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가운데 이루어질 하느님 뜻의 나라
천상의 책
사람들로 하여금 질서와 그 본연의 위치와 창조된 목적에로 돌아오게 하시는 부르심
19-40
1926년 7월 23일
하느님 뜻 안에서 사는 이에게는 그 경계를 벗어나게 하는 길이 없다.
그도 예수님도 서로를 떠날 수 없다.
1 다정하신 예수님께서 오시기를 오래도록 기다리며 열망한 끝에
속으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 생명을 이루시는 분이 나를 내버려 홀로 있게 하신다면, 나는 어떻게 지낼까?
과연 살아갈 수 있을까? 내가 살아 있는 것은.....
하기야, 고통이 인간을 죽이지는 못한다는 것을 이제는 깨쳐야 하리라.
2 고통이 인간을 죽일 수 있다면,
예수님의 부재 고통을 그토록 자주 겪은 나는 그럴 때마다 번번이 죽었을 것이다.
그러니 고통은 기껏해야 인간에게 죽음을 느끼게 할 뿐 실제로 죽음을 줄 수는 없다.
압착기에 눌려 죄어지고 으깨지는 느낌이긴 해도 죽음은 아닌 것이다.
하느님의 지고하신 뜻만이 죽음에 대한 권능을 쥐고 있다.....'
3 내가 그렇게 마음속으로 중얼거리고 있었을 때
흠숭하올 예수님께서 나의 내면에서 걸음을 옮기셨다.
손에 작은 금 사슬을 들고 계신 모습으로 나타나셨는데,
그 사슬을 그분과 나 사이에 통과시켜 서로를 한데 묶으시며 즐거워하셨다.
그리고 아버지다우신 애정과 인자함이 넘치는 음성으로
"딸아, 어찌하여 내가 너를 떠날까 두려워하느냐?" 하고 입을 여셨다.
4 "잘 들어라. 나는 네 안에 있는 그 두려움을 그냥 보아줄 수가 없다.
너는 이 사실을 알아야 한다.
내가 너를 세워 둔 곳이, 네 존재 안팎에서 흐르는 내 뜻의 바다가,
네가 강압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원해서 거기에 너 자신을 맡겼기에
그 자체의 경계를 얼마나 넓혔는지,
나도 너도 그 영역을 벗어나게 하는 길을 찾아낼 수가 없다.
5 그러니 네가 나를 떠나고자 해도 나갈 길을 찾지 못할 것이다.
아무리 사방으로 돌아다녀도 언제나 내 뜻의 끝없는 경계 안에 있을 것이고,
내 뜻 안에서 행한 너의 행위들이 네가 나갈 길을 전부 막아 버렸으니
더욱더 그러할 것이다.
6 또 내가 너를 떠나고자 해도,
내 뜻의 경계 밖 어디에 내가 있을 수 있는지 알지 못하므로 그럴 수 없고,
나의 뜻은 어디든지 있으니, 내가 어디를 가든 너와 함께 있을 것이다.
7 비하건대 나는 큰 저택을 가진 어떤 사람과 같다.
그는 자기보다 신분이 낮은 어떤 사람을 사랑한다.
그러기에 서로 합의하여 그는 집에서 나가고 상대방은 집을 차지하기로 한다.
그런데 집이 아주 크기 때문에 아무리 돌아다녀도 그 집 안에서 움직이게 된다.
8 그가 보이지 않자 상대방은 (그가 집을 떠난 줄 알고) 슬퍼한다.
그러나 그것은 틀린 생각이다.
집이 그의 소유인데 어떻게 떠날 수 있겠느냐?
누구나 자기 자신의 소유를 떠나지는 않는다.
그러니 그는 곧 돌아오든지, 아니면 거기 자기 집 어딘가에 있을 것이다.
9 그러한즉, 내가 나의 뜻을 너의 집으로 준 이상
어떻게 너를 떠나며 내 뜻에서 떨어져 나갈 수 있겠느냐?
아무리 큰 능력이 있어도 이 점에서 나는 무능하다.
내 뜻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10 내가 네 눈에 보이지 않아도
기껏해야 내 뜻의 경계 안을 돌아다닐 뿐 너를 떠난 것이 아니다.
네가 우리의 이 경계 안을 돌아다니려고 들면, 그 즉시 나를 만나기도 할 것이다.
그러니 너는 두려워하는 대신 나를 기다려라.
네가 생각지도 않은 때에 너를 꼭 껴안고 있는 나를 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