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책 17권

{17권 24장} 인간의 거부로 인한 하느님 뜻의 계속적인 죽음

은가루리나 2015. 12. 11. 23:34


사람들 가운데 이루어질 하느님 뜻의 나라


천상의 책


사람들로 하여금 질서와 그 본연의 위치와 창조된 목적에로 돌아오게 하시는 부르심




17-24



1924년 12월 1일



인간의 거부로 인한 하느님 뜻의 계속적인 죽음




1 쓰라림의 절정에 달해 있는 느낌이어서, 

기도 중에 

내 온 삶을 이루시는 분 없이 지내야 하는 이 혹독한 운명을 한탄하며 울고 말았다. 

이는 불치(不治)의 상태다. 

아무도 나를 측은히 여기지 않는다. - 일체가 정의다. 

연민의 원천이신 분께서 나를 불쌍히 여기시지 않는다면 누가 그럴 마음이 들겠는가?

 

2 그런데 그렇게 울며 기도하는 동안 

예수님께서 두 손으로 내 손을 잡으시고 나를 높이 들어 올리시는 것이 느껴졌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 모두, 

일찍이 하늘에서도 땅에서도 본 적 없는 이 놀라운 광경을 보러 오너라. 

- 나에 대한 순수한 사랑으로 끊임없이 죽는 이 영혼을."

 

3 예수님의 이 말씀이 떨어지자 

하늘이 열리고 천상 모든 계급의 천사들이 나를 바라보았다. 

나도 나 자신을 바라보았다. 

내 보잘것없는 영혼이, 

금방이라도 목이 부러질 꽃송이처럼 말라 죽어가고 있는 것이 보였다.

 

4 그러나 어떤 신비로운 능력이 

죽어가고 있는 나에게 생명을 주곤 하였다.  

아, 어쩌면 이것이 책벌하시는 하느님의 정의가 

내게 합당한 징벌을 내리시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런, 큰일 났다! 

저의 예수님, 자비를 베푸소서. 

죽어가는 이 불쌍한 자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가련한 인간의 모든 운명 중에서도 가장 혹독한 것이 저의 몫입니다. 

죽으면서도 죽을 수 없는 운명이니 말입니다!

 



5 다정하신 예수님께서는 그 뒤에도 거의 밤새도록 나를 팔에 안으시고 

죽음의 고통 속에 있는 내게 힘과 도움을 주셨다. 

그러므로 나는 그분께서 

드디어 나를 측은히 여기시어  당신과 함께 데려가시려나 보다 하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헛꿈이었다! 

어떻게든 나를 격려해 주신 다음 이렇게 말씀하시고 홀로 떠나셨기 때문이다.

 


6  "딸아, 내 뜻은 피조물에게서 계속적인 죽음을 받고 있다. 


무슨 말이냐 하면, 

내 뜻은 생명이기에 빛의 생명을 주기를 원하지만 

사람이 이 빛을 거부하는 것이다. 

사람이 이를 거부하는 까닭에 그에게는 이것이 죽어 있으니, 

내 뜻은 그가 이 빛에 준  죽음의 고통을 느끼는 것이다.

 

7 내 뜻은 또 자신이 지닌 탁월성과 능력을 알리기를 원하지만 

사람은 이에 대해 알기를 거부한다. 

그러면 내 뜻은 사람으로 인해 이 지식에 대해서 죽고, 

내 의지에 내포된 탁월성과 능력에 대해서도 죽는다. 

사람이 내 의지의 능력과 탁월성에 끼친 죽음의 고통을 겪는 것이다.

 

8 이와 한가지로 

내 뜻은 사랑을 주기를 원하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이 사랑에 주어진 죽음을 느낀다. 


성덕이나 은총을 주기를 원하는데 사람이 성덕과 은총에 죽음을 주면 

그 죽음을 고스란히 느낀다. 


그러므로 내 뜻은 스스로 주기를 원하는 선이 당하는 죽음을 계속 느끼는 것이다.

 

9 그러니 내 뜻이 겪는 이 계속적인 죽음을 너도 네 내면으로 느끼지 않겠느냐? 

네가 내 뜻 안에서 살고 있으니 

내 뜻이 겪는 이 죽음들에 참여하며 끊임없이 죽음의 고통을 치르는 상태로 사는 것이 

되레 당연한 일이 아니겠느냐?"

 


10 나는 이 말씀을 듣고 

"예수님, 제 사랑이시여, 저로서는 그렇게 생각되지 않습니다. 

저를 죽이는 것, 

제게서 생명을 앗아가면서도 죽지는 못하게 하는 것은 

다름아닌 당신의 부재이니 말입니다." 하였다. 

그러자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11 "그것은 

한편으로는 나의 부재 때문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나의 뜻 때문이다. 

내 뜻이 너를 흡수하면서 자신의 고통을 나누게 하는 것이다. 

딸아, 내 뜻이 피조물로부터 받는 고통치고 

내 뜻 안에서 사는 영혼과 나누지 않는 것은 하나도 없다. 

진실로 내 뜻 안에서 살아가는 삶  안에는 그 모든 고통이 다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