오.


17 그들이 얼마나 슬퍼하는지 아시지 않습니까? 

그들이 하는 말과  앞으로 하고자 하는 바를  다 듣고 계시지 않습니까? 

각자가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으니, 

한 사람은 제게 이 치료를 받게 하기를 원하고  다른 이는 저 치료를 원하고.....

모두가 눈이 되어 언제나 저를 지켜보고 있어서  저는 도무지 혼자 있을 수 없고, 

이런 식으로는 제 영혼의 평화를 되찾을 수가 없습니다. 

이 모든 괴로움에 시달리는 저를 도와주십시오. 

이 사람들 때문에 제 목숨마저 희미하게 사라지는 것 같습니다!" 




어지신 예수님께서는 나의 이 말에 매우 다정한 음성으로 이렇게 대답해 주셨다.


18 "딸아, 이 일로 너무 슬퍼하지 말아라. 

죽은 사람처럼 잠자코 너 자신을 내 팔에 맡겨 보아라. 

옆 사람들이 너에 대해서 어떤 말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하는지를  네가 마음쓰며 보고 있는 한, 

내 마음대로 너에게 활동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너는 나를 신뢰하고자 하지 않느냐? 

내가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체험하지 않았느냐?


19 그런즉, 네게 일어나는 모든 일은

그것이 마귀들에 의한 것이건 다른 사람들에 의한 것이건, 

너의 더욱 큰 선익을 위하여  나의 안배에 따른 것임을 알아야 한다. 

그 모든 것이 네 영혼을 인도하여, 

내가 너를 택한 궁극적인 상태가 되도록 하는 것이니 말이다. 

그러므로 나는 네가 내 안에 안겨 눈감고 평온히 머무르며, 

네 주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지  바라보거나 탐색하지 말기 바란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공연히 시간만 허비하여, 

네가 부름받은 생활 신분 결코 도달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20 네 주변 사람들로 말하자면, 

너는 그들에 대해서 아무 생각도 말고 깊은 침묵으로 대하여라. 

무슨 일에서나 상냥하게 순종하여라. 

네가 이와 같이 행동하면, 

너의 생명과 생각과 심장 박동과 호흡과 애정이  끊임없는 보속 행위가 된다. 

이 모두를  사람들이 네게 끼치는 성가심과 아울러  봉헌하여라. 

하느님의 의노를 풀어드리기 위해서 말이다."





21 이 가르침을 주신 후 예수님은 모습을 감추셨다. 

그래서 나는 나 자신의 내면에 주의를 집중하였고, 

때때로 매우 고통스러운 상황으로 나를 몰아넣는 가족들 때문에  몹시 울기도 했지만, 

하느님의 뜻에 스스로를 맡기기 위하여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다하였다. 


의사의 진단에 따라 시키는 대로 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그에 의하면 나는 단지 신경성 질환을 앓고 있으므로 

처방해 준 약을 복용하면서  산책과 냉수욕을 하고, 계속 휴식을 취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의사는 또 가족 모두에게, 내가 의식이 없는 동안에는 

아주 조심해서  약간이라도 내 몸을 움직이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조언하였다. 

그렇게 하지 않고 몸의 자세를 바꾸려고 들다가는 

내게 휴식을 주는 대신  신경을 자극하게 되리라는 것이었다.


22 그리하여, 가족들은 암암리에  나와 냉전을 벌이게 되었다. 

한 사람은  내가 성당에 못 가도록 가로막았고, 

또 한 사람은  집에서마저 언제나 나와 함께 있으면서 내 자유를 앗아갔으며, 

의사의 처방대로 약을 먹고  다른 지시들도 꼭 따르도록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밤에도 줄곧 나를 지켜보는 사람이 있었다. 

이와 같이 하다보니, 그들은 내게 종종 일어나는 모든 일을 쉽사리 알아챌 수 있게 되었다. 


시간이 한참 흐른 후에, 

더 이상 참을 수 없게 된 나는 용기를 내어 주님께 다하소연하였다.


23 "오, 사랑하올 예수님, 제 가족들 등쌀에 너무 괴롭습니다! 

이 사람들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것마저 못하게 합니다. 

실제로 저는 아무것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주님의 성사들까지도! 

주님께 더 이상 갈 수가 없고, 

복된 성사 안의 당신을  찾아뵈올 수도 받아 모실 수도 없는 상황에 처하리라는 것을, 

누가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언제가 되어야 이런 생활이 끝나겠습니까? 

부디 저에게  새로운 도움과 힘을 주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저라는 인간은 망가질 것입니다!" 




그때 예수님께서 나타나셔서 곧바로 이렇게 말씀하셨다.


24 "얘야, 힘내어라. 내가 너의 전부인데, 무엇이 두려우냐? 

역시  의견이 분분한 각계각층의 사람들 때문에  고난을 받았다는 것을 기억하여라. 

그들은 내가 행한 지극히 거룩한 일들을 그릇된 일, 나쁜 일로 여기곤 하였다.

나를 마귀 들린 자라고 하는 이들도 있어서  다른 이들도 덩달아 의심하게 하는가 하면, 

그들 가운데 있는 나의 존재 자체를  못마땅해 하는 자들도 있었다.


25 지체 없이 나를 죽이기 위하여 음모를 꾸미는 자들도 있었으니, 

그것은  

악한 자들을 여지없이 나무라는 나의 존재를 참을 수 없어진 자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물론  선한 이들은 크나큰 위로를 받았지만 말이다. 

그런즉,  사람들에게서 받은 내 고통에 너도 참여하기 바란다. 

너는 나와 같은 사람이 되고 싶지 않느냐?"





26 그래서 나는 주님께 이렇게 말씀드렸다.


"주님께 대한 사랑으로 모든 것을 받아들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