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1926년 11월 19일
하느님 뜻이 피조물 안에서 치르시는 극심한 고통
11 내 뜻이 다스리지 않기 때문에,
딸아, 사회가 얼마나 무질서한 지 모른다!
그들의 영혼은 질서가 없는 집과 같아서 모든 것이 뒤죽박죽이고,
부패한 시체보다 더 고약한 악취를 풍긴다.
그런데 내 뜻은
피조물의 단 한 번의 심장 박동에서도 물러가지 못하기에,
그 수많은 죄악 한가운데에서 그 자신의 무한성으로 고뇌에 사로잡힌다.
12 이는 일반 대중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이거니와,
특수 계층의 사람들 사이에서는 그 정도가 더 심각하다.
즉, 수도자들, 성직자들, 자칭 가톨릭 교인이라고 말하는 이들 안에서
내 뜻은 고뇌에 사로잡히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생명이 소멸된 듯 계속적인 혼수상태에 빠져 있는 것이다.
오! 이것이 얼마나 더 힘든 일인지!
13 사실, 고뇌 속에 있을 때에는
내가 고통으로 몸부림치면서도 적어도 하나의 출구는 가지고 있는 셈이다.
얼마나 큰 고통 속에 있든,
내가 그들 안에 존재한다는 말을 그들이 듣게 할 수는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혼수상태 속에는
전적인 부동의 상태 - 계속적인 죽음의 상태만 있는 것이다.
14 내 뜻을 혼수상태로 있게 하는 그 사람들은
신앙생활의 겉모습만을, 그 옷만을 보여 줄 뿐이다.
내 뜻을 그런 상태로 버려두기 때문에
그들의 내면도 꾸벅꾸벅 조는 상태가 되어 빛과 선을 받지 못하는 것 같다.
그러니 밖으로 드러나는 무슨 일을 하든지
그 속에는 하느님의 생명이 비어 있어서,
결국 허영과 자만심과 다른 피조물의 비위를 맞추는 것 따위의
허망한 연기(煙氣)로 바뀌고 만다.
나는 따라서 내 지고한 의지와 함께 그들 내부에 있으면서도
그들의 그런 일들 밖으로 나가는 것이다.
15 딸아, 이 얼마나 큰 모욕이냐!
나는 모든 사람이
나의 엄청난 고뇌와 임종의 가쁜 호홉 및
내 뜻이 그들에 의해 처해진 혼수상태를 느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이는 그들이
내 뜻이 아니라 그들의 뜻을 이루기를 원하고,
내 뜻이 다스리는 것과
내 뜻을 아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니 말이다.
16 내 뜻은 그러므로
자신의 그 참혹한 고통으로 둑을 터뜨려 무너지게 하려고 한다.
그들이
사랑에 의해 내 뜻을 알고 받아들이기를 원하지 않으면,
정의에 의해 알게 하려는 것이다.
17 오랜 세기에 걸친 고뇌가 지겨운 나머지
내 뜻이 이제는 밖으로 나가고자 두 가지 길을 마련하고 있다.
하나는 승리의 길로서
이 길에는 내 뜻에 대한 지식과 그 놀라운 것들과
그 모든 재산을 가져올 '지고한 피앗의 나라'가 있다.
또 하나는 정의의 길로서
이는 내 뜻을 승리자로 알아보기를 원하지 않는 자들을 위한 것이다.
어느 길을 통하여 내 뜻을 받아들이기를 원하는 지,
그 선택은 피조물에게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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