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에게는 아무것도 감추지 않았다

[제1장] 2. 하느님의 본성|그에게는 아무것도 감추지 않았다

은가루리나 2017. 12. 3. 14:48


김소영데레사51|등급변경|조회 71|추천 0|2017.12.01. 23:02




2. 하느님의 본성



하느님은 고요한 침묵 속에서 스스로 빛나는 빛이시다. 하느님은 어느 곳에도 계시지 않는다. ...하느님은 여기에도 저기에도 계시지 않으며, 시간이나 공간 안에 계시지 않는다.


하느님은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능가하신다. 하느님이 어떤 분인지 나는 정말 알지 못한다. 그분은 비존재라기보다는 존재이고, 실존하지 않는다기보다는 실존하신다. 우리가 최고로 열망하는 것조차 하느님께는 턱없이 미치지 못한다.


그분은 마음의 갈망을 초월하신다. 하느님은 시간 안에서 보지 않으며, 그분의 시각은 변함이 없다. 하느님은 말씀, 발설되지 않은 말씀이시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모든 말은 헛되다'고 했다. 우리는 하느님이 발설되지 않은 말씀이라고 하지만 그분은 형언할 수 없는 분이다. 가령 그분이 어떤 분이라고 하자. 누가 그 말을 발설할 수 있겠는가?


그것을 발설할 수 있는 것은 오직 말씀 뿐이시다. 하느님은 자신을 발설하는 말씀이다. 하느님이 계신 곳에서 그분은 이 말씀을 발설하신다. 그분이 계시지 않는 곳에서는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신다. 하느님은 발설되시고 또 발설되지 않으신다.성부께서는 발설하는 힘이며, 성자는 힘을 주는 말씀이시다. 내 안에 있는 것이 내 밖으로 나가는 것이다. 내가 생각만 하면 내 말이 밖으로 나가고 동시에 내 안에 머문다. 그렇게 성부께서는 당신 성자를 발설하시고, 동시에 성자는 발설되지 않은 채 그분 안에 머무신다. 여러 번 말했듯이 하느님이 나가는 출구는 그분이 들어오시는 입구다.


이 본성은 원인이 없으며 그렇기 때문에 원인이 없는 이해만 파악할 수 있다. 창조된 지성은 유한하며 원인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그것은 원인이 없는 정신을 파악할 수 없다. 그리스도와 그의 인성도 마찬가지다. 하느님께서 원인이 없는 당신 자신의 본성을 바라보실 때, 그것은 원인이 없는 이해만이 알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이해는 바로 하느님의 본성 자체이다. 하느님 고유의 본성 안에 있는 하느님만이 하느님을 파악할 수 있다. 이는 스스로를 계시하시는 하느님이 아무도 가까이 갈 수 없는 빛 속에서 현현하심을 이해하는 것이다.


하느님은 모든 것 안에 있는 모든 선이며, 그분은 모든 것 안에서 당신 자신을 소유하신다. 하느님은 모든 것 안에 존재하시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이 사랑과 지혜와 의지와 선함을 가지고 있다면, 그 이유는 (그 안에 계신) 하느님께서 그러하시기 때문이다. 하느님은 무(없음)가 아니다. 하느님은 무 이전에 계셨다. 하느님께서는 선후가 없다. 무에는 유가 뒤따른다.


하느님은 무보다 앞서 계시기 때문에 무 이전에 하느님이 계시고 무 다음에 유가 있다. 아무것도 하느님을 앞서 가지 않으며 아무것도 그뒤를 따라가지 않는다. 아, 모든 것의 원인인 하느님은 바로 하느님 자신인 볼 수 없는 빛 안에서 본래부터 자리잡고 계신다! 하느님은 절대 고요 안에 스스로 자리잡은 빛이시다.


하느님은 존재도 선함도 아니시다. 선함은 존재에 따르는 것이며 존재를 넘어서지 않는다. 존재가 없다면 선함도 없을 것이다.


우리는 하느님이 영이시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하느님이 참으로 영이라면 그분에 대해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성 그레고리오는, 우리는 하느님에 대해 올바르게 말할 수 없다고 했다. 우리가 그분에 대해 하는 말은 모두 그저 더듬거리는 말일 수밖에 없다.
하느님께서 진리와 무관한 분이시라면 나는 진리를 택하고 하느님을 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