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일
나자렛 집으로 돌아온 하느님 뜻의 나라의 천상 여왕
바야흐로 평화의 입맞춤을 나누려고 하는 하늘과 땅
하느님의 때가 가까워짐
여왕이신 어머니께 바치는 기도
지고하신 어머니, 어머니의 발걸음을 따라가려고 제가 돌아왔습니다.
어머니의 사랑이 저를 매어두고 있습니다.
마치 강력한 자석처럼 어머니의 훌륭한 가르침에 온 주의를 집중하게 합니다.
하지만 제게는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어머니의 아기로 저를 사랑하신다면,
어머니께서 살아오셨고 지금도 살고 계시는 하느님 뜻의 나라에 저를 넣어 주시고,
제가 나가고 싶어도 다시는 나가지 못하도록 문을 닫아걸어 주십시오.
그러면 어머니와 이 아이는 함께 살면서 함께 행복할 것입니다.
천상 여왕님의 훈화
지극히 사랑하는 아가야,
너를 하느님 뜻의 나라 안에 가두고 싶은 마음이 얼마나 간절한지를 네가 안다면!
내가 주고 있는 가르침은 그 하나하나가 너의 출입을 막기 위한 문이다.
또한 네 뜻을 가두는 성채이기도 하니,
그것은 네 뜻이 지고하신 하느님 뜻의 감미로운 지배를 받는 것이 무엇인지를 이해하고
좋아하도록 하려는 것이다.
그러므로 주의해서 내 말을 들어라.
이 가르침들은 너의 뜻을 끌어당겨 사로잡고
하느님의 뜻이 너를 지배하도록 하고자 이 엄마가 쏟는 정성이다.
사랑하는 아가야, 이제 들어 보아라.
나는 성전에 들어갔을 때와 같은 용기를 가지고,
오로지 하느님의 뜻을 이루기 위하여 성전을 떠났다.
나자렛으로 갔는데,
거룩하신 부모님은 이미 계시지 않았으니 성 요셉만이 내 유일한 동반자였다.
이 여행의 동반자로서 수많은 천사들의 무리가 내 곁에 있었지만,
나는 특히 성 요셉 안에
하느님께서 나의 수호자로 주신 착한 천사가 있는 것을 보았다.
모든 조물들이 허리 숙여 절하며 나를 공경하였고,
나는 그 각자에게 감사하면서 여왕으로서의 입맞춤과 인사말을 하였다.
이와 같이 우리는 나자렛에 온 것이다.
네가 알아야 할 것은, 성 요셉과 내가 침묵 중에 서로를 바라보았다는 사실이다.
하느님께 평생 동정의 서원으로 매여 있다는 것을 서로 알리고 싶으면서도
두 사람 다 가슴만 벅차 있었던 것이다.
마침내 침묵을 깬 우리는 그 사실을 분명히 표현하였다.
오, 서로 얼마나 큰 기쁨을 느꼈는지!
그래서 주님께 감사드리면서 평생 오누이처럼 함께 살기로 다짐한 것이다!
나는 정성을 다하여 그를 섬겼다.
게다가 서로에 대한 존경심이 있었으니,
우리 사이에는 평화의 서광이 감돌고 있었다.
오, 모든 이가 나라는 거울을 통하여 자기 자신을 보면서 나를 본받으면 좋으련마는!
나는 매우 단순하게 일상생활에 적응해 갔으며,
내 안에 소유하고 있었던 은총의 큰 바다들을 외부로는 전혀 드러내지 않았다.
얘야, 들어 보아라.
나자렛 집에서 생활하는 동안 나는 그 어느 때보다도 마음이 불타는 것을 느꼈고,
그래서 하느님의 ‘말씀’ 께서 세상에 내려오시기를 간구하였다.
내 안에 군림해 계신 하느님의 뜻은 나의 모든 행동에
다만 빛과 아름다움과 거룩함과 능력의 옷만을 입혀 주셨으므로,
나는 이 뜻이 언제나 떠오르는 빛의 나라를,
끊임없이 성장하는 아름다움과 거룩함과 능력의 나라를 내 안에 이루고 계심을 느꼈다.
따라서, 하느님의 뜻이 나를 지배하면서 내 안에 펼친 온갖 신적인 특질로 말미암아
나는 풍부한 열매를 맺을 수 있었으니,
내 안에 스며든 빛이 강렬해지고 있었고
내 인성 자체도 하느님 뜻의 태양을 입고 매우 아름다워졌기에
오직 천상적인 꽃만을 피울 따름이었다.
나는 하늘이 내려오고 내 인성의 땅이 올라가는 것을 느꼈다.
즉 하늘과 땅이 화해하고 평화와 사랑의 입맞춤을 나누고 있는 것이었다.
땅이 의로우신 분, 거룩하신 분을 키울 씨앗을 스스로 형성하였고,
그러자 하늘이 열리고 ‘말씀’ 께서 이 씨앗 안으로 내려오신 것이다.
나는 다만
천상 고향을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팔에 안겨있었고,
마음을 다하여 이렇게 말씀드리곤 하였다.
“거룩하신 아버지, 저는 이제 견딜 수가 없습니다!
온통 불덩어리가 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렇듯 불타면서
아버지를 손들게 할 수 있는 강한 힘이 제 안에 있음을 느낍니다.
제 사랑의 사슬로 아버지를 묶어 노여움을 푸시게 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아버지께서 더 이상 지체하시지 않게 하고 싶습니다.
아버지의 ‘말씀’ 을 제 사랑의 날개에 태워 하늘에서 땅으로 모셔가고 싶습니다.”
이와 같이, 아버지께서 들어 주시도록 간구하며 울부짖곤 했던 것이다.
나의 눈물과 기도에 항복한 하느님께서는 나를 안심시키며 말씀하셨다.
“딸아, 누가 너를 이길 수 있겠느냐?
그래 내가 졌다!
이제 하느님의 때가 되었으니,
너는 땅으로 내려가서 내 뜻의 능력으로 계속 행동하여라.
네 행동으로 모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터인즉,
하늘과 땅이 평화의 입맞춤을 나누게 될 것이다.”
그런데, 그 당시에는
아직 내가 영원하신 ‘말씀’ 의 어머니가 되리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터였다.
그러니, 사랑하는 아가야,
내 말을 잘 듣고 하느님 뜻 안에서 산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를 깨달아야 한다.
나는 하느님 뜻 안에 삶으로써 내 영혼 안에 하늘을, 하느님 나라를 이룩하였다.
만일 내가 이 나라를 내 안에 이룩하지 않았다면
‘말씀’ 께서 하늘에서 땅으로 내려오실 수가 없었을 것이다.
‘말씀’ 께서 내려오신 것은
하느님의 뜻이 내 안에 이룩하신 ‘말씀’ 의 나라로 오신 것이다.
‘말씀’이 내 안에서 그분의 하늘과 거룩한 기쁨을 만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느님 나라가 아닌 이상한 나라였다면 결코 내려오시지 않았을 것이다.
오, 아니고말고!
그분은 내 안에 우선 당신 나라를 이룩하기를 원하셨고,
그런 다음에 승리자로서 그 나라에 내려오신 것이다.
더욱이, 언제나 하느님 뜻 안에 삶으로써
나는 은총에 의하여 하느님의 본성을 지닌 거룩한 열매를 맺을 수 있었으니,
인간의 힘을 빌지 않고서도 씨앗을 형성하여
영원하신 ‘말씀’ 의 인성이 내게서 싹트게 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하느님의 뜻이 인간 안에 작용하신다면 무엇을 하실 수 없겠느냐?
무엇이든지 하실 수 있고,
상상할 수 없었던 모든 선을 가능하게 하실 수도 있다.
그러므로 네가 이 엄마를 본받고 기쁘고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면,
네 안의 모든 것이 하느님 뜻이 되도록 하는 일에 온 마음을 쏟아야 한다.
영혼의 응답
거룩하신 어머니, 어머니께서는 하고자만 하시면 모든 것을 하실 수 있습니다.
하느님으로 하여금
하늘에서 땅으로 내려오시게 할 정도로 그분을 이기실 힘이 있었으니,
제 뜻을 쳐 이겨 다시는 숨쉬는 일이 없게 하실 힘도 없지 않으십니다.
저는 어머니께 제 희망을 두고, 어머니께로부터 모든 것을 얻겠습니다.
작은 희생 : 오늘 나를 공경하려면 잠시라도 나자렛 집에 있는 나를 찾아오너라.
그리고 나를 기념하여 너의 모든 행동을 내게 다오.
내가 그것을 나의 행동들과 합쳐서 하느님 뜻으로 바꾸어 주겠다.
환 호 : 천상 여왕님, 하느님 뜻의 입맞춤을 제 영혼에 가져다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