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책 1권

{천상의 책 1권30장} 고해사제의 명령 때문에 예수님께서 받기를 바라시는 고통을 거부하다 . 결국 예수님께서 몸소 사제에게 이것이 당신 뜻이라는

은가루리나 2016. 3. 12. 16:07





사람들 가운데 이루어질 하느님 뜻의 나라


천상의 책


사람들로 하여금 질서와 그 본연의 위치와 창조된 목적에로 돌아오게 하시는 부르심



1-30



고해사제의 명령 때문에 예수님께서 받기를 바라시는 고통을 거부하다 

결국 예수님께서 몸소 사제에게  이것이 당신 뜻이라는 증거를 주시다




1 따라서, 

산 제물의 상태로 침상에 못박혀 있지 말라는 사제의 명령에 기꺼이 순종하는 한편, 

내가 항상 사랑하는 예수님께서  당신의 고통을 전해 주시려고 나타나셨을 때는 

분께 저항하면서 이렇게 말씀드렸다.


2 “사랑하올, 저의 어지신 예수님, 저의 거절을 나쁘게 생각하지 말아 주십시오. 

제가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당신께서 주시고자 하는 고통을 받지 말라는 것이 신부님의 명령이니 

저로서는 어쩔 수 없습니다.


3 제가 당신 뜻을 따르기를 원하신다면 

신부님에게 빛을 주시어 당신 뜻대로 할 수 있도록 허락하게 해 주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신부님의 분명한 뜻을 따르는 대신, 

당신의 뜻은 절대로 따르지 않겠습니다. 

더욱이, 당신께서  과연 제가 사랑하는 예수님이신지조차 믿지 못하겠습니다.“ 



4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나를 호된 시험에 붙이셨다. 

내 마음을 굽히지 않고 계속 저항하면서 온 밤을 지내게 하셨으니 말이다. 

그분께서는 몇 번이고 왔다갔다하셨는데, 

전혀 예기치 않은 순간에 나타나곤 하셨지만, 

나는 밤새도고한 마음으로 있었고, 

오실 때마다 곧장 이렇게 말씀드리곤 했던 것이다.


5 “제 사랑이시여, 부디 좀 참아 주십시오. 

당신의 고통을 제게 주시려면 신부님의 명령을 가져다 주셔야 합니다. 

그러니 당신 뜻을 따르도록 제 의지를 강박하지 말아 주십시오. 

당신께서는 저를 으스러뜨리실 수도 있고  숫제 없애버리실 수도 있으며, 

당신의 아픔과 비통과 고통을  원하시는 대로 제게 주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제 뜻이 거기에 동의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신부님의 명령 없이는 절대로 굽히지 않을 것입니다.”




6 아침이 될 때까지 그렇게 계속 저항한 나는, 

마침내 이 시험에서는 주님께서 이미 내게 굴복하셨다고 생각했기에 

모든 괴로움에서 완전히 해방된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그렇지가 않았다. 

내가 괴로움에서 벗어났다고 여기고 있었던 한 순간,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나를 당신께로 바싹 끌어당기셨기 때문에 의식을 잃고 말았으니, 

더 이상 저항할 수도 없어졌던 것이다.


7 사실, 나는 그분께 너무나 긴밀히 묶여 있어서 

얼마나 세게 저항하든  그것이 그분에게서 나를 떼어을 수는 결코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게다가, 나는 아무것도 아닌 허무에 불과하지 않는가! 

그러니 더할 수 없이 힘있고 전능하신 그분을 거슬러 투쟁이나 저항을 벌이는 것이야말로 

얼마나 쓸데없는 짓이겠는가!


8 그토록 예수님과 긴밀히 결합되어 있으면서도 그분께 번번이 퇴짜를 놓곤 했으니 

그런 모든 순간이 얼마나 부끄러운지  완전히 한줌의 재로 사그라지는 느낌이었고, 

그래서 얼굴을 붉히며 이렇게 말씀드렸던 것이다. 

“거룩한 정배시여, 당신께 수많이 저항한 것을 용서해 주십시오. 

그렇게 하라는 명령을 받지 않았더라면 그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9 예수님께서는 매우 상냥하게 말씀하셨다. 

“사랑하는 딸아, 그래서 내 마음이 상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말아라. 

고해사제가 그런 명령을 내렸다고 해서 나를 모욕한 것도 아니다. 

섬세한 양심으로 자신의 직무를 수행하는 사람은 

악과 마찬가지로 선을 다룰 때에도 

윤리적인 책임을 다하기 위하여  갖가지 방법을 써서 시험해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즉, 안심하고 언제나 내게 의탁하며 지내어라. 

내게로 오너라. 오늘은 설날이다. 

오너라, 새해 선물을 주마.” (과연 그날은 새해 첫날이었다.)






10 그런 후 

예수님께서는 바싹 다가오셔서 나를 덥석 껴안으시고 내 입술에 당신 입술을 대시더니 

더없이 달콤한, 밀크보다도 달콤한 어떤 액체를 흘려 넣어 주셨다. 

그리고 

몇 번이나 자애로운 입맞춤을 주신 다음  당신 가슴에서 반지를 하나 꺼내시고 말씀하셨다.


11 “이 반지를 잘 보아라. 

내가 맹세코 너와 혼인할 터인즉, 그 혼인을 위하여 준비한 반지이다. 

지금 나의 명령은  네가 계속 산 제물의 상태로 살라는 것이다. 

그리고  네가 끊임없이 이 고통스러운 상태로 사는 것이 나의 뜻이라는 것을 

고해사제에게 알려라.


12 너에게 말하고 있는 것이 바로 나라는 것을 확증하는 표는, 

고해사제가  내 뜻대로  

네게 산 제물의 신분으로 살 것을 순명의 이름으로 지시한다면, 

현재 승부를 가릴 수 없도록 교착 상태에 빠져 있는 

이탈리아와 아프리카 사이의 전쟁이  더 이상 계속되지 않으리라는 것이다. 

네가 그렇게 되면,  나는 전쟁을 종식시킬 뿐더러 

그 양자가  빠른 시일 내에 평화 협상에 임하도록 할 것이니 말이다.“




13 예수님께서는 이 말씀을 마치고 사라지셨는데, 

나는 골수까지 파고드는 심한 고통을  마치 겉옷처럼 두른 모습으로 남아 있게 되었다. 

어찌나 아픈지,  죽음을 방불케 하는 그 상태에서 

고해사제의 개없이는 도저히 의식을 회복할 수 없을 지경이었다. 

이를 본 가족들은 사제를 모셔 오려고 사람을 보냈지만, 

나는 그 극심한 고통의 와중에서도 문득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신부님께서 금지하셨는데 

이처럼 더 큰 고통 상태에 들어가 있는 나를 보시면 어떻게 말씀하실까?’

하지만 나로선 어쩔 수 없었던 일이 아닌가? 

분명한 것은 내 힘으로는 원상태로 돌아올 수 없다는 점이었다.


14 예수님께서 내 안에 흘려 넣어주신 밀크 같은 음료가 

그분께 대한 매우 강렬한 사랑불러일으켰으므로 

그 사랑과 고통 때문에 피가 말라 죽을 듯한 느낌이었다. 

더군다나 이 음료는 아주 달고 배부른 느낌을 주었으므로, 

사제가 내 정신을 깨어나게 한 후  가족들이 가져온 음식을 좀 먹게 하자,

아무래도 위장이 받아 줄 것 같지 않았다.


15 그러므로  거룩한 순명으로 하라는 명령을  받고 난 후에야 음식을 삼키긴 했지만

곧바로 토하지 않을 수 없었고,

그 바람에 예수님께서 넣어 주신 그 달콤한 음료도 섞여 나오고 말았던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토하고 났을 때 내  마음속에서 예수님의 음성이 들렸다. 

거의 농담하시는 투로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이었다. 

“내가 먹여 준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나 보구나? 

그것만으론 공복을 채울 수 없더란 말이지?” 


16 나는 부끄러움으로 얼굴이 확 달아오르는 것을 느끼면서,

“오 좋으신 예수님, 저더러 어떻게 하라는 말씀이십니까? 

순명 때문에 다른 음식을 먹지 않을 수 없었는데, 

토하는 바람에  당신께서 주신 음료도 같이 나오고 말았으니…… 

참 달고 맛있는 것이었는데……” 

하고 중얼거렸다.


17  이 일이 있은 후 고해사제는 내게 아무것도 묻지 않았고  다만, 

“잠시 짬이 나는 대로 다시 오겠소.” 하는 말만 남기고 나가버렸다.




18 나는 하느님과 나 사이의 일을 사제가 간섭하는 것에 대해 개의치 않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그것이 불만스럽기도 했던 터라, 

그로 하여금 내게 아무것도 묻지 않게 해 주신 예수님곧장 감사를 드렸다. 

그러나 그날은 아직, 

다음날 사제가 다시 왔을 때 일이 어떻게 돌아갈지를 몰랐던 것이다.  

그는 여느 때와 달리 잔뜩 찌푸린 얼굴로, 아무것도 묻지 않은 채, 

다짜고짜 화를 벌컥 내면서  나를 순종할 줄 모르는 자라고 불렀으니 말이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여 말하는 것이었다.


19 “의식을 잃고 죽음의 상태에 떨어지곤 하는 그 발작 증세는 

실제로 순전히 질병으로 볼 일이지  초자연적인 현상으로 여길 일이 아니오. 

그것이 하느님께로부터 오는 것이라면 

그대로 하여금 그렇게 불순종에 떨어지게 하실 턱이 없소. 

하느님께서는 순종이라는 아름다운 덕행을 아주 높게 평가하시므로, 

어떤 일도 순종을 빼놓고 이루시는 법이 없으니 말이오. 

그러니 이제부터는 고해사제를 부를 것이 아니라 의사들을 부르시오. 

그들 나름의 지식으로신경성 발작으로부터 풀려나도록 돌보아 줄 것이오.”




20 이 꾸중을 듣고 난 다음  

나는 그 동안 일어났던 일과  주님께서 사제에게 말하라고 하셨던 내용을  

공손한 태도로 피력하였다. 

그러자 사제는 마음을 바꾸어, 

내가 예수님의 이름으로 그에게 한 말에 대해서 의심을 품을 수는 없다고 확언하였다. 

이탈리아와 아프리카 사이의 전쟁이 

승부를 가릴 수 없는 막다른 교착 상태에 빠져 있는 것이  틀림없는 사이기문이었다.


21 그러므로 그는, 

“그대의 말대로라면   양자의 평화 협상 대해서도 

그대가 산 제물이 됨으로써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것인데, 

그거야 두고 보면 알 일이오. 

단, 이것이 하느님께로부터 온 것이라면 내가 문제삼을 수 없는 일이지만, 

혹시 다른 데서 온 것이라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 뿐이오…” 하고 덧붙였다.




22 이 말을 마치고 

그는  어지신 내 예수님께서 분명히 드러내신 뜻을 따르라고 명령하였고,

한 번 더 이렇게 말하였다. 

“이제 이 전쟁이 끝날 것인지, 

전쟁 당사자들간의 평화가 지체 없이 회복될 것인지 두고 봅시다.”


23 그로부터 넉 달이 지난 후, 

그는 신문을 통하여 

위에서 말한 협상이 예수님께서 예고하신 대로 이루어졌음을 알게 되었고, 

내게로 와서 이렇게 말하였다. 

“막다른 교착 상태에 빠져 있었던 전쟁이 

이탈리아나 아프리카나 양쪽 다 아무 피해 입지 않고 종결되었고, 

평화 협상도 완전히 끝났다오.”



24 사전에 예고되고 그대로 실현된 이 사건으로 말미암아 

고해사제는 하느님의 개입을 확신하게 되었으므로  나를 평화 속에 지내도록 해 주었다. 

하느님의 뜻에 저항할 때는 결코 누릴 수 없는 평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