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가운데 이루어질 하느님 뜻의 나라
천상의 책
사람들로 하여금 질서와 그 본연의 위치와 창조된 목적에로 돌아오게 하시는 부르심
7-12
1906년 4월 26일
만인에 대한 사랑을 지닌 가슴이 있는 곳
1 계속 비참한 상태로 머물러 있노라니
내 침상 주위에 사람들이 있는 것이 느껴졌다.
그들은 내가 세상에 일어나고 있는 징벌들을,
곧 지진과 전쟁 및 내가 잘 모르는 다른 것들을 보기를 원했다.
나로 하여금 주님께 중재하게 하려는 것이었다.
내 눈에 그들은 성인들로 보였지만 확실하지는 않다.
그 사이 복되신 예수님께서 나의 내면에서 나오셔서
그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2 "이 사람을 괴롭히지 말아라.
저 비통한 광경들을 보게 하면서 못살게 굴지 말고
오히려 조용히, 나하고 단둘이 있게 가만두어라."
3 그러자 그들은 가버렸고 나는 근심에 잠긴 채 남아 있었다.
주님께서 내가 보는 것조차 원치 않으실 정도로
심각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게 아닐까 싶어서였다.
4 그 후 나는 나 자신의 몸 바깥에 나가 있었고
한 사제를 보게 되었다.
그는 지난 며칠 동안 계속된 지진에 대해서 입을 열면서
"주님께서 매우 진노하고 계시니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하였다.
5 그래서 나는
"우리가 그 일을 당하지 않을지 누가 알겠습니까?" 하였다.
(이 말에) 사제는 자극을 받은 듯
그의 심장 고동 소리가 내게 들릴 만큼 뚜렷해지면서
내 심장 안에서도 되울리고 있었다.
나는 그가 누구인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무엇인가를 내게 나누어 주고 있음을 느꼈는데,
그런 다음 이렇게 덧붙이는 것이었다.
6 "만인에 대한 사랑을 지닌 가슴이 있는 곳에
어떻게 파괴와 죽음과 같은 심각한 일이 일어날 수 있겠소?
기껏해야, 별로 손실을 끼치지 않는 미진(微震)이나 느껴지겠지요."
7 나는 "만인에 대한 사랑을 지닌 가슴"이란 말을 듣자
무엇에 콱 찔리기나 한 듯이 이런 말을 냅다 쏟아내었는데
어째서 그랬는지 모르겠다.
8 "만인에 대한 사랑을 지닌 가슴이라고 하셨습니까?
그러나 그런 사랑뿐만이 아닙니다.
만인을 대신해서 보속하는 가슴이기도 하고,
만인을 위해서 고통 받고 감사하고 찬미와 흠숭을 드리며
거룩한 법을 존중하는 가슴이기도 합니다.
9 사람이 자기가 사랑하는 분에게
남들이 드려야 할 사랑과 모든 기쁨을 드림으로써
그분이 모든 사람에게서 의당 찾아내셔야 할 모든 선과 기쁨을
자기에게서 찾아내시게 해 드리지 않는다면,
그 사람이 그분을 참으로 사랑하고 있다고 여길 수 없기 때문입니다."
10 그는 나의 이 말을 들으면서 더욱더 감동한 것 같았다.
다가와서 나를 껴안으려고 했는데,
나는 두려운 마음이 들었고,
그런 식으로 말한 것 때문에 얼굴이 달아올랐다.
게다가 내 심장도 그의 심장 고동에 자극되어 마구 뛰고 있었다.
그는 모습이 바뀌어 흡사 우리 주님과 같아졌지만
확실히 말할 수는 없다.
아무튼 내가 미처 저항할 겨를도 없이
그는 나를 꽉 껴안고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11 "내가 아침마다 너에게 가마, 함께 아침밥을 먹자꾸나."
그 순간 나는 내 몸 안에 돌아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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