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책 14권

{천상의책 14권13장} 하느님 뜻 안의 삶은 외관상 그지없이 평범하다.

은가루리나 2017. 11. 16. 23:43


사람들 가운데 이루어질 하느님 뜻의 나라


천상의 책


사람들로 하여금 질서와 그 본연의 위치와 창조된 목적에로 돌아오게 하시는 부르심



14-13



1922년 3월 16일



하느님 뜻 안의 삶은 외관상 그지없이 평범하다.

요체는 영혼과 하느님 사이의 내적 관계에 있다.




1 여느 때와 같이 있으면서 속으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모든 사람 가운데서 내가 가장 못된 인간이라고 느끼고 있다.

하지만 다정하신 예수님은 

나에 대한 당신의 계획이 원대한 것이라고 말씀하신다.


2 내 안에서 행하고 계신 일이 매우 중대한 것이어서 

천사들에게도 맡기지 않고 당신께서 친히 맡아 관리하시며,

당신 자신이 행위자요 관찰자가 되기를 원하신다고 하신다.


그러나 내가 어떤 위대한 일을 하고 있는가?

그런 것은 전혀 없다.

나의 외적인 생활은 남들보다 도 하찮아 보일 정도로 평범하기 그지없다.'




3 내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을 때,

언제나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내 생각의 흐름을 끊으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딸아, 이건 말이다,

네 예수가 없으면 네가 얼마나 쓸데없는 생각이나 말을 하는지 

보여 주는 장면이다.


4 사실 내 사랑하올 엄마도 외적인 생활에서는 

특별한 일을 전혀 하시지 않았다.

오히려 언뜻 보기에는 다른 이들보다 하찮은 일을 하셨다.


당신 자신을 낮추셔서 극히 평범한 일들을 하셨으니,

물레로 실을 잣고, 바느질하고, 청소하고, 불을 지피고... 

하는 따위의 일이었다. 


5 그런 그분이 하느님의 어머니라는 것을 누가 상상이나 했겠느냐?

그분의 외적 행동에는 이 사실을 귀뜀해 주는 점이 도무지 없었다.



6 그러나 그분께서 태중에 나를 가지시자,

그리하여 영원한 말씀이 그분 안에 있게 되자,

그분의 모든 동작이,

사람으로서의 모든 행위가 삼라만상의 경배를 받았다.


7 그분에게서 생명이 왔고 

그분으로 말미암아 모든 조물이 존속하게 되었으니,

태양은 그분에게 의지하여 빛과 열의 보존을 기대했고,

땅은 식생(植生)의 진화를 기대했으며, 

만물이 그분 주변을 맴돌고 있었다.


하늘과 땅이 그분의 몸짓 하나하나에 매달려 있었던 것이다.



8 하지만 그 무엇인가를 본 사람이 있었느냐?

아무도 없었다.


그분의 위대성과 능력과 성덕 및 그분에게서 나오는 선의 끝없는 바다들은 

전부 그분의 내면에 있었다.


그분의 모든 심장 박동과 숨과 생각과 말씀이 

낱낱이 당신의 창조주 안으로 쏟아져 들어오고 있었다. 



9 하느님과 그분 사이에 끊임없이 이어지는 하나의 흐름이 있었고,

이는 그분께서 받기도 하고 주기도 하시는 흐름이었다.


당신 창조주의 사랑을 불러일으킴 없이 

그분에게서 나오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고,

창주주의 사랑에 잠김 없이 나오는 것도 없었던 것이다.


이 흐름이 그분 안에 퍼져 나가면서 그분을 들어 올려 

만물을 뛰어넘게 했지만,

이를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10 그분의 하느님이며 아들인 나만이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내 엄마와 나 사이에도 그러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어서 

엄마의 심장 박동이 내 안으로 흘러들고 

내 심장 박동이 엄마 안으로 흘러들고 있었다.


그러므로 그분은 내 영원한 심장 박동으로 사셨고,

나는 그분의 모성적인 심장 박동으로 살았으니,

이것이 바로 그분을 내 엄마로 알아보게 하는 점이기도 하였다.




11 외적인 행위들은 나를 만족시키지 않는다.


이 행위들이, 

그 생명을 내가 빚어낸 사람의 내면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면

내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다.



12 그렇다면, 너의 외적 생활이 평범하기 그지없다는 것은 

조금도 이상한 일이 아니지 않겠느냐?


나는 흔히 더없이 위대한 일일수록 더없이 평범한 것들로 덮어 가린다.

아무도 그것을 주목하지 않게 하여 내가 더욱 자유롭게 활동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일을 다 이룬 뒤에는 

뜻밖의 순간에 만인에게 드러내어 놀라움에 잠기게 한다.



13 내가 네 안에서 하고 있는 일은 분명히 위대한 일이다.


내가 너의 모든 행위들을 내 뜻의 흐름 안에 들어오게 하고

내 뜻의 흐름은 네 행위들 안에 들어가게 한다면,

이것이 사소한 일이겠느냐?



14 게다가 

이 흐름들은 피조물의 모든 행위들을 단 하나의 행위로 만든다. 

그것은 하느님의 의지가 이들 모두에게 흘러들게 함에 의해서다.


이 의지가 각 사람의 각 행위의 행위자가 되기에,

그 모든 것을 하나의 신적 행위로,

신적이고 영원한 사랑과 보속과 영광으로 바꾸어놓는 것이다.

이것이 사소한 일이겠느냐?


인간 뜻의 흐름이 이처럼 하느님의 뜻과 지속적인 관계 속에 있다는 것,

그리하여 서로가 서로 안에 흘러든다는 것이?


15 딸아, 그러므로 너에게 당부한다.

주의를 기울이며, 충실하게 나를 따라오너라."




16 나는 그분께,

"제 사랑이시여, 요즘은 주변 사정이 복잡해선지 집중이 잘 안 됩니다." 하였다.

그러자 그분은 덧붙여 말씀하셨다.



17 "그러니까 주의를 기울이라고 하는 것이다.


네가 행하는 모든 것이 내 뜻 안에 흘러들지 않을 때에는  

태양이 운행을 멈춘 것과 같은 일이 일어난다.


또 네 마음이 흩어져 있을 때에는 

태양 앞에 그름장을 만들어 가리는 셈이 되기에 네가 어둠 속에 있게 된다.



18 하지만 주의 산만이 본의 아닌 것일 때에는,

네 뜻의 한 행위가 내 뜻 안에 강력하고 단호하게 흘러드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태양의 운행을 재개시킬 수 있다.


또한 그것이 속도가 빠른 바람처럼 구름장들을 몰아내어,

내 뜻의 태양이 전보다 더 아름답게 빛나게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