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책 14권

14-58

은가루리나 2017. 2. 10. 02:07



{14-58 2 "딸아, 첫사람의 창조로 인류 창조를 시작한 나는

그의 몸을 빚은 뒤 내 전능한 숨으로 그 안에 영혼을 불어 넣었다.

그리고 또 한 번의 숨으로 사람의 깊숙한 곳에 나 자신을 불어넣었다.

말하자면 사람을 떠받쳐 주며 다스리고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함이었다.


3 그러므로 그 첫 사람이 내 나라가 되었다

이 사람 안에 내가 군림하여 내 영토를 확장할 작정이었으니.

거의 끝없이 이어질 다른 많은 이들의 세대를 그 안에서 보면서 

내 기쁨은 절정에 다다랐다.

세상에 태어날 사람들의 수만큼 많은 나라들을 그들이 내게 줄 것이고, 

이 나라들 안에서 내가 왕이 되어 다스리며 

내 거룩한 영토를 확장할 것이기 때문이었다.


4 그리고 이 다른 나라들의 모든 선은 

첫 나라의 영광과 영예로 인해 넘쳐흐를 것이었고,

따라서 첫 나라는 마치 창조 사업의 서막(序幕)처럼 

다른 나라들의 우두머리가 될 것이다.


5 하지만 사람이 내 뜻을 떠나 버리고 나자 

나의 나라도 그의 나라도 끝나고 말았다.

뿐만 아니라 

사람은 나를 짓밟고 내 자리에 자기 자신을 대치하여 다스리게 함으로써

자신을 우상으로 세우고 악덕과 비참과 재앙의 나라를 세우기도 하였다

그러니 내 기쁨은 태어나자 이내 죽었고 비통으로 바뀌고 말았다.

보아라, 모든 악이 사람이 나의 뜻을 떠난 데서 생겨나고 있었다.




6 그러나 우리의 사랑은 멈추지 않았다.

홀로 고립된 하느님이 되는 것은 내가 원하는 바가 결코 아니었다.

그러므로 나는 첫사람과 똑같은 인성을 취하려고 하늘에서 내려왔다.


7 모든 피조물을 내 인성 안에 품고,

이 인성의 인간적인 뜻을 하느님의 뜻에 묶어 결합시켰으니,

그것은 모든 피조물과 그들의 모든 행위를 

하느님의 뜻 안에 싸안고 있는 이 인간적인 뜻이 

하느님의 뜻을 내 승리의 옥좌에 가져오게 하려는 것이었다.

내 인성이 인간의 모든 행위를 하느님 뜻의 행위로 바꾼 

그 승리의 옥좌 말이다.


8 이리하여 인간의 뜻은 하느님의 뜻을 소유하고 

하느님의 뜻은 인간의 뜻을 소유할 것이며,

서로가 서로의 주인이 될 것이었다.

한 존재가 다른 존재와 하나가 될 경우, 

한 쪽이 주인이면 다른 똑도 당연히 주인이 되기 때문이다. 


9 내가 사람에게 하나의 열매만은 따 먹지 말라고 금한 것은 

단 한 가지 이유 때문이었다.

사람의 뜻이 내 뜻 안에서 하나의 희생 행위를 하기를 바랐던 것이다.

이 희생을 통하여 사람이 자기의 뜻을 내 뜻 안에 묶음으로써 

내 뜻을 소유하고 나도 그의 뜻을 소유하여, 

둘이 같은 능력과 지혜와 자애로 다스리게 하기 위해서였다.


10 나는 사람이 그 무엇에 있어서도 나와 다르지 않기를 바랐다.

사람은 내게서 태어난 아들이었기 때문이다.

어떤 아버지가 

자기 아들이 자기만큼 부유하고 행복해지는 것을 좋아하지 않겠느냐?

하물며 천상 아버지인 나야 

이 내 아들이 나처럼 부유하고 행복해지며 다스리는 데에 필요한 것이라면 

무엇이나 다 주지 않겠느냐? 


11 그러므로 사람이 내 뜻에서 자신의 뜻을 잘라내었을 때 

내 사랑은 잠자코 있지 않았다.

오히려 그 불꽃을 더 높이 솟구치게 하였다.

어떤 대가를 치르든지 또 하나의 나를 낳고자 인성을 취했고, 

내 인성이 모든 것 속에서 내 뜻에 자신을 희생하며 내 뜻을 소유함으로써 

인간 창조의 목적이 이 인성 안에 이루어지게 하려고 했던 것이다.



12. 사실, 더없이 큰 계획일수록 오직 한 사람과 더불어 수행하는 것이 

나의 통상적인 방법이다.  

다른 이들에게 널리 퍼뜨리는 것은 그다음의 일이다.

오직 한사람이 나의 모든 계획을 쑥밭으로 만들지 않았느냐? 


13 그러니 오직 내 인성만이 저 타락을 내게 보상할 수 있었다.

내 뜻의 능력이 모든 피조물을 내 인성 안에 품고, 

첫 사람이 그토록 가차 없이 거부한 사랑과 입맞춤과 어루만짐을 

내게 돌려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내 사랑이 비통과 탄식의 옷을 벗고 기쁨의 새 옷으로 갈아입고, 

승리를 노래하며 더할 수 없이 넘치는 사랑의 광희로 

자신을 내어 주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14 이와 같이 내가 어떤 일을 한 사람와 더불어 하려고 할 때면, 

다른 사람들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오직 그 사람과만 얼굴을 맞대고 시작한다.

그 뒤에 하늘과 땅을 채울 정도로  널리 확대하는 것이다.




15 그런데, 딸아, 내 사랑은 또다시 창조하기를 원한다.

사랑이 극도에 이르러 잠시 숨을 멈추면서 새로운 것을 낳으려고 하는 것이다.


16 이 사랑이 내 인성 안에 모든 피조물을 품어 안고 활동했기에 

내 인성이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모든 것을 드렸던 것과 같이,

또 모든 피조물의 선익을 위하여 모든 것을 내려오게 했던 것과 같이,

이제 나는 너의 뜻을 나의 뜻과 하나로 묶고 

네 안에 모든 피조물울 넣고자 한다.


17 그리고 너로 하여금 내 뜻을 소유하게 함으로써 

내 행위와 사랑과 고통이 네 안에서 거듭되고 있음을 느끼려고 한다.

땅에도 나의 반사경과 같은 사람이 있기를 바라는 것이니,

거울을 통해 보듯이,

내가 하늘에서 창조했으며 내 인성 안에 모두 품고 있었던 만물을 

네 안에서 보려는 것이다.


18 내가 이 거울에 나 자신을 반사하면서 네 안에 있는 만물을 보게 되리니,

우리는 끊임없는 상호 반사작용 안에 있게  될것이다.

나는 만물이 네 안에, 너는 만물이 내 안에 반사되게 할 것이고,

나는 하늘에서 너는 땅에서 그렇게 할 것이다.


19 내가 한 피조물 안에서 내 인성의 모습뿐만 아니라 

내 거룩한 뜻이 내 인성 안에서 행한 모든 것도 보게 될 때.

그때에는 내 사랑도 기쁨에 잠길 것이다.

그러니 너는 주의를 기울이며 내 뜻을 따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