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가운데 이루어질 하느님 뜻의 나라
천상의 책
사람들로 하여금 질서와 그 본연의 위치와 창조된 목적에로 돌아오게 하시는 부르심
6-87
1904년 12월 6일
영원한 지복의 시작은 인간 자신의 모든 '맛'을 벗는 것이다.
1 (기다리는 고통을 억제하느라고) 계속 고투를 벌이고 있을 때
복되신 예수님께서 잠시 오셨다.
그런데 모든 것이 벗겨져 벌거숭이가 된 나 자신을 보았다.
극도로 비참한 상태여서,
이보다 더 비참한 영혼은 있을 수 없어 보일 정도였다.
얼마나 참담한 변화인지!
주님께서 당신 전능의 새로운 기적으로
나를 이 상태에서 다시 일으켜 주시지 않는다면,
틀림없이 나 자신의 비참 때문에 죽을 것만 같았다.
2 그때 복되신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 딸아, 용기를 내어라.
영원한 지복의 시작은 인간 자신의 모든 '맛'을 벗는 것이다.
영혼이 자기 고유의 '맛'을 잃음에 따라
하느님의 '맛'이 영혼을 차지하게 된다.
그러면 영혼은 그 자신을 벗어버렸기에
이제는 스스로를 알아볼 수 없게 된다.
자기의 것이라고는,
심지어 영적인 것까지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것이다.
3 영혼이 그렇게 자기 것이 하나도 없는 상태로 있는 것을 보시면
하느님께서 그분 자신의 모든 것으로 그를 채우시며
모든 신적 행복으로 충만케 해 주신다.
그때라야 비로소 참으로 행복한 영혼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영혼 자신의 것이 좀이라도 남아 있는 한은
쓰라린 고통과 두려움에서 면제될 수 없을 뿐더러,
하느님께서도 당신 행복을 그에게 건네주실 수 없기 때문이다.
4 영원한 행복의 항구로 들어가는 영혼은
누구든지
고통스럽지만 꼭 필요한 이 박탈작용에서 면제될 수 없고,
이것 없이는 들어갈 수도 없다.
이는 일반적으로 죽음의 순간에 이루어지는 바,
연옥이 그 끝손질을 한다.
그러므로
하느님의 '맛'이란 무엇인가, 신적 지복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하는 질문을 받는다면,
그들은 전혀 모르는 일이어서 한마디도 답할 수 없어지는 것이다.
5 그러나 나는,
자신을 온전히 내게 주었기에 내가 극진히 사랑하는 영혼들의 지복이
저 위 하늘에서 비로소 시작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내가 원하는 것은
지상 생활 동안 내 인성이 지니고 있었던 선과 고통과 덕행들로
그들을 채워 주는 것이다.
따라서
나는 그들에게서 물질적인 '맛'
- 영혼은 이를 짐승의 배설물로 여기거니와 - 뿐만이 아니라
영적인 '맛'도 벗겨 버린다.
그들을 나의 선들로 완전히 채워,
참 행복의 시작을 선물로 주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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