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책 17권

{17권 10장} 불신이 영혼 안에 초래하는 엄청난 해악

은가루리나 2015. 12. 11. 23:04


사람들 가운데 이루어질 하느님 뜻의 나라

천상의 책


사람들로 하여금 질서와 그 본연의 위치와 창조된 목적에로 돌아오게 하시는 부르심




17-10



1924년 9월 2일



불신이 영혼 안에 초래하는 엄청난 해악




1 아주 심한 괴로움을 느끼고 있었으나

예수님의 팔 안에 온전히 맡기고 내게 자비를 베푸시기를 간구하였다.

그러나 그러는 사이에 의식이 몽롱해지는 것을 느꼈는데, 

허약하고 창백한 얼굴을 한 작은 여자 아이가 

온통 깊은 슬픔에 잠긴 모습으로 내 안에서 나오는 것이 보였다.


2 그러자 복되신 예수님께서 그 아이 쪽으로 가시어 팔에 안으셨다.

측은해하시며 가슴에 꼭 붙여 안으시더니,

아이의 이마에 손을 대시면서 그 눈과 입술과 가슴과 손과 발에 십자성호를 그으셨다.

그분께서 그렇게 하시는 동안 아이는 힘을 다시 얻으며 혈색이 돌기 시작했고,

그 우울 상태에서 벗어나려고 애쓰고 있었다.


3 아이가 그렇게 기운을 다시 차리는 것을 보신 예수님께서는 

더 세게 껴안으시고 아이에게 힘도 더 많이 주시면서,

"가엾은 얘야, 네가 어떤 상태에 놓여 있는지!

그래도 두려워하지 마라,

네 예수가 여기에서 빠져나가게 해 주마." 하고 말씀하셨다.


4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었을 때에 나는 속으로,

'나에게서 나온 이 소녀는 누구인데 예수님께서 이토록 사랑하실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자 다정하신 예수님께서 이르셨다.

"딸아, 이 소녀는 너의 영혼이다.

내가 너무나 사랑하는 영혼이기에, 

이리도 침울하고 허약한 모습을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다.

그래서 내가 왔다.

너에게 새 생명과 새 활기를 불어넣어주기 위해서다."


5 이 말씀을 듣고 나는 울면서 

"저의 사랑, 저의 생명이신 예수님, 

당신께서 저를 떠나실까 여간 두렵지 않습니다!" 하였다.

"제가 당신없이 어떻게 지내겠습니까?

어떻게 살 수 있겠습니까?

이 볼품없는 영혼이 얼마나 한심스러운 꼴이 되고 말았습니까!

당신께서 저를 떠나신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소름끼치는 고통입니다.

저를 갈기갈기 잡아 찢으며 제게서 평화를 앗아가고

제 마음속에 지옥을 던져 넣는 고통입니다!

예수님, 부디 이 아이를 불쌍히 여기시고, 자비를 베푸소서!

제게는 아무도 없습니다.

당신께서 저를 떠나시면 모든 것이 끝장날 뿐입니다!"



6 그러자 예수님께서 다시 입을 여시고 이렇게 덧붙이셨다.

"딸아, 진정하고, 두려워하지 마라.

네 예수는 너를 떠나지 않는다.

내가 간절히 바라는 것은 너의 신뢰다.

추호도 나를 불신하는 일이 없도록 하여라.


7 보아라, 

나는 영혼들이 완전한 신뢰로 나와 함께 있는 것을 매우 좋아한다.

그러므로 그들의 어떤 결점이나 불완전, 또는 내 은총에 대한 응답 부족을

일부러 숨겨 둘 때가 많다.

완전한 신뢰로 나와 함께 있지 못하게 하는 틈을 주지 않기 위해서다.


8 사실 영혼이 신뢰를 잃으면

마치 내게서 떨어져 나간 것처럼 움츠려들어 자기 자신 안에 완전히 갇힌다.

일정한 거리를 두고 나를 대하게 되고, 사랑의 용솟음에 마비가 온다.

따라서 나를 위한 희생에도 마비가 온다.

오, 불신이란 것이 얼마나 큰 해악을 초래하는지!

그것은 식물의 생장을 가로막는 봄 서리와 같다.

이것이 많이 내리면 식물을 죽일 위험도 있는 것이다.


9 이와 같이 불신은 덕행들의 진보를 가로막고,

극히 뜨거운 사랑 속에 싸늘한 냉기를 불어 넣는다.

오, 이 신뢰 부족으로 말미암아 

나의 계획과 더없이 큰 성덕들이 얼마나 자주 지장을 받곤 하는지! 

이런 이유로 나는 불신보다는 결점들을 더 너그럽게 보아준다.

결점은 결코 불신만큼 해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하물며 내가 네 영혼 안에 참으로 많은 역사를 해 왔거늘, 어찌 너를 떠날 수 있겠느냐?

얼마나 많은 일을 해야 했겠는지, 네 눈으로 한 번 보아라."



10 예수님께서는 그렇게 말씀하시고,

내 영혼 깊은 곳에 그분의 손으로 역사하신 호화롭고 거창한 궁궐 하나를 보여 주셨다.

그런 다음 다시 말씀을 이으셨다.


11 "딸아, 내가 어찌 너를 떠날 수 있겠느냐?

방들이 얼마나 많은지 보아라.

거의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내가 너에게 알려 준 내 뜻에 대한 지식과 그 효과와 가치와 특질들

- 이 모든 것과 같은 수의 방들을 네 안에 짓고 그 모든 재보를 여기에 넣어 둔 것이다.


12 이제는 좀 더 다양하고 다채로운 색채를 부가할 일만 남아 있다.

이는 내 지고한 뜻의 더 진귀한 아름다움을 묘사하기 위함이요,

그리하여 내 작품에 더 뛰어난 탁월성과 영예를 부여하기 위함이다.

너는 내가 나의 이 위대한 역사를 떠날 성싶으냐?

그래서 두려워하는 것이냐?


13 이는 내가 너무나 비싼 대가를 치르며 해 온 일이다.

여기에는 내 뜻이 연관되어 있고,

내 뜻이 있는 것에는  생명이 - 죽음의 지배를 받지 않는 생명이 있으니,

너의 두려움은 나에 대한 약간의 불신일 뿐이다.

그런즉 너는 나를 신뢰하여라.

그러면 우리가 늘 의좋게 지낼 것이고, 나는 내 뜻 사업을 완성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