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나라가 오소서

아버지의 나라가 오소서! 루이사 피카레타의 생애와 사명 〔제6장-하느님 뜻 안의 일상 ①〕(p.75-80)

은가루리나 2015. 12. 29. 01:02


제 6


숨은 생활

 


1 (p.75)


 

  1870년대에서 80년대에 걸쳐 이탈리아와 유럽 전역이 사회적 분쟁에 휘말려 있었으므로, 

교황 레오 13세는 성직자들에게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봉사에 헌신할 것을 호소하였다. 

그 무렵 시칠리아 섬의 메시나 시에서 안니발레 디 프란치아 신부가 

가난한 이들과 근로자와 억압받는 이들을 위해 헌신하라는 교황의 부름에 온몸으로 응답하였다. 

나중에 루이사의 생애와 사명 전파에 주된 역할을 하게 된 이 젊은 사제는 

70년대와 80 년대에

 “사람이 짐승처럼 비참하게 살고 있는, 세상에서 버림 받은 구역” 인 메시나의 빈민굴에서, 

가난한 이들 중에서도 가장 가난한 이들에게 봉사하는 일에 힘을 쏟았다. 


  이 성 안니발레는 자신의 양 떼에게 종교 교육을 시키며 성사들을 집전해 주고, 

그 위에 음식과 옷과 약품도 주었다. 

또 고아들과 버림받은 미혼 여성들을 위한 집을 열었고, 

가난한 이들을 돌볼 자매들의 수도 공동체도 창설하였다. 

80년대 말기에는 지역 주교의 지원으로 메시나의 빈민굴에 희망의 센터를 지었는데 

이 건물안에 직업학교들과 고아원들과 성당들이 있었다. 

1887년 콜레라가 메시나를 휩쓸어 수백 명의 고아를 내자, 

성 안니발레는 그들 모두에게 고아원들의 문을 열어 주면서 

“너희는 하느님의 자녀들이다.” 하고 말하였다.

“너희 아버지의 집에는 언제나 모든 사람이 있을 자리가 있다.” 

이어서 안니발레 신부는 1897년 형제들의 첫 수도 공동체를 창설하였다. 

이 수도회의 목적은 거룩한 사제들을 위해 기도하는 것과 그의 고아원들을 돌보는 것이었다.



2 (p.76)



  선과 악의 세력이 이탈리아와 온 세상을 두고 서로 싸우고 있었을 무렵, 

거룩하신 삼위일체 하느님께서는 루이사 피카레타의 영혼 안에서 평화로운 하늘을 발견하셨다. 

루이사는 세상의 죄를 속죄하는 산 제물로서 

예수님과 함께 자기 자신을 끊임없이 바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는 여러 번 루이사를 몸에서 끌어내어 예루살렘 성지로 데려가곤 하셨고, 

여기에서 그녀로 하여금 

채찍질과 가시관 고통과 십자가를 지신 고통과 십자가에 못 박히신 고통에 동참하게 하셨다. 

루이사는 하느님의 뜻 안에서 예수님과 함께 시공을 가로질러 날아다니면서 

온 세상의 죄를 보고 전구하며 고통을 받았던 것이다.


  하루는 여느 때와 같은 상태로 있는 그녀에게 예수님께서 나타나시어 이르셨다.


   “ ‘딸아, 나는 더 이상 이 세상을 참을 수 없다. 네가 모든 이를 위해서 나를 위로해 다오. 

나로 하여금 너의 심장 안에서 고동치게 하여라. 

그러면 내가 모든 이의 심장 박동을 너의 심장을 통해 느끼기에, 

죄가 내게 직접 이르지 않고 네 심장을 통해 간접적으로 오게 된다. 

그러지 않고서는 내 정의가 일찍이 일어 난 적 없는 모든 징벌을 쏟아낼 것이다.’


  그분은 그렇게 말씀하시면서 당신 심장을 나의 심장과 일치 시키시어, 

나로 하여금 그 박동을 느끼게 하셨다. 

하지만 내가 느낀 것을 어떻게 다 말할 수 있으랴? 

죄들이 화살처럼 그분의 심장에 상처를 내고 있었고, 

내가 이를 나눔에 따라 예수님은 위로를 얻으셨다. 

그때 나는 나 자신이 그분과 온전히 하나가 되는 것을 느꼈는데, 

그분의 지성과 손과 발과 나머지 모든 것이 내 안에 있는 것 같았으니, 

피조물의 감각 기관 하나하나가 여기에 끼치는 모든 모욕을 그분과 함께 다 받을 수 있었다. 

어떻게 그런 일이 있어나고 있었는지 아무도 말할 수 없겠지만 말이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을 덧붙이셨다.

 

  “내 고난을 함께하는 것이 내게 더할 나위 없는 위로가 된다. 

내 거룩하신 아버지께서 나의 강생 이후 

세상을 가차 없이 대하지 않고 보다 부드럽게 대하신 것도 이 때문이니, 

끊임없이 방패 노릇을 한 내 인성을 통하여 

모욕을 직접 받지 않으시고 간접적으로 받으셨기 때문이다. 

나는 나와 피조물 사이에 이와같은 모양으로 자리할 영혼들을 계속 찾고 있는 중이다. 

그런 이들이 없다면 내가 세상을 잿더미로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1895년 6월에는 예수님께서 루이사에게 

에티오피아에서 자행 되고 있는 대량 학살 광경을 보여 주시면서 

이탈이아 군대가 패주할 것이라고 예언하셨다. 

루이사가 이 예언을 고해 사제에게 알리자, 그는 

군사 장비가 턱없이 부족한 에티오피아 군대가 산업화된 군사력을 갖춘 이탈리아를 패주시키다니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놀랍게도 1896년 3월 1일 아두와 전투에서 에티오피아 군이 이탈리아 군을 격파하였다. 

그러니 아프리카 제국을 세우려고 했던 이탈리아의 꿈은 좌절되었고, 

프리메이슨 단원이었던 수상 크리스피는 사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예수님의 말씀이 완전히 실현된 것을 본 데 베네딕티스 신부는 루이사에게 

“하느님께로부터 나오지 않은 계획이나 지혜나 힘은 아무런 가치가 없는 것인가 보오.” 

하고 말하였다.


  루이사는 국제적인 분쟁 장소에서 즉시 자기 지역의 현장으 로 시선을 돌리기도 하였다. 

예수님께서 그녀의 영혼을 끌어내시어, 

가까이서 총에 맞은 사람이 있는 곳으로 데려가신 것이다. 

이 희생자는 죽어 가고 있었고, 지옥으로 떨어질 판이었다.


  “그런데 총소리가 나는 곳에 예수님과 함께 있었을 때에 

그분께서는 나를 더 가까이로 끌어당기시면서 내 귀에 대고 이렇게 속삭이셨다. 

‘내 신부야, 이 영혼의 구원을 위하여 너 자신을 희생 제물로 바쳐, 

그가 범한 중죄들 때문에 마땅히 받아야 할 고통을 대신 받지 않겠느냐?”


  이에 나는 ‘예수님. 그가 받아야 할 모든 고통올 기꺼이 떠안겠습니다. 

하지만, 당신께서 그의 영혼을 구원하시고 육신 생명도 되돌려 주겠다고 약속하신다면 

그렇게 하겠습니다.’ 하고 말씀드렸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나를 몸속으로 돌아오게 하였는데, 

끔찍한 고통들을 얼마나 많이 겪었는지 

그러고도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아직도 모를 지경이다.


  그 상태로 한 시간도 더 지났을 때 

예수님께서 고해 사제를 보내셔서 명령에 의하여 나흫 회복시키게 하셨다. 

그러나 내가 너무 심한 고통에 시달리고 있었으므로 

고해 사제는 미처 나의 순명을 얻어낼 겨를이 없었다. 

그는 내가 그토록 심한 고통을 겪은 원인이 무엇인지를 물었으므로 

나는 좀 전에 보았던 일을 전부 이야기하였고 그 살인 사건이 일어난 현장도 알려 주었다. 

사제는 내가 지적한 바로 그 곳에서 살인 사건이 일어났음을 확인하였고, 

그 사람은 이미 죽은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나는 사제에게, 

예수님께서 그 사람의 영혼을 구원하 실 뿐만 아니라 살아 있게 해 주겠다고 약속하셨으니 

그럴 리가 없다고 말했다. 

사실, 이 일를 이루기 위하여, 

나는 그의 영혼이 몸을 떠나지 않도록 주님의 은총으로 힘껏 노력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 후 누구나 죽은 줄로 여겼던 그 사람은 소생하여 

조금씩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