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강론

무위 신부님 2011년 대림 제4주일 강론 "자기 주도적인 삶"에서 "하느님 주도적인 삶"으로

은가루리나 2016. 12. 18. 11:09


<"자기 주도적인 삶"에서 "하느님 주도적인 삶"으로>  (2011.12.17)



드디어 대림 촛불 네개가 다 타올랐다.

이 네개의 촛불로 일주일을 불 밝히면 곧 주님의 성탄이다.


이번 주님의 성탄 대축일은 올 2011년의 마지막 주일이며

그날은 교구장님의 성탄 메시지가 낭독되기에 

저는 오늘 이 강론으로 올 한 해 동안의 저의 모든 강론을 마무리 하겠다.



저는 지금도 꿈을 꾸는 듯한 느낌 속에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지금 이 문정동 본당에서의 생활도 10개월이 훌쩍 흘렀건만

아직도 꿈 속에서 꿈을 꾸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꿈만 같던 지리산의 생활에서 

전혀 생각지도 못 한 본당 생활을 하게 되었고

이곳 본당에서의 생활도 

과거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과거엔 철저한 계획과 수많은 생각에 의해 이루어지는 사목 스타일이었다면

지금은 

주어지는 어떤 느낌과 생겨나는 일에 따르는 사목 스타일이라 할 수 있다.


아마, 성공을 이루는 사람의 7가지 습관의 저자인 스티븐 코비 박사가

이러한 저의 사목 스타일을 알게 되면 이 본당 곧 망하게 될 거라고 말할 것이다.


8년 전에 저는 "스티븐 코비 박사의 7 habit" 교육을 꼬박 2박3일 받은 적이 있다.

강의를 들으면서 "그래 그래 정말 맞아!" 하면서 얼마나 열심히 받아 적었었던가?

또한 플랭클린의 그 두꺼운 계획서인 플래너도 몇 년치씩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 저에게는 

모든 면에서 "자기 주도적"이어야 하며 

"철저히 계획된 생활"이 습관화 되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그런 이야기는

아주 먼 옛날의 흘러간 이야기가 되어 버렸다.


오히려 저는 

이 세상에서만이 아니라 저 세상에서까지도 성공하려면

반드시 "자기 주도적인 삶" 에서 "하느님 주도적인 삶"으로 바뀌어야 하며,

우둔한 내 머리로 계획을 세우지 말고 

오히려 하느님께 전적으로 의탁함으로

"하느님이 나에게 계획을 세워주시게끔 하는 삶"을 살라고 

외치고 있는 것이다.




지금 저는 하느님이 당신의 계획을 저에게 직접 세워주시고

저에게 세워주신 계획을 저를 통하여 당신이 직접 이루어나가고 계심을

지나가는 저의 삶과 생겨나는 모든 일을 통하여 너무나도 쉽게 알아볼 수 있다.


그분이 너무나도 부족한 저를 통하여 이루시는 일의 모습은 정말로 놀라워

그저 꿈만 같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저는 지금 꿈을 꾸고 있는 중이며 그 꿈에서 깨어나기가 싫은 것이다.

"꿈은 반드시 이루어지는 것"이며 

제가 꾸고 있는 꿈이 다름 아닌 바로 "거룩한 내맡김의 삶" 인 것이다.


거룩한 내맡김의 삶은 

전능하신 하느님을 내 품에 품을 수 있는 정말로 위대하고 행복한 꿈이며 

그 꿈은 "저 세상"이 아니라 

우리의 발이 붙어 있는 바로 "이 세상"에서부터 반드시 이루어지는 

"현실적인 꿈"인 것이다.


꿈이 현실이요, 현실이 꿈처럼 느껴지는 삶이 

"거룩한 내맡김의 삶"인 것이다.

이미 이천 년 전에 그러한 꿈이 현실로 이루어질 수 있음을 

우리에게 확실히 보여주신 한 여인이 

오늘 가브리엘 천사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Fiat mihi secundum verbum tuum." (Lk 1,38)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루카 1,38)


그 여인은 누가 말씀하신 대로 이루어지기를 바라셨는가?

하느님이 천사를 통하여 말씀하신 그대로 이루어지기를 바라셨다.

그 여인은 자신의 뜻보다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바라셨던 것이다.

하느님의 뜻이 그러하시다면 하느님의 뜻대로 따르겠다는 말이다.

즉, 자신의 모든 것을 하느님께 내맡기겠다는 말이다.



태초 이래 

"말씀하신 그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라는 이 말보다 

더 거룩한 말은 이 세상에 더 없을 것이다.


그 말을 통해서 거룩하신 하느님의 아드님이 이 세상에 오셨기 때문이다.

그 말을 통하여 이 세상에 오신 분이 하셨던 가장 중요한 일이 있다.


그분이 하셨던 가장 중요한 일이 무엇이었는가???

그것은 "그분이 아무것도 하지 않으셨다"는 것이다.


"는 아무것도 스스로 할 수 없다.

 내가 내 뜻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분의 뜻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요한 5,30)


"나는 내 뜻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분의 뜻을 실천하려고

 하늘에서 내려왔기 때문이다." (요한 6,38)  



그분이 이 세상에 오신 것은,

"아버지의 뜻이 아니면 당신은 아무것도 하지 않으신다"는 것을

하느님을 믿는 사람들에게 가르쳐 주시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실제로 세상에 사시는 동안 당신 스스로 하신 것이 아무것도 없으셨다.

그분은 십자가에서 죽으시기까지 오직 성부의 뜻대로만 하셨던 것이다.


그분은 숨을 거두시면서

"다 이루어졌다.(요한 19,30)",

"아버지, 제 영을 아버지 손에 맡깁니다.(루카 23,46)" 라고 말씀하셨다.


무엇이 다 이루어졌다는 말씀이겠는가?

당신을 통한 "하느님의 뜻이 다 이루어졌다"는 말씀이며 

당신이 이 세상에 파견된 목적을 다 이루셨기에 

당신의 모든 삶을 

거룩하신 아버지 하느님께 다시 내맡겨 드리겠다는 말씀이다.



예수님이 하느님의 아들이심을 믿고 따르는 모든 사람들은

예수님이 보여주신 본보기대로 

자기 스스로 아무것도 해서는 아니된다.

예수님이 하신 그대로 오직 하느님이 원하시는 것을 해야 한다.

하느님의 뜻대로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왜? 하느님이 우리의 "주인"이시기 때문이다.

하느님을 자신의 주인으로 인정하는 사람만이 하느님을 "주님"이라고 부를 수 있고, 

하느님을 주님이라고 부르는 사람은 반드시 "하느님의 뜻대로" 살아야 한다.


하느님의 뜻대로 사는 가장 탁월한 방법이 

하느님께 자신의 모든 것을 내맡겨 드리는 삶이며 

하느님께 자신의 모든 것을 내맡기는 삶을 살기 위한  가장 쉬운 방법이 

하느님에 대한 사랑의 노래인 "내맡김의 화살기도 성가"이다.




이것이 지난 10개월 동안의 저의 강론의 마무리이며,

거룩한 내맡김의 영성을 그동안 충분히 전해 드렸으니 

이제 성탄 이후에는

미사 중의 내맡김의 화살기도 성가나 

본당 홈페이지의 내맡김의 성가와 

거룩한 내맡김의 영성에 관한 글과 

본당 주보에 실어오던 내맡김의 영성에 관한 글이 종료될 것이다.


지난 10개월 동안 거룩한 내맡김의 영성을 잘 따라주신 여러분들께

마음을 모아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하느님의 축복을 빌어드리겠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