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책 1권

{천상의 책 1권37장} 신비적 혼인을 위한 마지막 준비

은가루리나 2016. 3. 28. 01:56




사람들 가운데 이루어질 하느님 뜻의 나라


천상의 책


사람들로 하여금 질서와 그 본연의 위치와 창조된 목적에로 돌아오게 하시는 부르심



1-37



신비적 혼인을 위한 마지막 준비




1 이제, (내 영혼이 몸을 벗어나기 시작하는) 시점을 돌이켜 생각해보면, 

예수님께서 

희생 제사사랑의 성사에 화답하지 않는  배은망덕한 많은 사람들로 인한 쓰디쓴 고통에 

분명히 나를 참여시키셨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분께서 항상 부어 주시는 은총의 빛 덕분에 

나는 더욱더 그분과 하나가 되고 싶은 거룩한 열망으로  세차게 타오르곤 하였다. 


게다가, 예수님께서도 전에 하셨던  감미로운 약속을 자주 다시 해 주셨으니, 

이는  되도록 빨리 예식을 올리고 싶어하신  나와의 신비적인 혼인에 관한 것이었다. 


이런 일들로 하여 마음이 달아오른 나는  그분께 이렇게 간청하곤 하였다.


2 "오, 지극히 사랑하는 정배시여, 부디 서둘러 주십시오! 

당신과의 친밀한 일치를 더 이상 지연시키지 말아 주십시오. 

드센 열망의 불길이 저를 삼켜버릴 것만 같습니다. 

굳건한 사랑의 계약이 당신과 저를 묶어, 

단 한 순간도 우리를 갈라놓는 자가 없도록 하십시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이 신비적인 혼인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열망의 불을  내게 붙여 주시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이었다. 


"지상적(地上的)인 것은 무엇이든지 제거되어야 한다

무엇이든지! 

네 마음뿐 아니라 네 몸에서도 없애버려야 한다. 

너는 잘 깨닫지 못하고 있지만, 

지상적인 것은  아주 사소한 그림자만 있어도 해롭고, 내 사랑에 방해가 된다."




4 예수님의 이 말씀을 듣고  나는 대담하게 즉시 말씀드렸다. 


"주님, 당신 마음에 온전히 들기 위해서는 

아직도 제거해야 할  무엇이 제게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그것이 무엇인지 말씀해 주시지 않으시렵니까? 

당신께서 원하시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할 태세가 되어 있는지 아닌지, 

잘 아시지 않습니까?"



5 내가 이 말을 하는 동안 예수님께로부터 한 줄기 광선의 비추임을 받았는데, 

이를 통하여 

내가 손가락에 끼고 있는 금반지-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의 모습이 새겨져 있는 반지-를 

지적하신 말씀이었음을 깨닫게 되었고, 

그래서 곧바로 이렇게 말씀드렸다. 


"오 거룩한 신랑이시여, 원하신다면 당장이라도 이 반지를 빼겠습니다."



6 그러자 그분께서는, 

"내가 더 귀하고  더 아름다운 반지를 주마. 

이 반지에는 나의 모습이 더 생생하게 새겨져 있어서

볼 때마다  네 마음에 새로운 사랑의 화살이 박힐 것이다. 

그러니 네가 끼고 있는 그 반지는 더 이상 필요가 없는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7 나는 어떤 애착도 느끼지 않았기에  아주 기쁜 마음으로 재빨리 반지를 뺀 후, 

"거룩하신 정배시여, 이제 원는 대로 했으니 말씀해 주십시오. 

당신께서 저와 이루고자 하시는 

영구적이고 불가해소적인 결합을 방해하는  무엇이 달리 또 있습니까?" 

하고 그분께 여쭈어 보았다.



* * *



8 그리하여, 감미로운 위로와  적지 않은 고통이 섞인 가운데 

정성을 기울이며 준비한 오랜 기다림 끝에  마침내 대망의 날이 왔으니, 

바로  내 영혼이 사랑하는 신랑이신 예수님과의 신비스러운 혼인날이었다. 


내가 기억하기로, 

그것은 예수님께서 나를 반영구적으로 침상에 붙들어 매신 후부터, 

며칠만 더 있으면  만 일 년이 될 무렵이었고,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순결을 기념하는 날이었다.



9 예수님께서는 

그 전날 밤에 무척 기뻐하시는 모습으로  특별한 애정을 보이시며 내게 나타나셨다. 


그리고 전보다 더 친밀하게 말씀을 건네시면서 

내 심장을 손에 드시고  꼼꼼히 살펴보시며  

마치 먼지를 털어 내는 듯한 동작을 하시더니  원래 자리에 도로 집어 넣으셨다. 


그리고는 반짝이는 금실로 짠 듯한 바탕에  다양한 색상의 레이스가 달린 

기가 막히게 아름다운 겉옷 한 벌을 꺼내어  내게 입혀 주셨고, 

두 개의 값진 보석을  귀걸이처럼 귀에 걸어 주셨으며, 

목과 팔에도  황금 목걸이값비싼 보석 팔찌로 단장해 주신 다음, 

진귀한 빛으로 밝게 빛나는 보석이 총총 박힌, 

어마어마한 값어치를 지닌 관을 머리에 씌워 주셨다.



10 그때 

그 모든 것에서 발산되는 빛들이 서로 얼마나 조화로운 음향을 내는 것

나는 이것이 하느님의 아름다움과  능력과  선성과  사랑과  엄위를, 

그리고 내 정배 예수님의 인성이 지닌 모든 덕행을 표현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깨달을 수 있었다…….


11 그러니, 그 끝없는 위로의 바다 위를 떠다니는 동안 내가 깨닫게 된 바를, 

대관절 누가 설명할 수 있겠는가? 

아무래도 불가능한 일이니 그냥 지나가면서, 

예수님게 관을 씌워 주시며 하시던 이 말씀이나 전하겠다.


"예쁜 신부야, 

네가 아무것도 부족함이 없는 합당한 신부가 되도록  이 관을 씌워 준다. 

우리의 혼인 예식이 끝나면 돌려 다오. 

네가 죽은 후에  천국에서 다시 씌워 주마."



12 끝으로, 

예수님께서 베일을 씌워 주셨는데,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가려지는 것이었다. 


이와 같이 그분께서는 나로 하여금 나 자신에 대해서, 

또 이 하찮은 인간에게  당신께서 손수 입혀 주신 귀한 의상들에 대해서, 

그리고 우리의 신비적인 혼인 전야에 

나를 단장해 주시려고 달아 주신  각각의 장신구와 관련된 의미들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게 하셨다.


13 나 자신을 바라보면서,

이처럼 엄청나게 호사로운 입장에 있었던 적은  내 평생 단 한 번도 없었고 

그래야 할 필요도 전혀 없었다는 것, 

따라서  이는 하느님을 자기의 연인으로 여기는 피조물에게 

하느님께서만 주실 수 있는  무겁도록 풍성한 선물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었다.




14 오, 그 결과  내 심령은 얼마나 기이한 괴로움을 겪었는

나라는 인간에게 숭고한 역사(役事)로 작용하신 예수님 덕분에 

내가 이토록 드높여졌다는 느낌이 드는 대신, 

이와는 정반대의 현상이 일어났으니 

바로 나 자신의 허무에 대한 사무치는 절감이었던 것이다.


15 이와 같이 자신의 허무를 아주 깊이 실감하게 되면서 

내가 나 자신의 존재 바깥에 나와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죽는다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구나  싶어지기도 하였다. 


이 허무에 잠긴 상태에서 

사랑하올 예수님께 의지하면서  내게 새로운 자비를 베푸시도록 기도했는데, 

그것은 

내가 심한 혼란에 빠져 있어서, 

하느님의 사랑받는 여들 중에서도  가장 천한 여종인 나를 

극히 귀한 보석들로 치장해 주신 분이  바로 하느님이라사실을 

도저히 믿을 수 없기 때문이었다.


16 하느님께서, 

손짓만 하셔도 창조된 만물이 거기에 복종하는 하느님께서, 

이 여종인 신부를 단장하는 일을 하시다니, 

생각도 할 일일 뿐더러 

그런 의상과 보석이 도무지 어울리지도 않았던 것이다. 

그러니 그분의 자비로 나를 용서해 주시기를 간절히 청할 수밖에 없었다.




17 그리고, 

모든 의상이나 보석들이 지니는 각각의 의미에 대해서는  그냥 지나가기로 한다. 

그로부터 오랜 시간이 지난 터라  일일이 기억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베일에 대해서만 말해 보면, 

예수님께서 내 머리끝에서부터 발끝까지 가려 주신 이 베일을 

마귀들이 몹시 무서워했다는 점이다.


18 그들은 예수님께서 내게 해 주시는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었는데, 

베일로 나를 감싸시는 것을 보자마자  너무나 큰 공포심에 떨어진 나머지 

내 가까이에 올 엄두를 못 내게 되었을 뿐 아니라, 

배짱이나 무모한 성급함 잃어버렸기 때문에 

겁에 질려  걸음아 날 살려라 하며 도망을 치기도 하였다. 

그리하여  다시는 나를 괴롭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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