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난의시간들 소개의 말

「수난의 시간들」소개의 말 ③ (33-45) 성 안니발레가 제3판과 4판에 붙인 머리말 ⑵

은가루리나 2017. 1. 20. 23:27


성 안니발레가 제3판과 4판에 붙인 머리말 ⑵



34 하느님의 섭리는 

모든 시대에 몇몇 영혼들을 불러일으키시어 그분을 알고 사랑하며 

다른 사람들에게도 알리고 사랑하게 하시거니와,

이제 거룩하신 구세주의 고난에 자기 자신을 봉헌한 한 영혼을 불러일으키셨으니,

이 영혼이 받은 특별한 영감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을 묵상하는 새롭고 매우 유익한 방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35 이 방식은 우리로 하여금 

성목요일 오후 다섯 시부터 성금요일 오후 다섯 시까지 24시간을 

한 시간씩 차례로 기억하게 하므로,

예수님께서 이 24시간 동안 잇달아 겪으신 것을 시간마다 묵상하도록 도와줍니다.


36 제가 이 방식에 '새롭고' 라는 수식어를 붙인 것은,

예수님의 수난을 24시간으로 한정한 점 때문이 아니라,

그 독특한 형식과 감정과 목적이 

우리에게 전적으로 새로운 접근법을 열어 주기 때문입니다.

37 이 '새로운' 방식은 

전체적이고 완전한 '십자가의 길' (Via Crucis)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주님께서 빌라도의 법정에서 사형 선고를 받으신 순간부터 

그분을 따라가기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 전승이 일반적으로 밝히는 바와 같이) 

그분의 고통스러운 수난이 실제로 시작되는 시점,

즉,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그분의 지극히 거룩하신 어머니와 작별하시는 순간부터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이 시점이 '최후 만찬', '겟세마니', 잡히심과 결국 죽음에 이르는 

그분의 수난 여정의 시작을 명시하는 것입니다. 



38 이 영혼이 저술하여 저에게 맡긴 이『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수난의 시간들』의 

첫째가는 새로운 점은 수난의 각 시간에 대한 생생한 묘사입니다.

39 시간마다 그 특유의 묵상과 기도와 보속을 풍성히 담고 있는데,

이는 이전의 저자들이 사용한 문제와 사뭇 다른 점입니다.

그들은 찗은 문장으로,

이를테면,

"오전 여섯 시에서 일곱 시 사이에 예수님께서 빌라도에게 심문을 받으시다.", 

또는 "오전 일곱 시에서 여덟 시 사이에 예수님께서 헤로데 앞에 서시다." 

하는 식으로 표현했으니 말입니다.


40 둘째가는 새로운 점은,

주님께 열중한 이 고독한 영혼은 

'애정'과 '보속'에 본질적인 특성을 끌어넣는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표현된 감정의 강도가 하느님과의 절친한 관계를 상기시키는 것을 보면,

이 저술의 영감이 

인간적인 것이라기보다 신적인 것에 기원을 두고 있는 듯합니다.

41 이 거룩한 묵상들 속에서는 모든 것이 새롭게 보입니다.

묵상 주제들은 교회 안의 다른 저자들과 같은 신비들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그럼에도 확실히 

신적 영감이 - 그 다양한 은총(multiformis gratia Del)의 능력을 통해 

새로운 여러 가지 통찰을 쏟아내면서 -

이 고독한 영혼의 작품 안에 더욱 특별한 모양으로 나타나 있는 것입니다.


42 여기에서 언급해 둘 것은,

이 경건한 저자는 학식을 갖춘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가까스로 글을 읽고 쓸 수 있는 수준의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흠숭하올 우리 구세주께서 받으신 고난과 학대와 모욕과 고문을 

아주 생생한 필치로 묘사하고 있어서 

그 말이 독자들의 마음과 정신을 꿰뚫으며 깊은 감동을 자아내어 

그들을 사랑에로, 사랑이신 분께로 끌어당기는 것입니다.


43 사랑, 그렇습니다.

더없이 부드럽게 표현된 거룩한 사랑이야말로 - 우리는 이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이 『수난의 시간들』의 주된 특성입니다.

즉, 

인간에 대한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이 숨은 영혼의 사랑입니다.

44 (예수님과의) 사랑에 빠진 그녀의 영혼이 

사랑하올 그분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사무치도록 애틋한 어조로 표현합니다.

연민과 위무(慰撫)와 포옹과 입맞춤으로 고난 받으시는 예수님을 동반하고,

더군다나 자기 자신을 (예수님을) 대신한 흠 없는 산 제물로 끊임없이 바칩니다.

45 할 수 있는 한 경건하게, 비탄에 잠기신 그 사랑하올 분을 대신하면서

그분의 고통을 떠안는 것입니다.

마치 지고한 선이신 그분께 

때로는 그 잔혹한 고통을 면해 드리려는 듯이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