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가운데 이루어질 하느님 뜻의 나라
천상의 책
사람들로 하여금 질서와 그 본연의 위치와 창조된 목적에로 돌아오게 하시는 부르심
12-7
1917년 5월 2일
조금씩 서서히 죽는 죽음.
1 늘 같은 상태로 있으면서
다정하신 예수님께 그분의 부재에 대해 혼자 한숨 섞인 하소연을 늘어놓고 있었다.
2 "제 사랑이시여,
당신의 부재가 이토록 많은 희생을 치르게 할 줄을
누가 짐작이나 할 수 있었겠습니까?
저는 조금씩 서서히 죽어 가고 있음을 느낍니다.
저의 모든 행위가 저마다 제가 느끼는 죽음입니다.
생명을 찾아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죽어 가면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은 한결 더 혹독한 죽음입니다.
한결 더 혹독한, 두 배의 죽음입니다."
3 그러자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갑자기 번쩍 나타나시더니 이렇게 말씀하셨다.
4 "딸아, 무슨 일 속에서든지 용기를 내어 꿋꿋이 대처하여라.
너는 나를 닮고 싶지 않으냐?
말하자면 나 역시 조금씩 죽어 가고 있었다.
5 사람들이 그들의 발걸음으로 나를 모욕하면 내 발이 찢어지는 것을 느꼈으니,
지독한 아픔과 함께 사지가 뒤틀리는 경련이 일어났고
이로 인해 죽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렇게 죽어 가고 있음을 느끼면서도 정작 죽지는 않았다.
6 또 그들이 자기네 일을 가지고 나를 모욕하면 나는 내 손에 죽음을 느꼈다.
지독한 죽음의 고통을 느끼며 정신을 잃고 까무러칠 것 같았다.
하지만 아버지의 뜻이 나를 지탱해 주셔서 죽어 가면서도 정작 죽지는 않았다.
7 그리고 사람들의 사악한 목소리들,
가공할 신성모독의 소리들이 내 음성 안에 되울리면
나는 숨을 쉴 수 없는 질식 상태가 되었고
말문이 막혔으며 독약을 들이킨 듯 하였다.
내 음성 안에서 그렇게 죽음을 느끼곤 했지만 그래도 정작 죽지는 않았다.
8 하물며 괴롭힘을 당하고 있었던 내 심장은 어떠했겠느냐?
심장이 고동침에 따라
그 고동 속에서 악한 생명들을, 이를 찢고 내게서 달아나는 영혼들을 느꼈다.
내 심장은 그래서 계속 갈기갈기 찢어지고 있었다.
9 이처럼 죽음의 고통을 겪으며
각 사람과 각각의 죄 속에서 나는 끊임없이 죽어가고 있었지만,
사랑이,
하느님의 뜻이,
나를 살아가지 않을 수 없게 하였다.
10 네가 조금씩 서서히 죽어 가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네가 나와 함께 있는것,
곧 나의 저 죽음들 속에 함께 있는 것이 나의 바람인 것이다.
어떠냐, 기쁘지 않으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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