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에게는 아무것도 감추지 않았다

[제4장] 7. 실재는 표상이 아니다

은가루리나 2019. 4. 23. 02:04


7. 실재는 표상이 아니다



하느님은 표상이 필요 없으며 표상을 갖지 않으신다.

하느님은 표상이나 모상이나 수단 없이 영혼 안에서 일하신다.

표상이 영혼의 근저에 도달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이 당신 본질을 지니고 들어가시는 것이다.

어떤 피조물도 이렇게 할 수는 없다.
표상이 있는 곳에는 진정한 합일이 없으며, 그대의 지복은 모두 이 진정한 합일에 있다.



표상은 어떤 것 자체도 아니며, 그것에 속한 것도 아니다.

그러므로 눈안에 들어온 표상은 눈 자체도 아니고 눈안에 실존해 있는 것도 아니며 단지

어떤 것에서 나와서 거기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서 그 어떤 것에 속하면서 존재하는, 그것과

같은 존재다. 표상에 대한 나의 정의에 주목하라.

염두에 둘 점이 네 가지 있는데, 그대에게는 다른 것들이 더 생각날지도 모른다.

어떤 것의 표상은 그 자체도 아니며, 그것에 속한 것도 아니다.

그것은 단지 어떤 것의 반영일 뿐이며, 표상이 존재하는 것은 오직 그 어떤 것 덕분이다.

표상은 그 사물 이외의 다른 것이 아니며 다른 것에 속하지도 않는다.

표상은 직접 그 사물에게서 존재를 받으며, 그 사물과 본성이 동일하고 존재도 같다.

이것은 학교에서 논의할 주제는 아니지만 교수가 탐구해 볼 만한 주제다.



그대는 언제나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묻고 있다. 그러니 이 대답을 마음에 새겨야 한다.

여기서 표상에 대해 말한 것처럼 바로 그렇게 살아야 한다.

그분의 것이 되고 그분에게 속하는 것이 되라. 당신만의 것이 되거나 당신 자신에게 속하지

말고 또 아무에게도 속하지 않아야 한다.



영혼의 능력들이 피조물에 접하게 되면 그 능력들은 피조물의 표상을 만들기 시작하여

것을 받아들인다. 이것으로 영혼은 피조물을 안다.

피조물들은 영혼 안으로 들어갈 수 없고, 영혼 역시 그 피조물의 표상을 자신 안에 받아들이지

않고서는 피조물에 대해 아무것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영혼은 현존하는 그들의 표상을 통해 피조물에 접근한다.

그 표상은 영혼이 자신의 능력들로 만든 것이다.



돌이든 장미꽃이든 인간이든, 아니면 다른 어떤 것이든 영혼은 자신이 알기를 원하는 것에서

표상을 취하고 받아들여 자신을 그것과 결합시킨다.

그러나 이렇게 받아들인 표상은 반드시 외부로부터 감각을 통해 들어와야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영혼이 가장 알지 못하는 것은 영혼 자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