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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9년부터 1899년까지 십 년 동안
루이사는 조그만 독방 모양 커튼을 둘러친 침대에서 나자렛 가정의 삶을 재현하며 살았다.
그러나 1899년에 교회의 생활 안에 두 가지 사건이 일어 났고,
이것이 그녀의 사명이 새로운 국면을 맞는 전조가 되었다.
이 두 사건은 다 교황과 관련된 것이었다.
첫째는 교황 레오 13세가 온 세상을 예수 성심에 봉헌한 일이었고,
둘째는 1899년 그리스도왕 대축일을 기하여
교황청 전례성성에 예수 성심의 전 세계 통치를 위한 청원이 처음으로 제출된 일이었다.
예수님께서는 이 두 가지 일에 비추어
하느님의 구원 계획에 있어서 교황이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를 루이사에게 보여 주셨다.
다음은 그녀가 1899년 11월 1일에 본 환시를 기록한 내용이다.
“그때 내 눈에 기둥 하나가 보였다.
이 기둥의 꼭대기는 하늘에 닿아 있었고,
이를 받치는 토대는 사제와 주교와 추기경과 다른 모든 고위 성직자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가까이서 보니
매우 약한 이들이 있는가 하면 너무 쇠약해서 쓸모가 없는 이들도 있고,
병들어 있거나 지저분한 것으로 뒤덮인 이들도 있었다.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기둥을 떠받치고 있는 이들의 수는 얼마 되지 않았다.
그러므로 이 변변찮은 기둥은 그 토대로부터 올라오는 온갖 충격으로 말미암아
확고하게 서 있지 못한 채 계속 흔들리고 있는 것이었다.
이 기둥 꼭대기에는 교황이 있었다.
교황은 황금 체인과 그의 온 몸에서 발산되는 빛살로 기둥을 지탱하며 수하에 있는 이들을
- 비록 그들 중 일부는 아예 달아나서 더 거리낌 없이 타락하여 진창투성이가 되었지만 -
안전하게 비추어 줄 뿐만 아니라, 온 세상도 감싸며 비추어 주려고 있는 힘을 다하였다.
내가 이 광경을 보고 있었을 때에 미사를 집전하고 있었던 사제가
- 이 사제가 주님이셨다는 확신이 들지는 않는다.
예수 그리스도이신 것 같았지만 확실히 말할 수가 없는 것이다. -
자기 쪽으로 오라고 나를 부르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딸아,교회가 처해 있는 비참한 상황을 보아라.
교회를 떠받쳐야 할 사람들이 기대에 어긋나고 있다.
그들의 일로 교회를 무너뜨리고 공격하며 타락시키고 있다.
유일한 치유책은 내게 그만큼 많은 피를 흘리게 하는 것이다.
썩어가고 있는 진창을 씻어내고 깊은 상처를 치유하기 위함이다.
그리하면 이 사람들이 그 피로 치유되고 굳건해지며 아름답게 되어,
교회를 흔들림 없이 견실하게 유지하는 도구들이 될 수 있다.'
그리고 나서 그 분은 이렇게 덧붙이셨다.
'내가 너를 부른 것은
이다지도 뿌리깊은 악습에 빠져있는 시대에
교회의 기둥을 떠받치는 버팀목으로서 산 제물이 되기를 원하는지 묻기 위함이었다.“
처음에는 나도 역시 그럴 힘이 없을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온몸이 떨렸다,
그런 다음 즉시 ‘주님의 뜻이 이루어지소서 (Fiat!).’ 하면서 나 자신을 봉헌하였다.
그때 수많은 성인과 천사와 연옥 영혼들이 내 주위를 에워싸고 있는 것이 보였는데,
그들은 채찍과 다른 도구들로 나를 괴롭히고 있었다.
우선 겁부터 났지만 나중에는 고통을 받을수록 더 고통 받고 싶은 원의가 일어났다.
고통에서 다디단 과즙 맛이 나는 것이었다…
나중에 나는 기둥의 토대를 이루는 이들이 대거 학살되는 것을 보았다.
너무도 끔찍한 재난이어서 희생되지 않은 사람은 소수에 불과했다.
지나치게 뻔뻔스러워진 원수들이 교황마저 죽이려고 드는 것이었다!
그러나 흘려진 피와 그 짓찢긴 피투성이의 희생자들이
뒤에 남아 있는 이들에게 힘을 주는 수단이 된 듯하였고,
그래서 그들은 기둥이 더 이상 흔들리지 않도록 받칠 수 있게 되었다.
오, 얼마나 다행한 날들인지!
여기에서부터 승리와 평화의 시대가 열리기 시작했고, 땅의 모습이 새로워졌다.
그리하여 이 기둥도 본래의 빛과 광채를 회복하였다.
오, 행복한 시대여, 멀리서 그대에게 축하 인사를 보내나니,
그대가 교회에 크나큰 영광을, 교회의 머리이신 하느님께 크나큰 영예를 드리게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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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레오 13세가 세계를 예수 성심에 봉헌하자,
‘그리스도의 사회 통치를 위한 모임’ 이라는 평신도 사도직 단체가
그리스도 왕 대축일 전례를 위해 첫 청원서를 전례성성에 제출하였다.
또한 회원이 천오백만 명쯤 되는 ‘성심 동맹’ 과 ‘기도 사도직’ 이
그 축일을 위한 운동에 함께 참여하였다.
이는 무엇보다도 특히
하느님 나라의 지상 도래를 인식하며 간청하는 축일이 되게 하기 위한 운동이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 왕국의 도래를 위해 기도하며 희생을 바치도록 영혼들을 부르는 루이사의 저술이
이 은총의 때에 시작되었다는 것은 단순한 우연의 일치가 아니었던 것이다.
루이사 생애의 모든 특별한 은총들과 마찬가지로,
글을 쓰라는 명령도 십자가의 형태로 그녀에게 왔다.
영적 아버지였던 미켈레 데 베네딕티스 신부가 1899년에 세상을 떠났으므로
새 고해 사제 젠나로 디 젠나로 신부를 맞게 되었는데,
젠나로 신부는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그러니까 1899년 2월에,
그녀와 예수님 사이에 일어났던 일을 전부 글로 쓰라는 명령을 내렸던 것이다.
루이사는 그 명령을 듣고 몹시 당황했으나 순명하였다.
“오, 주님, 이 순명이 제게 얼마나 큰 희생을 치르게 하는지 당신께서는 잘 알고 계십니다.
당신과 저 사이에 일어난 일에 대해서 단 한 줄이라도 글을 쓰기보다는
천 번이라도 죽는 편이 나을 정도이니 말입니다...
그 생각만 해도 제 본성은 후들거리며 짓눌려 으깨지고 거의 끝장이 난 듯한 느낌이 됩니다...
오, 저의 정배, 저의 힘이신 예수님, 저는 당신께로 날아오릅니다.
당신 팔 안으로 들어가 저 자신을 내맡긴 채 쉽니다…
당신의 도움 없이는 이리도 막중한 희생으로 순명할 힘이 없을 것입니다…
모든 것이 하느님의 영예와 영광을 위한 것이 되기를 빌며 청하오니,
오 거룩한 정배시여, 오셔서 저를 도와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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