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가운데 이루어질 하느님 뜻의 나라
천상의 책
사람들로 하여금 질서와 그 본연의 위치와 창조된 목적에로 돌아오게 하시는 부르심
4-9
1900년 9월 19일
통증을 없애 주시도록 주님께 간청하라는 명령을 받다
1 몸이 뒤틀리는 고통이 갈수록 더 심해지고 있다.
아무도 알아채지 못하게 이를 숨기고 싶었던 나는
고해사제에게도 말없이 있으려고 했지만,
경련이 어찌나 심한지 도저히 비밀로 할 수가 없었다.
신부님은 늘 쓰시는 무기인 순명을 내세우면서
무슨 일인지 다 털어놓으라고 하셨다.
내가 고통을 숨기지 않고 다 드러내 보이자,
신부님은 또 내게 순명으로,
주님께 이 고통으로부터 해방시켜 주시기를 간청하라고 하셨다.
2 복된 '순명'이여!
그러나 언제나 내 계획을 훼방하는 이여!
나는 마지못해 이 새로운 명령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고통은 내가 사랑하는 벗이기에
주님께 이 벗으로부터 해방시켜 달라고
진심으로 간청할 마음이 들지는 않았다.
특히, (이 고통을 통하여)
이 세상 삶이라는 귀양살이를 떠나고 싶었기 때문이다.
3 복되신 예수님께서는 그런 나를 너그럽게 보아 주셨다.
그러니 내게 오셨을 때에 이렇게 말씀하셨던 것이다.
"너는 격심한 고통을 받고 있다.
내가 해방시켜 주기를 원하느냐?"
4 순명에 대해서 잠시 잊어버린 나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주님, 여기에서 해방시키지 마십시오.
저는 주님께로 가고 싶습니다.
게다가, 주님께서 아시다시피,
저는 당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잘 모릅니다.
마음이 냉랭한데다 당신을 위해서 어떤 위대한 행위를 할 줄도 모릅니다.
당신께 대한 사랑으로 해야 할 바를 채우기 위하여
저의 이 고통을 바치는 것이 고작일 뿐입니다."
5.그러자 그분께서 이렇게 물으셨다.
"딸아,
아무도 너만큼 나를 사랑하고 열망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은총과 사랑을 내가 너에게 쏟아 부어 주었는데,
이 때문에 너는 행복하지 않느냐?"
6 "행복합니다. 그러나 저는 주님께로 가고 싶습니다."
7 그러자 예수님은 사라지셨다.
나 자신의 몸속으로 돌아온 나는 그제야 받은 명령이 기억났기에,
고해사제 앞에서 스스로를 나무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신부님의 뜻에 의하여 나는 죽어서는 안 되는 것이었으니
주님께서도 (내게서 그 고통을) 없애 주셔야 하셨던 것이다.
그러니 그 명령을 받았을 때에 내 고통이 얼마나 컸겠는가!
신부님은 과연 나를 참을성의 한계에까지 몰아붙이시려는 것 같다.
4권9장 통증을없애주시도록주님께간청하라는명령을받다.m4a.av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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