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책 9권

{천상의 책-자기생각} {천상의 책 9권15장} 예수님께서 하시는 일을 따라 하려면 자기에 대한 생각은 그만두어야 한다

은가루리나 2018. 11. 17. 16:22

 



사람들 가운데 이루어질 하느님 뜻의 나라


천상의 책


사람들로 하여금 질서와 그 본연의 위치와 창조된 목적에로 돌아오게 하시는 부르심



9-15



1909년 10월 4일



예수님께서 하시는 일을 따라 하려면 

자기에 대한 생각은 그만두어야 한다.




복되신 예수님을 잃은 괴로움 속에 계속 머물러 있는 상태이지만 

늘 하던 방식으로

「수난의 시간들」을 가지고 묵상하는 내적 일에 열중해 있었다.


지금 이야기하려고 하는 「시간」은 

예수님께서 무거운 십자가를 지고 가시는 대목인데,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온 세상이 내 앞에 있었다.


나의 상상력이 총가동되어 모든 세대의 모든 죄가 다 보였고,

이 죄들이 인자하신 예수님을 짓눌러 거의 으스러뜨릴 지경이었으니,

그 모든 죄의 무게에 비하면 

십자가는 그저 밀짚 한 오라기에 불과할 따름이었다.




2 나는 예수님께 다가가려고 애쓰면서 이렇게 말씀드렸다.


"보십시오, 저의 생명, 저의 선이시여,

제가 그들 모두를 대신하여 여기에 머물러 있겠습니다.

하느님을 모독하는 물결이 얼마나 세차게 끓어대고 있습니까!


제가 여기 있으면서 

모든 이를 대신하여 거듭 당신을 찬미하겠습니다.


사랑의 물결은 얼마 되지 않건만 

쓰디쓴 고통과 증오와 조롱과 망은(忘恩)의 물결은 

너무나도 많이 넘쳐흐르고 있습니다!


저는 모든 이를 대신하여 당신께 위로와 사랑을 드리고, 

모든 이를 대신하여 감사와 흠숭과 경배를 드립니다.


하지만 저의 보속은 냉랭하고 메마르며 한정된 것입니다.

모욕을 받고 계신 당신은 무한한 분이시기에

저는 저의 보속과 사랑도 무한하기 바랍니다.


그러므로 

그것이 한정 없이 무한하고 끝없는 것이 되게 하기 위하여 

저는 당신과 - 당신의 신성과 일치합니다.


뿐만 아니라 아버지와 성령과도 일치하여, 

성삼위께서 서로 하시듯이 

당신들 자신의 축복으로 당신들을 축복하고,

당신들의 사랑으로 당신들을 사랑하고,

당신들의 부드러움으로 당신들을 위로하고, 

당신들 상호간의 흠숭과 경배를 드리옵니다." 




3 하지만 그 당찮은 말을 다 적을 수 있는 이는 없으리라.

다 적으려고 들었다가는 결코 끝내지 못할 터이다.


(아무튼) 「수난의 시간들」을 묵상하노라면 

예수님과 함께 나 역시 그분 업적의 무한성을 아우르는 느낌이 들고,

한 사람 한사람 모두를 대신하여 하느님의 영광을 찬양하고 보속하며,

그 모두를 위하여 간청하기 때문에 

모든 것을 다 언급하는 것이 어려운 일로 여겨지는 것이다.




4 그런데 그렇게 하고 있는 동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너는 남들의 죄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지만 너 자신은 어떠냐?

너에 대해서도 생각하면서 너를 위한 보속을 바쳐야 하지 않겠느냐?"


그러므로 나의 나쁜 점들, 매우 비참한 점들,

나의 죄로 인한 예수님의 부재 따위를 애써 생각하였고,


그러는 바람에 

이 일상적인 내적 일에서 마음이 흩어지는 상태로 

나의 심한 불행을 한탄하고 있었다. 




5 이때 언제나 사랑하올 내 예수님께서 내 안에서 움직이시면서

내가 귀로 들을 수 있는 음성으로 이렇게 말씀하셨다.


"네가 너 자신을 조정하고 싶다는 거냐?

너의 내적인 일은 너의 일이 아니고 나의 일이다.


너는 나를 따라서 할 뿐이다.

내가 몸소 여타 모든 일을 하는 것이다.


그러니 너 자신에 대한 생각은 그만두어야 한다.


오직 내가 원하는 바를 하면

너의 나쁜 점들과 좋은 점들은 내가 다 보살피겠다.


너와 나 둘 중 누가 너에게 더 유익하게 해 주겠느냐?"


그러면서 그분은 언짢은 기색을 드러내셨다.




6 그러므로 나는 그분을 따라 묵상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조금 뒤 

해골산으로 오르는 또 다른 지점에 이르자

다른 어느 곳에서보다도 더 예수님의 여러 지향들을 꿰뚫어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나는 것이었다.


"너 자신의 성화에 대한 생각을 그쳐야 할뿐더러 

구원되리라는 생각도 접어야 한다.


너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이 보이지 않느냐?

남들을 위하여 이를 행하는 것이 너에게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7 그래서 예수님을 향해 


"저의 예수님, 

당신의 피와 고통과 십자가는 저를 위해 있지 않습니까?


저는 그러나 너무나 못된 인간인지라  

저의 죄로 그 모든 것을 짓밟아 뭉개버렸기 때문에

어쩌면 저를 위해 쓸 것이 이제는 남아 있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모쪼록 저를 용서해 주십시오!

용서해 주시지 않으시려면 당신의 '뜻'을 제게 남겨 주십시오.

그러면 만족하겠습니다.


당신의 뜻이 제게는 전부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당신 없이 홀로 남아 있었으니,

오로지 

당신만이 당신을 잃은 괴로움이 어떤 것인지 아실 수 있습니다.


제게는 아무도 없습니다.

당신 없이는 사람들을 봐도 지루하기 짝이 없습니다.


저의 육신이라는 감옥 속에 

쇠사슬에 묶인 노예처럼 갇혀 있음을 느낄 따름입니다. 


그러니 

제발 당신의 '거룩하신 뜻' 만은 저에게서 앗아가지 마십시오!" 

하고 주절거렸다.




8 그런 생각을 하느라고 

나의 내적인 일에서 또 정신이 흩어지고 말았고,

그러자 예수님께서 다시 음성을 들려주셨는데,

아까보다 더 크고 엄위 넘치는 음성이었다.


"그만두지 못할까! 

네 안에서 하고 있는 나의 일을 망칠 작정이냐!"




9 어찌 된 건지 모르겠지만 

- 아마도 그분께서 내 생각을 침묵시키셨나 보다.-


(이후부터는) 

그분을 따라 하려고 애쓰면서 다른 생각은 하지 않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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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가운데 이루어질 하느님 뜻의 나라


천상의 책


사람들로 하여금 질서와 그 본연의 위치와 창조된 목적에로 돌아오게 하시는 부르심




11-34



1912년 9월 2일



하느님의 뜻과 일치하여

예수님을 사랑할 생각만 하는 영혼들은

태양과 그 빛살들처럼 그분과 하나가 된다.




1 언제나 사랑하올 예수님께,

"저의 유일한 두려움은 주님께서 저를 떠나시는 것, 

저에게서 물러나시는 것입니다." 하자

그분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2 "딸아, 나는 너를 떠날 수 없다.

네가 너 자신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하지 않을 뿐더러 

아무 걱정도 하지 않기 때문이다.


3 나를 참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기 자신을 곰곰이 생각하거나 걱정하는 것은,

비록 선한  일 속에서 일지라도 

사랑 안에 여러 개의 빈 구멍을 만드는 격이어서

내 생명이 그 영혼을 완전히 채울 수 없게 된다..


내가 마치 옆쪽으로, 구석 쪽으로 밀려 있는 듯 하니,

내게 좀 물러나 있을 기회를 주는 셈이랄까.



4 이에 반해서 

자기 자신에 대한 걱정으로 생각에 잠기는 법이 없고

오직 나를 사랑할 생각만 하며 나를 돌보는 사람이라면 

내가 그를 완전히 충만하게 한다.


그런 사람의 삶에는 

나의 것을 볼 수 없는 자리가 하나도 없기 때문에,

내가 만약 좀이라도 물러나려고 한다면 

 자신을 지워 없애야 할 터인즉,

이는 있을 수 없는 일인 것이다.



5 딸아, 

자기 자신을 생각하는 것이 얼마나 해로운 것인지 영혼들이 안다면!


그런 생각 때문에 그들의 영혼은 꼬부라지고 무기력하게 되며 

자꾸 자기 내면으로 고개를 돌리게 된다.


6 그렇게 자기를 보면 볼수록 점점 더 인간적인 것에 기울어지고

곱씹어 생각을 하면 할수록 자기의 비참한 점들을 더욱 느끼게 되어

불행해지는 것이다.



7 반면에 

오로지 나만을 생각하고 

나를 사랑할 생각만 하며 

모든 것을 내게 맡길 생각만 하는 이은 

그 영혼이 올곧아진다.


고개를 내 쪽으로 돌려 줄곧 나만을 봄으로써 

허리를 펴고 일어서며 자라나는 것이다.


8 나를 보면 볼수록 점점 더 거룩해지고,

내 생각을 하면 할수록 

더욱더 부유하고 힘차며 용감해짐을 느끼기 때문이다."




9 그리고 그분은 이렇게 덧붙이셨다.


"딸아, 내 뜻과 일치하여 

나로 하여금 그들 안에서 내 생을 살게 하며

오직 나를 사랑할 생각만 하는 영혼들은 

마치 태양과 그 빛살들처럼 나와 하나가 된다. 


10 누가 빛살을 만들어 내느냐?

누가 빛살들에게 생명을 주느냐? 

태양이다.


만일 태양이 스스로의 빛살을 만들어 내지 못한다면

그 자신의 빛과 열을 퍼뜨리지 못할 것이다.


빛살들이 태양으로 하여금 태양의 길을 가게 도우면서 

더욱 아름답게 태양을 꾸며 준다.



11 나 역시, 

나와 하나를 이루는 이 빛살들을 통해서만 

모든 고장에 나를 퍼뜨리며 빛과 은총을 준다.

그러면서 훨씬 더 아름다워진 나를 느낀다.



12 그런데 누군가가 태양의 한 빛살에게 

길을 얼마나 많이 갔으며 

얼마나 많은 빛과 열을 주었는지 물어볼 수 있다.



13 그럴 경우, 생각이 있는 빛살이라면,


'나는 그런 걸 성가시게 생각할 마음이 없어요.

태양이 알고 있는 것으로 족하니까요.

단, 빛과 열을 전해 줄 땅이 더 많이 있다면 그렇게 하겠어요.

내게 생명을 주는 태양이 모든 곳에 이를 수 있어야 하니까요.' 


하고 대답할 것이다.



14 하지만 그 빛살이  

자기가 행했던 바를 되돌아보며 곰곰이 생각하고 싶어한다면

길을 잃어 어두워지고 말 것이다.



15 그러한 것이 나를 사랑하는 영혼들이니, 

그들이야말로 나의 살아 있는 빛살들이다.


그들은 자기네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는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다.

그들의 의지는 

온통 태양이신 하느님 안에 머무는 것에 쏠려 있는 까닭이다.



16 그들 역시 곰곰이 생각할 마음이 든다면 

위에서 말한 불행한 빛살과 같이 많은 것을 잃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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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27,3 "자기 자신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하느님을 벗어나서 그 자신 안에서 살려고 되돌아가는 것과 같다.


더군다나 자기를 생각하는 것은,

그것이 설사 선의 외양을 취하고 있더라도 결코 미덕이 아니다.


언제나 악덕이다."}



12-68,4
오로지 자기의 성화만을 생각하는 사람은 
그 자신의 거룩함과 힘과 사랑에만 의지하여 살아가니, 
오, 얼마나 비참해지겠느냐! 

이런 이는 제 비참의 무게를 속속들이 느끼기에 
자기와의 끊임없는 투쟁 속에서 살아가기마련이다.





7-40


"나는 너를 항상 내 무릎에 올려놓고 있다."




2 "저의 임종 순간에 정산(精算)되지 않은 것이 남아 있지 않도록

지금 셈을 따져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런데 저는 제가 어떤 인간인지도 모르고 있습니다.


저 자신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해 본 적이 없었고, 

그런 성찰이 없었으니 자신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고,

따라서 두려움도 양심의 가책도 심적 동요도 느끼지 않고 있습니다.



3 한데 저보다 훨씬 더 선량한 이들과 제가 전기를 읽은 성인들은 모두 

그들 자신에 대하여 성찰합니다.


마음이 냉정한지 따뜻한지, 

유혹을 받고 있는지 고요한지, 

죄 고백을 제대로 했는지 어떤지 생각하면서 

거의 모두 부끄러움과 심적 동요와 가책을 느낍니다.



4 저는 그렇게 하는대신,

주의력이 온통 당신을 기다리는 것과 사랑하는 것에,

그리고 당신 마음을 상하게 해 드리지 않는 것에 쏠려 있습니다.


나머지 것들에 대해서는 숫제 고려에 넣지도 않습니다.


다른 것은 생각할 겨를이 없는 듯 하거니와,

만일 그런 것을 생각하며 시간을 보낼라치면 

내적인 음성이 저를 잡아 흔들고 나무라면서 

이렇게 말하는 것입니다.




5 '너는 시간을 허비하고 싶으냐?  

하느님과의 일을 할 생각이나 하여라.'


그러므로 저는 자신이 어떤 상태에 처해 있는지,

곧 마음이 냉정한지 따뜻한지 메말라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누군가가 그것에 대한 설명을 요구한다면

저는 틀림없이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것이 제가 잘못한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제가 그것을 고칠 수 있도록 

지금 저와 함께 셈을 좀 해 주십시오,"


그렇게 거듭거듭 간청하자 그분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6 "딸아, 나는 너를 항상 내 무릎에 올려놓고 있다.


네가 너 자신에 대하여 생각할 틈을 주지 않으려고 

그토록 단단히 붙들고 있으니,

마치 자기 아이를 무릎에 올려놓은 아버지와 같다.


어떤 때는 뽀뽀를 해 주고 어떤 때는 쓰다듬어 주며

어떤 때는 자기 손으로 밥을 먹여 주고, 

또 어쩌다가 때라도 묻어 있는 것이 보일 때는 

손수 깨끗하게 씻어 주며 돌보는

아버지 말이다.




7 그러니 

그 어린 것은 아버지가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이면 

위로하여 눈물을 닦아 주고,

아버지가 화난 모습을 보이면 

그 노여움을 진정시킨다.


요컨대, 아버지는 이 아이의 생명이기에 

아이로 하여금 제가 음식을 먹을 필요가 있는지 따위

아주 사소한 것도 생각할 겨를이 없게 하는데,


그것은 (필요하다면) 아버지가 두 팔로 요람을 만들어 흔들어 주면서

아이를 잠들게 하여 자기 무릎에 눕히기 때문이다.


이 어린것은 그러니 아버지의 모든 위안이요 생명이다.



그 반면에 

다 성장한 다른 자녀들은 

집안을 다시 정돈하거나 제 힘으로 스스로의 몸을 씻거나 

다른 모든 일을 돌본다.




8 나도 너에게 그렇게 한다.


조그마한 딸애처럼 내 무릎에 올려놓고 

저 자신을 생각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나와 긴밀히 결합시키고 있다.


생각은 내가 하면서 

너의 모든 것을 돌보는 것이니,

때가 묻어 있으면 씻어 주고 음식이 필요해 보이면 먹여 준다.


요컨대, 모든 문제 속에서 내가 너를 앞질러 해결해 주기 때문에 

너는 미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9 너를 내게 밀착시켜 꽉 붙안고 있음으로써 내가 너에게 주는 것은 은총이다.


왜냐하면 (그 덕분에) 

네가 숱하게 많은 결점을 미연에 방지하기 때문이다.


이와 반대로 

네가 만약 너 자신을 생각한다면,

오, 얼마나 많은 결점에 떨어지고 말지 모른다!


그런즉 조그마한 딸애로서 나에 대해 할 일이나 생각하고,

다른 것은 아무것도 생각하지 말아라."







사람들 가운데 이루어질 하느님 뜻의 나라


천상의 책


사람들로 하여금 질서와 그 본연의 위치와 창조된 목적에로 돌아오게 하시는 부르심 



3-87



1900년 6월 27일



영혼이 하느님 안에 있는 자신만을 인정하는 방법





1 나는 여전히 꾸벅꾸벅 조는 상태로 있다. 

오늘 아침 잠시 깨어나서 나의 비참한 처지를 깨달았고, 

내 가장 크고 하나뿐이신 선이 함께 계시지 않는데서 오는 쓰디쓴 고통을 느꼈다. 

그리고 가까스로 약간의 눈물을 흘릴 수 있어지면서 이렇게 중얼거렸던 것이다.


2 "언제나 좋으신 제 예수님, 어찌하여 오시지 않나이까? 

당신께서 한 영혼에 (사랑의) 상처만 입히고 떠나실 수 있습니까? 

게다가, 당신께서 무엇을 하시는 중인지 알지 못하게 하시려고 

그 영혼을 잠에 짓눌리게도 하시더니! 

부디 오십시오!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지 마십시오!"



3 그 외에도 어리석은 소리를 자꾸 주절대고 있노라니, 

한 순간 그분께서 오셔서 나를 몸 밖을 나오게 하셨다. 

그래서 내 가련한 상태에 대하여 말씀드리려고 하자, 

예수님께서 입을 열지 못하게 하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4 "딸아, 내가 너에게 바라는 것은 

너를 너 자신으로서가 아니라  

오로지 내 안에 있는 너로서 인정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제는 너 자신을 기억하지 말고 인정하지도 말아라. 


그 대신 나를 기억하여라. 

그렇게 너 자신을 무시하노라면 홀로 나만을 인정하게 될 것이다. 

네가 너 자신을 잊고 없앨 정도가 되면 

나를 아는 지식에 진보하게 되고, 

다만 내 안에 있는 너만을 인정하게 될 것이다.


5 이를 실천하다 보면, 

네가 너의 정신으로 생각하지 않고  나의 정신으로 생각하게 될 것이다. 

너의 눈으로 보지 않고, 너의 입으로 말하지 않고, 

너의 심장으로 고동치지 않고, 

너의 손으로 활동하지 않고, 

너의 발로 걷지 않을 것이다. 


그 대신, 

나의 눈으로 보고, 

나의 입으로 말하고, 

나의 심장으로 고동치고, 

나의 손으로 활동하고, 

나의 발로 걷게 될 것이다.



6 이 일이 일어나게 하려면, 

다시 말해서 

영혼이 오로지 하느님 안에서만 그 자신을 인정하게 되려면, 

영혼 자신의 기원으로, 

곧 자기 존재의 출발점인 하느님께로 돌아가야 한다. 

그리고 자기의 창조주와 온전히 일치해야 한다. 

영혼 자신의 기원에 밀착되어 있지 않은 모든 것, 

자기 존재의 출발점과 일치하지 않는 모든 것을 멸하여 

무로 환원시켜야 는 것이다.


7 이것이야말로 영혼이 자기의 기원으로 돌아가서 

홀로 하느님 안에 있는 자신만을 인정하고 

스스로 창조된 목적에 따라 행동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 

- 본연의 꾸밈없는 방법이다. 

따라서 영혼이 나와 온전히 일치하려면 

그 자신도  나와 같이, 볼 수 없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




8 그분께서 이 말씀을 하시는 동안 나는 끔찍한 징벌(의 현장)을, 

곧 말라비틀어진 초목들을 보았다. 

더군다나 이는 아직 더 계속될 징벌이었다.

 겨우 입을 뗄 기회를 잡은 나는, 

"안됩니다. 주님, 이 가련한 사람들은 이제 어떻게 하겠습니까?" 하고 말씀드렸다.


9 그러자 그분께서는 내 말을 듣지 않으시려고 순식간에 내게서 빠져 나가시더니 

모습을 감추시고 말았다. 

그런즉, 나 자신을 위해서건 이웃을 위해서건 말 한마디 못한 채 

자신의 몸속에 돌아와 있음을 알았을 때에, 

그런데다가 또 다시 잠이 주체할 길 없도록 쏟아지는 것을 알았을 때에 

내 영혼이 느낀 쓰라린 고통은 무슨 말로도 형용할 수 없을 것이다.




11-28 



1912년 8월 14일



자기 망각에 이르는 방법.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수난으로 인간을 구속하셨고

숨은 생활로 인간의 모든 행위를 성화.신화하셨다.




1 여느 때와 같이 있노라니 언제나 다정하신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2, "딸아, 영혼이 자기를 잊으려면,

그가 하거나 해야 할 필요가 있는 모든 일을

마치 내가 그 영혼 안에서 하기를 원하는 것처럼 해야 한다.


3 만약 기도하려고 한다면, '예수님께서 기도하고자 하신다.' 하고 말할 일이다.

그러면 내가 그와 함께 기도한다.

일을 해야 할 때에도 '예수님께서 일하고자 하신다.' 하고 말하고,

마찬가지로, '예수님께서 걷고자 하신다.'

'예수님께서 식사하고자 하신다.'

'예수님께서 주무시고자 하신다.'

'예수님께서 일어나고자 하신다.'

'예수님께서 즐겁게 시간을 보내고자 하신다.' 등

삶 속의 다른 모든 것에 대해서도 똑같이 할 일이다.


4 이와 같이 할 때라야 비로소 영혼이 자기 망각을 얻을 수 있다.

무엇이던지 내기 원하기 때문에 하고, 

또한 나 자신이 그것을 하고 싶어하기 때문에

- 그것이 내게 필요하기 때문에  하니 말이다."




5 어느 날 일을 하다 보니 혼자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일하는 동안 내 안의 예수님께서 일하시고,

또한 그분께서 이 일을 하시고 싶어하다니, 어떻게 그럴 수 있는 것일까?"


6 그러자 예수님께서, 

"나 자신이 - 나의 손가락이 너의 손가락 안에서 일하고 있다." 하고 말씀하셨다.

"내 딸아, 지상 생활을 하는 동안,

나 자신을 낮추어 목재 작업이나 망치로 못을 박으면서

내 양부 요셉을 도왔던 내가 아니냐?


7 그 일을 하면서 바로 그 손과 손가락으로 영혼들을 창조하는 한편

다른 영혼들은 저승 삶에로 도로 불러가기도 했던 것이다.



8 나는 인간의 모든 행동을 신성하게 하였다.

모든 행동을 성화하면서 각각의 행동에 신적인 공로를 부여하였다.

내 손가락의 동작으로

네 손가락의 모든 동작들과  다른 사람들의 모든 동작들을  차례차례 불렀다.


9 그들이

나를 위해서 행동하거나  내가 하고 싶어하기 때문에  행동하는 것을 보면, 

나는 그들 안에서 나의 나자렛 생활을 계속하곤 하였다.

그리고 그들에 의해

내 숨은 생활의 희생과 수모에 대한 위로를 받는 듯 느끼면서 

바로 내 생활의 공로를 그들에게 주었던 것이다.



10 딸아,

내가 나자렛에서 영위했던 숨은 생활을 사람들은 별로 깊이 생각하지 않지만,

그것은 실상 나의 수난을 제외하고,

그들을 위해 내가 베풀 수 있엇던 가장 큰 선이었다.


11 사람이 일상 생활 중에 하는 모든 행위들,

이를테면 먹고 자고 마시고 일하고 불을 켜고 잠을 자는 등 

누구든지 행하는 모든 사소한 행위로 나 자신을 낮춤으로써 

그들의 손에 무한한 가치를 지닌 신성한 주화 한 닢을 쥐어 준 것이다.


12 나의 수난이 사람들을 구속(救贖)했다면, 

나의 숨은 생활은 그들의 모든 행위에, 

극히 사소한 행위들에도, 신적인 공로와 무한한 가치를 부여했던 것이다.



13 이제 알았느냐?

네가 일하는동안,

즉, 내가 하고 싶어하기 때문에 네가 일하는 동안,

나의 손가락들이 너의 손가락들 안에 있고,

내가 네 안에서 일하고 있는 바로 그 순간에 

내가 내 창조적인 손으로 수많은 사람들을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한다는 것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도로 불러가며,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성화하고 바로 잡아 주며 책벌하는 등의 일을 하겠느냐?


14 그러니 너도 나와 함께 있으면서

창조하고 부르며 바로잡아 주는 등의 일을 하게 된다.

네가 혼자서 일하지 않는 것과 같이  나 역시 혼자서 일하지 않는 것이다.

내가 너에게 이보다 더 큰 영예를 안겨 줄 수 있겠느냐?"


15 그러나,  내가 이해한 것, 

곧 예수님께서 우리 안에서 하고 싶어하시는 일들을 함으로써 

우리가 우리 자신과 다른 사람들에게 선익을 베풀 수 있다는 것

- 이를 누가 제대로 표현할 수 있겠는가?

내 정신이 길을 잃고 헤매고 있으니 이쯤에서 그치겠다.




1-8



과거에 범한 죄들을 거듭 아파하는 행위의 무익성




7 “과거에 대해서는 이제 그만 생각하기 바란다. 


사람이 자신을 낮추어 제 잘못을 깊이 인정하고 겸손하게 통회하면 

회개의 성사를 통해 씻음을 받고, 

다시 죄를 짓기보다는 죽음을 택할 각오를 하게 된다. 


그런데도 자기의 잘못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는 것은 

나의 자비를 모욕하는 것이다.



8 더욱이, 

머리 속으로 과거의 진창 속을 계속 뒹굴어댄다면

내 사랑을 걷어치울 수밖에 없다. 


영혼이 과거의 불결한 생각에 빨려 들어간 상태로 있고자 하는 한, 

내 사랑으로 천국을 향해 날아가도록 해 줄 수가 없기 때문이다.


9 나는 네가 범한 잘못을 완전히 잊어버렸기 때문에 

이제는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는 것을 모르겠느냐? 

내가 아직도 

너에 대한 일말의 유감이나 노여움을 가지고 있으리라고 생각하느냐?"




10 그래서 나는 그분께, 

"아닙니다. 주님,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제 모든 배은에도 불구하고 주님께서는 너무나 인자하시기에, 

이토록 다정하게 사랑해 주신다는 생각만 해도 

마음이 녹아버릴 지경입니다." 

하고 말씀드렸다. 

그러자 그분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11 "딸아, 

그렇다면 어찌하여 아직도 과거로 돌아가고 싶어하느냐?

우리가 서로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얼마나 훨씬 더 기뻐지겠느냐! 


이제부터는 나를 기쁘게 하려고 노력하여라. 

그러면 언제나 평화 안에 머물게 될 것이다."






{4-97,9
"내 딸아, 나는 모든 사람에게서 모욕을 받고 있다. 

보아라, 
내게 자기를 봉헌한 이들마저 
생활을 바꾸어 그 모욕을 근절하기는 커녕, 
어떤 점이 자기네 결점인가 하는 것을 따지는 데에만 마음을 쏟고 있다. 

그런데 이것은 통회도 아니고 사랑도 아니다. 

통회와 사랑은 매우 효과적인 두 가지 약과 같아서 
상호 협력적으로 (치유력이) 강화되기에, 
이것을 바르면 영혼이 완전히 낫는데도 말이다."}


{1-8,7
자기의 잘못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는 것은 
나의 자비를 모욕하는 것이다.} 


{2-44,4 
죄에 대해서는 몸서리를 칠 정도로 지겨워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음을 어지럽혀선 안 된다. 

마음의 교란은 그 원인이 어디에 있건 영적으로 조금도 이롭지 않다.}




11-123 1916년 5월 25일



영혼을 가꾸시는 천상 농부이신 예수님



7 만약 영혼이 충실하다면, 

신심 실천과 덕행 수련을 계속하고 

인간적인 다른 어떤 것에서도 낙을 찾지 않으며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나만을 생각하게 된다.


8 그런 영혼은 

나에 대한 신뢰를 통해 독특한 맛을 부여하고

충실성을 통해 열매를 익힌다.

용기와 관용과 마음의 평온을 통해 그들은 자라나서 풍성한 열매들이 된다.


9 그러면 천상 농부인 내가 이 열매들을 따서  내 양식으로 삼고,  

다른 밭에 심기도 한다. 

더욱 많은 이 더욱 아름답게 피는 이 밭에서는 

이제까지 들어 본 적이 없는 은총들을 내게서 앗아갈 정도로

장한 열매들이 자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