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강론

사순 제5주일(2012,3,25) ▣ 주일강론 (존중받는 삶)

은가루리나 2019. 12. 11. 14:58

 

▥ 예레미야서의 말씀입니다.

31,31-34

31 보라, 그날이 온다. 주님의 말씀이다.
그때에 나는 이스라엘 집안과 유다 집안과 새 계약을 맺겠다.

32 그것은 내가 그 조상들의 손을 잡고 이집트 땅에서 이끌고 나올 때에
그들과 맺었던 계약과는 다르다.
그들은 내가 저희 남편인데도 내 계약을 깨뜨렸다. 주님의 말씀이다.

33 그 시대가 지난 뒤에 내가 이스라엘 집안과 맺어 줄 계약은 이러하다.
주님의 말씀이다. 나는 그들의 가슴에 내 법을 넣어 주고,
그들의 마음에 그 법을 새겨 주겠다.

그리하여 나는 그들의 하느님이 되고 그들은 나의 백성이 될 것이다.
34 그때에는 더 이상 아무도 자기 이웃에게, 아무도 자기 형제에게
“주님을 알아라.” 하고 가르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이 낮은 사람부터 높은 사람까지 모두 나를 알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주님의 말씀이다.
나는 그들의 허물을 용서하고, 그들의 죄를 더 이상 기억하지 않겠다.

 

 

 

 

moowee|등급변경▼|조회 282|추천 0|2012.03.23. 21:19

 

 

< 사순 제5주일 > 2012,3,25

 

 

어느덧 한 달이라는 시간이 훌~쩍 흘러갔다.

 

제가 이곳의 몇몇 분들께도 이미 말씀드렸지만, 

제가 일본에 도착한 이후에 

그냥 하루 이틀도 아니고, 한 주간 두 주간도 아니고, 

지금까지 벌써 한 달 이상 매일매일을

잠도 잘 자고 무엇이든 잘 먹고 늘 마음 편히 아주 짜~알 지내고 있으니, 

굳이 불교 용어로 이야기하자면, 

아마 이 일본이 前生에 저의 고향이었는지,

아니면 제 체질이 이 일본 체질인지 잘 모를 정도로 

너무 자~알 지내고 있습니다.

 

제가 이렇게 이곳에서 정말 편안한 마음으로 기쁘게 잘 지낼 수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여러분이 

저와 또 제가 전하는 "거룩한 내맡김의 영성" 을

마른 스폰지처럼 매우 쑥쑥 잘 받아들여 주시기 때문이다.

 

제 생각은 그런데 여러분 생각은 어떠신지요?

 

 

 

제가 이 거룩한 내맡김의 영성을 세상에 본격적으로 전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9년 후반기부터니까 이제 불과 만 3년도 채 안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신앙인들이 이 내맡김의 영성을 통하여 새로 태어나,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확인할 때, 

저는 정말 너무나 기쁘고 보람차며

그분들을 통하여 드러나는 "하느님의 능력" 에 그저 탄복할 뿐이다.

 

어떻게 한 사람의 인생이 저렇게도 단 숨에 달라질 수가 있단말인가?

그것은 분명 제가 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이 하시는 일"임이 

틀림없는 것이다.

 

 

그것은, 

다른 사람들의 경우만이 아니라 

내맡김의 영성을 전하는 당사자인 저의 경우가 바로 그것을 체험했기에 

더욱 신빙성이 있는 것이다.

 

내맡김의 영성이 아니었다면, 

저는 지금처럼 살 수 없었을 것이 너무 분명하다.

 

돌보다도 강한, 

한 사람의 "삶의 모습" 이 그리고 "생각과 마음" 이 완전히 바뀌는데

그것을 "기적" 이라고 말하지 않는다면 

그 어떤 무엇을 기적이라고 말하겠는가?

 

 

지금, 

지극히 평범한 신앙인들이 내맡김의 영성을 통하여 기적을 체험하고 있고,

그 기적은 앞으로 더욱 거세어질 것이 확실하다고 저는 믿는다.

 

훌륭한 명강의나 명강론으로 "새사람"으로 태어나는 사람은 

지극히 적은 수이지만,

지극히 단순한 내맡김의 영성으로 새사람으로 태어나는 사람은 

무척 많은 것이다.

 

여러분 중에, 

지금까지 살아오시면서 아주 훌륭한 명강의나 명강론을 들으시고 

한 번이라도 감명 받아보지 못한 분이 계시다면 

어디 손 한 번 들어주시기 바란다. 

 

명강의, 명강론 그밖의 훌륭한 교육 프로그램을 수없이 받아왔다 하더라도

그것이 그 사람의 인생 자체를 변화시키기란 

정말 하늘의 별따기와 같은 것이다.

 

 

왜그런지 아시겠습니까?

 

명강의나 명강론, 명교육들을 통하여 

훌륭한 말씀을 감명 깊게 들었다 하더라도,

사람의 감정의 울림이란 그리 오래 가는 것이 아니며, 

설령 감명을 잃지 않고 자신이 들었던 그 말씀대로 살아나가기 위해서는 

죽을 때까지 죽을똥 살똥, 

"끊임없는 자신의 노력과 희생(自力)" 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그러면, 그에 비해 내맡김의 영성이란 어떠한가?

 

내맡김의 삶이란 

"단 한 번의 맹세와 같은 굳은 결심" 만 하느님께 봉헌해 드리고,

그 결심을 지속시켜 주는 간단한 "화살기도" 만 곁들이면 

그만 "끝" 인 것이다.

 

그 나머지는 

모든 것을 하느님이 직접 다 이끌어나가 주신다(他力), 진실이다.

 

 

맹세와 같은 굳은 결심을 "봉헌하기" 가 어려워서 그렇지,

마음이 있으신 분은 제가 가르쳐 드리는 대로만 하시면 별 거가 아니며,

정말로 

내맡김의 영성은 하느님께 나아가는 데에 있어서 "최고의 王道" 이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섬기려면 당신을 따라야 한다고 하시면서, 

당신이 가신 왕도의 길로 우리도 따라올 것을 촉구하셨다.

 

"자기 목숨을 사랑하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이 세상에서 자기 목숨을 미워하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에 이르도록 목숨을 간직할 것이다." 라고 말씀하셨는데,

이 말씀이 바로 "내맡김의 삶(영성)" 을 잘 설명해 주는 말씀인 것이다.

 

 

예수님이 하신 "자기 목숨을 미워하라" 는 말씀은 무슨 뜻인가?

 

신앙을 위해 목숨을 바쳐야 하는 박해시대도 아닌데 

그 말씀은 하느님이 주신 고귀한 생명을 바치라는 말씀이 아닌 것임을 

유치부 어린이도 다 알 것이다.

 

자기의 "목숨" 이란 곧 자기의 "의지" 를 말하는 것이다.

 

자살하는 사람들이 왜 자살하는가?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세상에 살 "의지" 를 잃었기 때문이다.

 

의지란 다른 말로 무엇인가? 순수한 한국어로 "뜻" 이다.

하느님의 의지란 "하느님의 뜻" 이며, 

인간의 의지란 "인간의 뜻" 을 말한다.

 

 

오늘, 예수님의 말씀은 당신을 섬기려면 

이 세상에서부터 "자기(인간)의 뜻" 을 미워하고, 

즉 버리고 하느님의 뜻을 따라야 하며,

그렇게 하는 사람들은 영원히 살 수 있을 것이며 

이 세상에서도 감히,

하느님 아버지로부터 "존중" 까지 받을 수 있다는 뜻인 것이다.

 

한마디로, 

우리도 당신처럼 하느님 아버지께 "내맡기는 삶" 을 살게 되면,

하느님 아버지로부터 존중받는 삶, 

즉 "은총의 삶"을 살 수 있다는 말씀인 것이다.

 

 

오늘 <제1독서> 예레미아서는 하느님께 내맡긴 삶을 사는 사람들이

하느님으로부터 어떠한 존중받는 삶, 은총의 삶을 사는가를 설명해 주고 있다.

 

하느님께 자신의 모든 것을 내맡겨 사는 사람들에게 하느님께서는,

 

첫째로, 그들의 마음에 하느님의 법(사랑)을 새겨주겠고,

둘째로, 그들을 당신의 백성(자녀)으로 삼아주실 것이며,

셋째로, 그들의 과거의 모든 허물과 죄를 다 용서해 주실 것이며,

넷째로, 그들은 누구나 다 하느님을 알 수 있는(사랑할 수 있는)

은총의 삶을 살 수 있게 해 주시겠다는 말씀이다.

 

 

정말, 엄청나게 하느님으로부터 존중받는 삶의 모습이다.

 

오늘 <제2독서> 히브리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예수님께서 죽음을 통하여 하느님 아버지의 뜻에 순종하신 것처럼 

예수님을 따르는 모든 사람도 예수님께 "순종하면" 

구원을 얻을 수 있다는 말씀을 하신다.

 

 

저는 오늘 미사의 성경말씀을 

내맡김의 영성을 잘 설명해 주는 말씀으로 받아들인다.

 

내맡김의 삶은 하느님의 뜻에 대한 "절대적인 순종" 을 요구하는데,

그것을 잘 설명해 주는 말씀이 

바로 내일 "주님 탄생예고 대축일"의 말씀이다.

 

주님 탄생예고 대축일은 원래 내일이 아니라 오늘 3월 25일인데,

오늘이 주님의 날이며 

어떤 훌륭한 인간의 축일도 주님의 날을 대신 할 수 없기에 

내일로 밀리게 된 것이다.

 

 

하느님의 뜻에 내맡기는 삶을 살려면,

성모 마리아처럼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라고 고백하면서 

자신의 모든 것을 하느님께 내어 맡겨드리고,

(하느님이 좋은 말로 하실 때)

하느님의 뜻에 순종, 순순히 따라 살아야 하는 것이다.

 

그렇지 아니하면 평생을, 아니 영원을 (X)고생하며 살게 될 것이다.

 

하느님의 뜻에 순순히 이끌려 드리는 삶이 내맡김의 삶,

그것이 바로 "거룩한 내맡김의 영성" 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