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책 1권

{천상의 책_맡김 1권23장} 새롭고 무거운 십자가, 산 제물로서 사제들의 권한에 종속되다

은가루리나 2016. 2. 15. 01:32





사람들 가운데 이루어질 하느님 뜻의 나라


천상의 책


사람들로 하여금 질서와 그 본연의 위치와 창조된 목적에로 돌아오게 하시는 부르심



1-23  



새롭고 무거운 십자가,

산 제물로서 사제들의 권한에 종속되다




1 어느 날 아침, 다른 날들과 똑같이 영성체를 한 후에, 

주님께서 악인들의 모욕 때문에 겪으신 고난에 참여하면서 

당신과 함께 있어 달라고 초대하셨고, 

내가 그 날 중으로 완전히 혼수 상태에 빠지게 되리라는 것을 알게 해 주셨다. 

나는 마침 고해사제가 출타 중임을 알고 있었던 터라  주님께 즉시 말씀드렸다.


2. "좋으신 예수님, 

당신 고통을 나누어 주시고자 하시면  모쪼록 당신께서 친히 저를 회복시켜 주십시오. 

고해사제가 시골에 가 계시니, 가족이 그분을 모셔올 수 없을 것입니다."




3 주님께서는 매우 다정하게 말씀하셨다. 


"딸아, 너는 오로지 나에게만 신뢰를 두어야 한다. 

전적인 신뢰맡김 속에서 평온히 있어라. 

나에 대한 신뢰와 맡김은 영혼을 빛나게 하고  다른 모든 격정들을 바로잡아 준다. 

그러면 나는 내가 나누어 준 빛살에 이끌려 그 영혼을 차지하고, 

그에게 나 자신의을 부여한다. 

나 자신의 생명으로 살아가게 하려는 것이다."




4 나는 예수님의 이 말씀에 반대할 수 없었으므로 

그분의 거룩하신 뜻에 스스로를 맡기지 않으면 안되었다. 

그리고 이미 받아 모신 성체를 내 삶의 마지막 영성체로 봉헌하고, 

감실 안에 계신 예수님께 마지막 작별 인사를 드린 후에 성당에서 나왔다.


5 그렇게 자신을 주님께 맡겼건만, 

내게 일어날 일에 대해 생각하면 마음이 무거워지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날은 종일, 주님께 새로운 힘을 주시기를, 

즉 의식 불명이 될 경우 

혼자서 정신을 차릴 수 있는 새로운 힘을 주시기를  울며 기도하는 것 외에는 

다른 일을 할 수가 없었다.


6 과연 바로 그날 너무도 고통스러운 죽음의 상태에 들어갔는데, 

이는 새롭고 극도로 무거운 십자가여서, 

내가 판단하기에 

지금까지 짊어지게 했던 모든 십자가들 중에서 가장 괴롭고 무거운 것이었다.




7 그 임종 고통의 상태 속에 다시 들어가 있는 동안, 

나는 하느님의 뜻을 따르기 위하여 나 자신을 온전히 내맡긴 채 선종 준비를 하였다. 

그 사이 가족은 내가 예의 그 상태에서 심한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을 보고, 

나를 소생시켜 줄 어떤 다른 사제를 모셔오려고 애썼다.


8 그러나 거의 모두 이런 저런 이유로 집에 오기를 거절했으므로, 

나는 꼬박 열흘 동안 시체처럼 굳어버린 상태로 있었는데, 

럼에도 숨은 붙어 있었다.

마침내, 열 하루째 되는 날, 

유년 시절의 나에게 첫 영성체 비로 고해성사를 주었던 사제의 방문이 있었다. 

이 사제 역시 

내 고해사제가 얼마 전에 해 주었던 것과 같은 방식으로  나를 회복시켜 주었다.


의식이 돌아온 나는 다음의 두 가지 점을 깨달았다. 

첫째, 나의 의식을 회복시키는 것은 사제의 성덕에 의한 것이 아니라 

무엇보다도 하느님께서 당신 사제에게 주신 권한에 의한 것이라는 점이고, 

둘째, 내게 대한 하느님의 계획은 

나를 당신 사제들의 주관(主管) 하에 두려고 하신다는 점이었다.




10 이는 한편, 사제들이 나를 적대시하는 기나긴 싸움이 시작된 시점이었다. 

사실, 어떤 사제는 

이른바 나의 죽음 상태라는 것은 

내가 성녀라는 소리를 듣고 싶어서 꾸며낸 자작극에 불과한 것이라고 하였고, 

또 다른 사제는 

내가 다시는 그런 속임수를 쓰지 않도록 혼내 주어야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하였다. 

그런가 하면 나를 마귀 들린 자로 간주하는 사제도 있었다. 

이 밖에도 여러  다른 말들이 있었지만  언제나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이 상책이었다


11 단, 내가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랐던 것은, 

나의 그 죽음 상태가 너무 오래 지속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 

가족은 사제를 찾아 모셔오는 것을 의무로 여긴 한편, 

아무도 그 까닭을 모를 거절들을 받고 있어서 

사제를 찾아갈 수도  가지 않을 수도 없는 궁지에 몰려 있었던 것이다.


12 가족들 중 특히 내 가련한 어머니는 나 때문에 쓰라린 눈물을 얼마나 많이 쏟았는지! 

그러나 나로서는 침묵을 지키면서 

오로지 주님께 나의 고통을 증대시키는 모든 이들을 용서해 주시기를, 

그리고 나와 함께 고통받는 이들에게, 

특히 내 어머니에게 백 배로 갚아 주시기를 간청할 따름이었다.




13 그러므로, 의식을 회복하기 위해서 사제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내게 있어서 

그것이 얼마나 괴로운 상황이었겠는지 짐작할 수 있으리라. 

수도 없이 하느님께 울부짖으며 

당신 사제에게 의존해야 하는 이 고생스러운 상황에서 놓여나게 해 주시기를 

빌고 또 빌었던 것이다!


14 게다가, 

하느님께서 나로 하여금 당신의 가장 큰 고통들을 겪게 하시고자 

산 제물이 되는 상태를 받아들이기를 요구하셨을 때에, 

얼마나 여러 번 반항하기도 했는지! 

그런 순간에는 평소와는 달리 나 자신에게 해로울 정도로 반항하면서 

어지신 주님께 이렇게 말씀드렸던 것이다.


15 "주님, 

사제의 방문 없이도 주님께서 친히 저를 소생시켜 주시겠다고 약속해 주실 때면 

당신께서 부르시는 산 제물의 신분을 받아들이겠습니다. 

그렇게 해 주시지 않으면 그처럼 무거를 지고 싶지 않습니다."




16 이와 같이, 

나는 (주님의 요구를 받고서도) 사흘째 날이 되기까지 버틸 수 있는 한 버텼다. 

그러나, 하느님께서 어떤 것을 꼭 하고자 하신다면, 

대관절 누가 그분께 저항할 수 있겠는가? 

그 사흘에 걸쳐 나는 하느님께 저항하면서 

당신께서 약속을 지키시지 않으셨다고 곧잘 투정을 부리기도 하고, 

뜨겁고 쓰디쓴 눈물을 줄줄 흘리며 이런 표현도 마다하지 않았다.


17 "주님, 제게 하신 약속을 지키지 않으시니, 어찌된 일이십니까? 

처음에는 말씀하시기를, 

모든 일은 주님과 저만 알게 일어날 것이라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그런데, 주님 대신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저의 의식을 회복시키게 하심으로써 

제가 주님과 저 사이에 일어난 일을  그 사람에게 알리지 않을 수 없게 하십니다.


18 뿐만 아니라, 

주님께서 저를 혼자서는 되살아날 수 없는 상태에 두실 때에, 

저를 회복시켜 줄 수 있는 이들은 방문을 꺼립니다. 

사제들이 얼마나 야릇하고 부당한 이유로 거절하는지, 

전연 믿지 않는 그들로 말미암아 제 가족이 얼마나 수모를 당했는지, 

주님께서는 보시지 않으셨습니까?


19 그런 일이 없으면 주님도 저도 만족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주님께서 원하시는 만큼  자주 주님의 고통을 받아들이며 기뻐할 것이고, 

동시에 주님께서도 좋으실 대로 아무 때나 저를 회복시킬 수 있으시니 

한층 더 기쁘실 것입니다. 

이렇게 하더라도 주님께서 저를 못마땅하게 여기시지 않을 줄로 압니다. 

제가 주님의 뜻을 따르면 기뻐하실 터이니 말입니다."




20 러나 내가 무슨 말씀을 드리건 예수님은 잠자코 계셨다. 

내 생각에는  

올바르고 건전한 것이라고 여기고 말씀드린 것을 모두 허락해 주시려는 듯이 

귀담아 듣고 계신 것이었다. 

하지만 허락하시는 대신,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이었다.


21 "얘야, 두려워하지 말아라. 

나는 어둠도 주고 빛도 주는 하느님이 아니냐? 

지금은 어둠의 때지만  머지않아 빛의 때가 올 것이다.


22 더욱이, 

나는 항상  사제들에 의해서 내 일을 드러는 방식을 취한다는 것을  

네가 알기 바란다. 

사제들에게 

영혼을 속속들이 알고 판단할 능력과 

모든 것이 신적 계시의 기준에 부합한 것이라면 

확신을 가지고 정진하도록  영혼을 격려할 수 있는 능력을 주었고, 

반대로 

계시의 기준에 부합되지 않는다고 판단되는 것은 

무엇이든지 중지시키며 무시하게 할 수 있는 능력을 준 것이다."




23 말할 것도 없이, 

예수님의 이 말씀을 듣고 나는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으며, 

다시는 쓸데없는 투정을 부림 없이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그분의 분명한 뜻에 순종하였다. 

그러나, 순명의 이름으로 

지난 모든 일을 글로 표현할 것을 요구한 사제의 뜻을  따르지 않을 수 없어진 

지금에 와서는, 

내가 4년 남짓 참아 받아야 했던 

온갖 이상한 반대들을 언급하지 않은 채 지나쳐서는 안 될 것 같다.


24 그러니 이에 대해 서술하는 것은 그렇게 하라는 명을 받아서이지, 

결코 

그 기간 동안 내게 심히 힘든 시련을 치르게 한 사제들을 비방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 

하기야, 

돌덩어리처럼 마비되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그 고통스러운 죽음 상태로 

18일간이나 방치된 적이 있었고, 

그 길이가 18일보다는 짧은 경우들도 있었다고 말하는 것으로 족하리라.


25 숨은 붙어 있으나  죽은 것이나 다를 바 없는 상태였으니, 

옴짝달싹도 할 수 없을 뿐더러 

물 한 방울이나 신체적인 다른 무슨 요구도 채워 줄 수 없는 것이었다. 

요컨대, 나는 살아 있으면서도 죽은 상태로  사제들의 손에 넘어가 있었는데, 

사제들은 마음이 내키는 대로  또 일부러 나를 괴롭히려고 

죽음과 진배없는 그 상태에 머물러 있게 했던 것이다.


26 진정한 순교라고 말할 수 있는 그 4년 동안 내가 겪었던 일들에 대해서는 

오직 하느님께서만 아실 뿐이다. 

그리고, 나를 되살리고 싶은 마음이 생겨 찾아온 사제도, 

'인내하면서 하느님의 뜻을 따르시오.' 라고 따뜻하게 말해 주기는 커녕,

마치 못되게 굴며 순종하지 않는 자를 대하듯이, 

(따라서 무엇이나 제 뜻대로 함으로써 악의 길로 접어든 자를 대하듯이) 

비난과 꾸중을 퍼붓곤 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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