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일
하느님 뜻의 나라의 천상 여왕
지상 생활 초기
간절히 기다려 온 빛과 은총의 날을 사람들의 마음속에 밝히는 찬란한 아침 서광
아기 여왕님께 바치는 기도
아기이신 천상 어머니, 제가 다시 요람 옆에 왔습니다.
제 작은 가슴은 당신의 아름다운 모습에 반했습니다.
이 비상한 아름다움에서 눈을 뗄 수가 없습니다.
눈매도 정말 아름다우십니다!
조그만 손으로 저를 부르는 시늉을 하시니,
사랑에 눌린 당신 가슴에 저를 꼭 껴안기 위함입니다.
작고도 거룩하신 어머니,
제 뜻을 태워 없애도록 당신 사랑의 불꽃을 주십시오.
이와 같이,
당신과 함께 하느님 뜻 안에 삶으로써 당신을 기쁘시게 하겠습니다.
천상 여왕님의 훈화
얘야, 이 엄마의 작은 가슴이 내 요람 옆에서 귀 기울이는 너를 보면서
얼마나 기뻐하고 있는지를 네가 알면 참 좋겠구나!
나는 정말 여왕이며 엄마임을 실감하고 있다.
네가 옆에 있으니 자녀를 낳지 못한 엄마가 아니고 백성이 없는 여왕도 아니지 않겠느냐?
게다가, 내 사랑하는 아기인 네가 나를 무척 사랑하고,
너에 대한 나의 임무 - 엄마이며 여왕인 나의 임무를 수행하기를 원하기도 하니 말이다.
그러므로 너는 이 엄마에게 기쁨을 가져온다.
무엇보다도 특히,
하느님 뜻의 나라에 사는 법을 배우려고 내 슬하에 와 있기 때문이다.
이 지극히 거룩한 나라에서 살기를 원하는 자녀를 가지는 것이야말로
이 엄마의 가장 큰 영광이요 영예이며 낙인 것이다.
사랑하는 아가야, 그러니 내 말에 주의를 기울여라.
나의 놀라운 탄생 이야기를 계속하겠다.
내 요람은 천사들로 둘러싸여 있었다.
천사들이 서로 경쟁이나 하는 듯이 그들의 여왕인 내게 자장가를 불러 주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내 창조주께서 내 안에 불어넣으신 이성과 지식을 가지고 태어났으므로,
나의 지성과 아기다운 재잘거림으로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하느님을 흠숭하는 첫 의무부터 이행하였다.
지존하신 그분들께 대한 사랑이 얼마나 뜨겁게 타오르는지,
힘이 빠지는 것을 느끼면서도 나는 마구 소리를 질렀다.
거룩하신 삼위의 팔 안에서 그분들의 포옹을 받으며 나의 포옹도 드리고 싶기 때문이었다.
그러자 천사들이 나를 날개에 태우고
- 왜냐하면 나의 원의가 바로 명령이었으니까-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사랑 깊은 팔 안으로 데려다 주었다.
오, 성삼위께서도 너무나 큰 사랑으로 나를 기다리고 계셨다!
나는 이 세상이라는 유배지에서 왔으니,
그분들과 나 사이에 일어난 그 짧은 기간 동안의 헤어짐으로 말미암아
새로운 사랑의 불길이 타올랐고,
이것이 그분들께서 내게 마련해 주신 선물이었다.
그래서 나는
하느님 정의의 채찍을 맞으며 귀양살이를 하고 있는 내 자녀들을 위해서
자비를 청할 수 있는 새로운 수단을 찾아내었고
내 온 존재를 사랑 안에 녹아들게 하면서 이렇게 말씀드린 것이다.
“흠숭하올 삼위일체 하느님, 저는 행복하고, 여왕다움을 느낍니다.
불행이니 종살이니 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제 안에서 다스리시는 당신의 뜻이 얼마나 큰 기쁨과 행복을 안겨 주시는지.
너무너무 작은 저로서는 그 모두를 다 싸안을 수도 없을 지경입니다.
하지만, 이토록 큰 행복 속에 있건만,
제 작은 마음에는 심한 비통도 있습니다.
이 마음으로 제 자녀들이 그들의 반항적인 뜻에 예속된 채
불행하게 살고 있는 것을 느끼는 것입니다.
자비를 베푸소서. 거룩하신 아버지, 자비를 베푸소서!
저의 행복이 완전한 행복이 되게 해 주소서.
그것은 제 어머니다운 가슴에
어느 어머니보다도 더 많이 품고 있는 이 불행한 자녀들을
행복하게 해 주시는 데에 있습니다.
그러니, 영원하신 ‘말씀’ 을 세상에 보내 주소서!
그러면 모든 것을 주시는 것이 됩니다!
그 은총을 내리시겠다고 제게 언명하지 않으시면,
저는 아버지의 무릎에서 내려가지 않겠습니다.
그것이 있어야 제 자녀들에게 구원의 기쁜 소식을 가져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내 기도에 감동하셔서
새로운 선물들을 쏟아 부어 주시면서 말씀하셨다.
“귀양살이하는 땅으로 돌아가서 끊임없이 기도하여라.
너의 모든 행동으로 우리 뜻의 나라를 확장하여라.
때가 되면 네 기도를 들어 주마.”
그러나 거룩하신 삼위께서는
언제 어디로 ‘말씀’ 을 보내실 지에 대해서는 내게 한마디도 하지 않으셨다.
그리하여 나는 하느님의 뜻을 이루려고 천상을 떠났다.
이것이 내게는 더없이 영웅적인 희생을 요하는 일이었지만,
기꺼이 그렇게 한 것이다.
오로지 하느님의 뜻만이 나를 온전히 지배하시게 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니, 애야. 들어 보아라.
이와 같이 나는 내 기쁨과 행복의 무한한 바다를 쓰디쓰게 만들 만큼
비싼 대가를 치르고 너의 영혼을 샀다!
너는 네 뜻을 따를 때마다 스스로 노예가 되어 불행을 느끼게 되고,
나는 네 어머니이기에 마음으로 내 아기의 불행을 느끼는 것이다.
오, 불행한 자녀들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인지!
내 뜻이 내 안에서 생명을 취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천국을 떠나 이리로 온 나를 보면서도,
네가 어떻게 하느님 뜻을 따르는 데에 전념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
얘야, 계속 내 말에 귀 기울여라.
모든 행동 속에서 너의 첫 의무는 네 창조주를 흠숭하고 알고 사랑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네가 천지 창조의 질서 안에 위치하게 되고, 너를 창조하신 분을 알아보게 된다.
모든 조물의 가장 거룩한 의무는 이것이니, 바로 그들 자신의 기원을 인정하는 것이다.
이제 너는 내가 천상으로 올라가고 이리로 내려오고 또 기도함으로써
아침 서광이 내 주위를 에워싸게 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 서광은 온 세상으로 퍼져가면서 동트는 새벽에 이어 내 모든 자녀들의 마음을 둘러쌌다.
하느님의 ‘말씀’이 이 세상에 오시기를 기다려 온 때가 차서,
맑게 갠 날이 열리게 하기 위함이었다.
영혼의 응답
갓 태어난 천상 아기이신 어머니,
이처럼 거룩한 가르침을 주시니 제 마음이 기뻐 어쩔 줄을 모릅니다.
저를 위해서 몸소 불행해지기를 택하실 정도이니,
저에 대한 사랑이 얼마나 큰지를 새삼 절감하게 됩니다.
오, 거룩하신 어머니, 저를 참으로 사랑하시는 어머니,
어머니의 넘쳐흐르는 능력과 사랑과 기쁨을 제 마음 속에 내려 주십시오.
그러면 그것으로 충만하여,
제 뜻은 제 안에서 살 자리를 찾지 못하고
하느님 뜻이 지배하시도록 자진해서 자리를 내놓을 것입니다.
작은 희생 : 오늘 나를 공경하려면
“영광송” 을 세 번 바치면서 네 창조주께 세 번 경배하여라.
내가 성삼위 창조주를 알현할 은총을 입은 모든 시간에 대해서
그분께 감사드리기 위함이다.
환 호 : 천상 어머니, 하느님 뜻의 거룩한 서광이 제 영혼을 비추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