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 등급변경▼ 조회 286 추천 0 2016.05.17. 08:09
아버지 나를 당신께 맡기나이다 - C. 카레토 지음
제1부
하느님은 나의 아버지이시다.
이 짤막한 한 귀절은
인간이 바라는
가장 중대한 예언의 선포이며,
인생의 신비에 던져지는
모든 물음의 답변이다.
나의 아버지
별 하나를 만드시는 일 다르고,
아들 하나를 낳으시는 일 다르다.
꽃한 송이 피우시는 마음 다르고,
아들 하나를 얻으시는 마음 다르다.
잠자리 한 마리 빚으시는 솜씨 다르고,
아들 하나를 만드시는 솜씨 다르다.
하느님은 처음에 별똥 하나를 생겨나게 하시듯
나를 만드시고 생명을 불어 넣으셨다.
꽃잎새를 빚으시듯 꼴을 뜨시고 내 모양새를 다듬으셨다.
그 다음 본심을 넣어주시고 사랑을 심어주셨다.
나는 하느님의 창조계에 진화가 있었다고 믿는다.
그래서 내 몸을 빚으시려고 바위에서 재료를 취하셨고,
신경조직을 뽑아내시려 꽃잎의 맥들을 본따셨다는 생각만 해도 흥겹다.
그러나 내게 넣어주실 본심을 생각하셨을 때
그 어른은 당신에게서 모델을 찾으셔야 했다.
성삼위 생명에서 본을 뜨셨다.
그래서 당신의 모습따라, 당신과 비슷하게 나를 만드셨다.
마음이 통하고, 자유가 있고, 영원한 생명이 있게끔 하셨다.
그 모든 일은 자식을 만드시는 솜씨였다.
자식은 아버지의 생명에서 나온 생명이다.
아버지의 자유를 이어받은 자유이다.
아버지의 마음과 통하는 마음이다.
보이는 우주에나 보이지 않는 천상에나 많고도 많은 본(夲)들이 있다.
하지만 그 모든 본들이,
하느님 편에서 본다면 말이다,
단 한 개의 본을 이리 저리 바꿔놓은 것에 불과하다.
나를 아들로 지어내시는 본이 그것이다.
당신의 그 생명을 지녀 영원히 숨쉬는 아들,
당신의 그 자유를 지녀 행복해 하는 아들,
당신처럼 남과 통하는 마음이 있어
사랑할 줄 아는 아들을 지어내신 것이다.
그래서
그 어른의 계획은 끝이 나지 않았고,
그 어른의 일손은 완성되지 않았다.
끝났다면 세상은 종국이 올 것이다.
세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아직 일손이 움직이는 중이다.
“모든 피조물은 하느님의 자녀가 나타나기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모든 피조물이 오늘날까지 다 함께 신음하며 진통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로마8,19.22)는 말씀대로
일이 수월하지가 않은 까닭이다.
끝나기까지 얼마나 간격이 남았는지는
우리 각자에게서 어림잡히는 간격으로 알 수 있다.
우리의 참된 탄생,
보이는 사물들의 좁다란 동굴을 빠져 나가 창조주를 우러러
온전한 정신으로 “아버지!”라고 부르짖을 날이 언제쯤일까?
그날 우리는 아들의 자격으로 그 어른의 집에 발을 들여 놓을 것이다.
벽을 장식하는 한 폭의 그림으로 집에 들여지는 것이 아니라
아들의 자격으로다.
한 그루 화분으로 들여지는 것이 아니라
아들의 자격으로다.
아버지를 몰라보는 집짐승으로 들여지는 것이 아니라
아들의 자격으로다.(...)
거기서 내 탄생이 이루어진다.
아들로 만들어지는 <신의 영역>이 마련된다.
* * *
너희는 내게로 오너라!
나는 아버지이다.
그 누구도 할 수 없을 만큼 너희를 사랑하는 아버지이다!
너희에게는 나처럼 다정하고 한없이 인자한 아버지가 필요하다.
( 아버지의 영광을 위한 삶 16-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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