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신부님 글

가장 거룩한 "몸기도(새로운 하루의 첫 성호경)"

은가루리나 2016. 3. 14. 22:40


2010.03.14.



성경에서 살펴보면,

"얼굴을 땅에 대고" 라는 말이 무려 69번이나 나오고,

"땅에 얼굴을 박은 채" 라는 말이 4번이 나온다.


"얼굴을 땅에 대거나 박는다" 는 표현은

한없이 높고 위대하신 하느님 앞에 나설 때나 기도할 때,

아니면 높은 왕 앞에 나설 때 취하는 자세를 말하는 것이다.


사람을 만날 때마다 사람의 신분에 따라 대하는 자세가 달라지는 것이다.

웃 어른을 만날 때의 자세와 아랫 사람을 만날 때의 자세가 다르고

친한 친구를 만날 때의 자세가 달라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본당 신부님을 만나게 될 때와 교황님을 만나게 될 때의 자세는

그 마음의 자세부터 엄청나게 달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하느님을 만나고 그분께 기도할 때 우리의 자세는 어떠해야 하는가?

요즘 시대에도 비교적 연세가 드신 분 중에서 부모님께 아침 문안 인사로

큰절을 올리시는 분이 가끔 계시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저는 과거 26년전, 군종신부 훈련 기간 중 같은 내무반의 저의 바로 옆자리를 썼던

"홍은혜 목사님" 의 기억이 저의 눈에 아직도 생생하다.


3개월의 긴 훈련으로 지친 몸이었지만 

잠자리에 들 때도, 아침에 일어날 때에도

늘 팬티 바람으로 무릎을 꿇고 엎드려 얼굴을 메트리스에 처박고 늘 거르지 않는 

제 옆 자리의 홍목사님의 기도는 한결같았었다.

(맘 속으로는 그렇게 하지 못하는 신부인 저의 모습이 부끄러웠다)


훈련기간이라 어쩔 수 없이 잠옷없이 팬티바람으로 기도해야  했지만,

그래서 웃음거리도 됐지만,

그때, 어리나이 26살 목사님의 그 기도 모습이  지금 너무도 경건하게 내게 다가온다. 



이 카페의 "기도문" 메뉴를 클릭하면,  "새로운 하루의 첫 성호경" 기도가 있다.

새로운 하루를 시작함에 있어서 

나의 첫 행위를 방 바닥에 머리를 처박고 바치는 "몸기도" 이다.

"이불 속에서 바치는 기도" 로 첫 순간을 하느님께 봉헌해드렸다면,

바로 이어서  나의 첫 행위를 하느님께 봉헌해드리는 "몸기도"인 것이다.


"몸기도(새로운 하루의 첫 성호경)" 는 어떤 기도보다 더 거룩한 기도이다.

우리는 불교의 절과 같은 기도법이 없지만,

성경을 근거로 볼 때, 

이 기도는 가장 오랜 거룩한 기도의 자세인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려 기도하는 아주 훌륭한 기도라 생각한다.



하루를 시작하는 첫 시간에 

자신의 창조주이신 하느님 앞에

무릎을 꿇어 몸을 굽혀 머리(얼굴)를 바닥에 처박는 행위로,

당신은 저의 주인이시며, 

저의 모든 경험과 지식은 당신의 지혜에 비해 이 방바닥보다 낮고 낮은 것임을 인정해드리는 

"새로운 하루의 첫 성호경" 

참으로 하느님 앞에 거룩한 기도가 될 것이다.




한 번 시도해 보시면 그 기도의 참맛을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어느 정도 하시다보면 습관이 되어 일상적 기도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어느듯 하느님께 내맡기시게 될 것입니다.  



"그러자 온 백성이 서둘러 다 함께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려 

전능하시고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이신 그들의 주님께 경배를 드렸다." (집회 5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