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책 2권

{천상의 책 2권78장} 유혹을 받는 동안의 인내와 수치감을 하느님께 바치는 것이야말로 주님께 양질의 빵을 드리는 것이다

은가루리나 2016. 11. 28. 17:27





사람들 가운데 이루어질 하느님 뜻의 나라


천상의 책


사람들로 하여금 질서와 그 본연의 위치와 창조된 목적에로 돌아오게 하시는 부르심




2-78



1899년 9월 30일



괴로운 유혹 속에서 인내하는 것은 영양이 풍부한 음식과 같다.

 



1 아침 일찍이 한 시간 이상이나 지옥에서 보냈기에, 

서둘러 아기 예수님 상(像)을 보려고 했다. 

그런데 번갯불이 번쩍 하는 듯한 순간, 한 생각이 뇌리를 스치는가 싶더니  

아기를 향해 이렇게 지껄이는 것이었다. 

"정말 밉상이네!"


2 나는 이에 대해서 마음쓰거나 불안해하지 않음으로써  

악마와의 싸움을 피하려고 애썼다. 

그렇지만, 이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악마적인 번쩍임이  내 마음속을 파고들었으니, 

이 보잘것없는 마음이  예수님을 미워하는 것 같았다. 

그렇다. 

나는 지옥에서 저주받은 자들과 함께 있는 것 같았고, 

사랑이 미움으로 바뀐 것 같았다.


3. - 오 하느님, 당신을 사랑할 수 없어지다니  얼마나 큰 고통입니까!


4. 그래서 이렇게 중얼거렸다. 

"주님, 과연 저는 당신을 사랑하기에 합당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신을 사랑하고자 하면서도  그렇게 할 수 없는 이 고통만은  받아 주십시."



5 그렇게 한 시간도 더 되게 지옥에 있다가  밖으로 나온 것 같았다. 

하느님께 감사! 

하지만, 사랑과 증오 사이에 벌어진 싸움으로 말미암아 

내 마음이  얼마나 큰 고통을 겪으며 약화되었는지 모른다! 

힘이 다빠진 채  문득 평소의 상태로 돌아왔지만 

더 이상 목숨이 붙어 있지 않은 것 같았으니, 

그것이 그토록 무겁게 나를 짓눌던 것이다!


6 내 마음과 모든 내적 기능들이  여느 때 같으면 말할 수 없이 조바심치며 

그들의 가장 크고 유일한 선이신 분을  원하며 찾았을 터이고, 

그분을 찾아내어 더할 수 없이 행복해 하면서  그분의 현존을 누릴 때라야 

그 찾는 동작을 멈추었을 터이지만,

이번에는  도시 그렇게 움직일 엄두도 못 내고 있는 것이었다. 


그토록 짓눌려 어리둥절해진 채  그들 자체의 허무에 잠겨 있었기 때문에  

그 존재마저 느껴지지 않을 지경이었다. 

맙소사! 나의 하찮은 마음이 얼마나 잔혹한 타격을 겪어야 했는지!



7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인자하신 예수님께서 오셨다. 

그 위로의 눈길을 받은 나는  지옥에 있었던 사실을 단박 잊어버렸으니, 

그분께 용서를 청하지도 않았다.


낮추어질대로 낮추어진 나의 내적 기능들은  사실 몹시 지쳐 있었기 때문에 

그분 안에서 쉬고 있는 것 같았다. 

일체가 적막에 싸여 있었고, 

그분과 나는  애정 어린 시선으로 서로를 바라보며 

서로의 가슴에 사랑의 상처를 낼 따름이었다.



8 그렇게 한동안 깊은 침묵 속에 잠겨 있은 후에 예수님께서 내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딸아, 배가 고프니 먹을 것을 좀 다오."


"저는 드릴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하고  나는 말씀드렸다.


9 그런데 그 순간 빵 한 조각이 보이기에  그분께 드렸다. 

그분께서는 기뻐하시며  그것을 잡수시는 것 같았다.



10 그때 나는 마음속으로, 

"예수님께서 아무 말씀도 안 하신 지 한참 되었구나." 하고 생각하였다. 

그런 내 생각에 대해서  예수님은 이렇게 대답해 주셨다.


11 "때때로 신랑은 

가장 깊은 비밀을 신부에게 털어놓으면서 그녀와 이야기하는 것을 즐긴다. 

또 다른 때에는 

서로의 아름다움을 바라보면서  함께 쉬는 것을 더 좋아하기도 한다. 

이야기는 휴식을 방해할 뿐더러,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또 처리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하므로 

오직 서로의 아름다움을 바라보고만 있을 수 없게 하는 것이다.


12 그러나 서로의 아름다움을 바라보며  함께 쉬는 것은 유익한 일이다. 

쉬면서  상대의 아름다움 안에서 더 많은 것을 섭취한 결과 

서로를 더 많이 사랑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들은 밖에 나가서 더욱 큰 힘으로 일을 대하고 

관심거리들을 처리하며  보살피게 된다. 

이것이  내가 너와 더불어 하고 있는 일이다. 

그러니 너는 기쁘지 않느냐?"


13 그때에야 비로  좀 전에 지옥에서 보낸 시간이 내 머리에 떠올랐다. 

그래서 즉시 그분께 

"주님, 제가 당신을 정말 모욕했으니  용서해 주십시오." 하고 말씀드렸다.


14 그러자 그분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걱정하거나 괴로워하지 말아라. 

나는 영혼을 더욱 신속히 하늘로 인도하려고 

지옥의 깊이에까지 끌어내리기도 하는 존재이다."



15 그분께서는 그리하여 

내가 그 피 흐르는 싸움의 시간을 견딘 인내가  바로이었다는 것을 

알아듣게 해 주셨다. 

그러므로 유혹을 받는 동안의 인내와 수치감을 하느님께 바치는 것이야말로 

우리 주님께 양질의 빵을 드리는 것이니, 

그분께서 그것을 크게 기뻐하시며 받아들이시는 것이다.





2권78장 나는영혼을신속히인도하려고지옥의깊이까지끌어내리기도한다.m4a.av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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