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신부님 강론

11월 16일 신부님의 강론 (2011년) 신앙의해 연중 제32주일(2013, 11, 10)

은가루리나 2016. 11. 6. 01:04


제1독서 (마카베오기 하권 7,1.20-31)

 

이 일곱 형제의 어머니는 진짜 어머니 중의 어머니입니다.

좋은 어머니, 참 어머니입니다.

자기자식들의 영원한 미래를 책임져 주지 못하는 어머니가 가장 나쁜 부모입니다.

그런 부모 밑에 태어난 자식이 가장 불행한 인간입니다.

비록 이세상에서 내 아들이 고통스럽게 죽어간다 하더라도,

하느님을 위해서 목숨을 바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하는 대단한 엄마입니다.

일곱 형제들의 어머니는 하느님을 참주인으로 알아보고,

하느님만이 우리의 삶을 책임져 줄 절대자라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복음 (루카 19,11- 28)   (그렇다면 어찌하여 내 돈을 은행에 넣지 않았더냐?)

 

여기에 나오는 주인은 그런 분이 아닙니다.

셋째 종은 자기 마음대로  주인을 나쁘게 생각 했습니다.

빼앗아 가는 냉혹한 사람으로 바라 보았습니다.

어떤 일에 대해 자기가 생각하는 대로 되는 것입니다.

하느님을 전능하다고 믿으면 정말 그런 하느님으로 다가옵니다.

긴가 민가하면 하느님이 그렇게 다가갈 수 밖에 없습니다.

자기가 열어놓는 만큼 받을 수있는 것입니다.

그릇대로 받는 것인데,

그릇도 되어있지 않은데, 무엇을 받겟습니까?

제가 체험한 하느님을 100% 믿어 주시고, 스폰지처럼 흡수하여 받아들인 사람들은, 커다란 영적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부족한 제가 여러분에게 하느님을 나눠 드리고 싶어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저는 이 세상에 대한 욕심이 있을 수가 없습니다.

단지,욕심이라면, 한 영혼이라도 하느님께 모셔다 드리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욕심없는 사람의 기도를 들어 주십니다.  

그것에 따라 은총의 전달도가 달라집니다.

하느님께 의지하고 화살기도를 바치면,

나도 모르게 하느님의 뜻대로 살게 되고, 하느님이 내 안에 들어 오십니다.

세상의 모든 것들은, 결국은 다 없어질 것들입니다.

 

오늘의 본기도는 중요합니다.

 

주 하느님, 주님께 바라는 모든 이에게 힘을 주시니, 저희의 기도를 들으시고 자비를 베푸시어,

저희가 주님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을 깨닫고, 거룩한 은총의 힘으로 복음의 가르침을 실천하여,

진실한 행동으로 주님을 충실히 따르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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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앙의해, 연중 제32주일 > 2013, 11, 10

 

같은 일이 반복되면 사람은 그 일에 대한 느낌이 무디어진다.

 

오늘 아침 컴퓨터 앞에,

아니 거룩한 무형의 성전 앞에 앉아 있는데 또 지진이 찾아왔다.

동경에 가까운 이바라기 현에서 강도 5의 지진이.

 

일본에 와서 地震이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지신"이라고 발음하는 것에 묘한 느낌이 들었었다.

제 귀에는 地神, "땅의 神"이라는 뜻으로 들려왔던 것이다.

 

제가 일본에 온 이래 지난 1년 8개월 간 아주 여러 차례의 지진을 경험했다.

 

일본 대지진 이후에 각오하고 왔고 또 많이 무뎌졌다.

이제 지진이 오면 "아니, 이것밖에 더 안 흔들려?"가 되었다.

일본 사람들은 아예 그러려니~ 하고 산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사람이 사는 것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매일 반복되는 하루, 하루하루가 매일 찾아오기에

"산다는 것", 삶 자체에 많이 무뎌져 있다.

 

산다는 것에 무뎌져 있으니, 자연히 "죽음"에 대해서도 무뎌지는 것이 아닌가?

또 "부활에 대한 희망"에도, "하느님 나라에 대한 열망"에도 자연히

무뎌진 삶을, 아니 신앙생활을 해 나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부활에 대한, 하느님 나라에 대한 강한 열망을 지니고 사는

신앙인의 모습은 과연 어떠한 모습일까?

 

바로 조금 전에 들었던 제1독서 마카베오 하권에 나오는

어떤 일곱 형제들의 모습이 그 모범이다.

 

그 형제들이 부활에 대한 강한 희망, 열망이 없었다면

과연 하느님의 법을 위하여 자신의 귀한 목숨까지 바칠 수 있었겠나?

 

더나아가 일곱 아들들의 어머니는

한시적인 이 세상의 삶보다 영원히 무궁한 삶,

그것도 자신의 주인이신 하느님과 함께 사는 가장 복된 삶에 대한

강한 열망이 있었기에 일곱 형제가 차례로 죽어갔고 또 참혹히 죽어가는

일곱 아들들을 곁에서 지켜보며 격려할 수 있었던 것이다.

 

용감한 아들들의 그 어미, 그 어미의 그 아들들이었다.

 

오늘 제1독서는 넷째 아들의 죽음까지만 언급되었지만,

그 뒤에 이어지는 용감한 어미의 말을 들려드리지 않을 수 없다.

 

"너희가 어떻게 내 배 속에 생기게 되었는지 나는 모른다.

 너희에게 목숨과 생명을 준 것은 내가 아니며, 너희 몸의 각 부분을

 제자리에 붙여 준 것도 내가 아니다. 그러므로 사람이 생겨날 때

그를 빚어 내시고 만물이 생겨날 때 그것을 내신 온 세상의 창조주께서,

자비로이 너희에게 목숨과 생명을 다시 주실 것이다.

너희가 지금 그분의 법을 위하여 너희 자신을 하찮게 여겼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여러분의 주인이 하느님 맞습니꺄?

여러분의 자녀가 여러분의 것입니꺄?

여러분은 부활과 하느님 나라를 밎습니꺄?

 

여러분은 자신의 뜻을 버리고

하느님께 모든 것을 내맡겼던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의 후손이 맞습니꺄?

 

하느님의 뜻에 순명하여 하느님께 자신의 모든 삶을 내맡겼던

마리아가 여러분의 거룩한 어머니 맞습니꺄?

 

성부의 뜻에 따라 자신의 생명을 십자가에 내걸은

하느님의 아들 예수그리스도를 믿는 신앙인 맞습니꺄?

 

맞는다면, 그분들처럼 자신의 뜻을 하느님께 맡기고

하느님 뜻대로 살아가야 합니다.

 

그렇게 사는 사람들이 바로 부활과 하느님 나라를 믿는 사람들이며,

그것들에 대한 강한 열망을 지닌 사람은 죽어서가 아니라,

이 세상에서부터 하느님 나라를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이 하신 말씀대로,

"부활에 동참하여 하느님의 자녀"가 될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