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책 1권

{천상의 책 1권40장} 천국의 천사들과 성인들의 영광에 대하여

은가루리나 2016. 3. 31. 17:54





사람들 가운데 이루어질 하느님 뜻의 나라


천상의 책


사람들로 하여금 질서와 그 본연의 위치와 창조된 목적에로 돌아오게 하시는 부르심



1-40



천국의 천사들과 성인들의 영광에 대하여




1 그런데,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나와의 신비스러운 혼인식을 올리시고 

새로운 생활 수칙들을 일러주신 그날로부터, 

내게 넘치도록 아낌없이 부어 주신 다정다감한 사랑에 대해서 

내가 어떻게 제대로 서술할 수 있겠는가?




2 그분께서는 참으로 자주 내 영혼을 천국으로 데리고 가셔서 

복된 영들이 엄위로우신 하느님 대전에 영광과 감사를 드리며 

끊임없이 부르는 찬미가를 듣게 해 주셨다! 

그래서 나는 

하느님 안에서  여러 합창단의 천사들과  다양한 지위의 성인들을 보았는데, 

그들은 모두 하느님의 신성에 잠겨 있었고, 

하느님께서는  

말하자면  그 모두를 당신 신성으로 흡수하시어  당신 안에 하나 되게 하시는 것 같았다.


3 하느님의 옥좌 주위를 둘러보니, 

태양보다 훨씬 더 은, 굉장히 반짝이는들이 많이 보이는 것 같았고, 

이는 

하느님 성삼위께서 공동으로 지니고 계신  무한한 본질 고유의 모든 속성과 능력들을 

놀랍도록 나타내 보이며 알려주는 것이었다. 


이 외에도 내가 깨달은 바는, 복된 영들은 

(때로는 전체로, 때로는 하나하나 계속적으로) 그 모든 빛들의 비추임을 받으면서 

한편으로는  이 빛 안에서 또 이 빛에 의해  기뻐서 어쩔 줄 모른다는 것, 

그럼에도 그들은 결코 하느님에 대한 완전한 이해에는 이르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피조물인 인간의 정신으로는  

홀로 창조되지 않고 불가해한 존재인 하느님을, 하느님의 엄위와  무한성과  거룩함을, 

영원무궁세에 이르도록 결코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4 그런데 내가 보고 이해한 바에 의하면, 

천사들복된 이들은 

그 빛의 비추임을 받아서  하느님의 능력들을 나누어 받게 되었다는 것이다. 

우리가 대낮의 햇빛 속에 있으면 

그 빛살에 휩싸일 뿐 아니라  열도 받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천국의 천사성인들도  

영원한 태양이신 하느님 대전에서  그 영원한 빛에 휩싸여 하느님을 닮게 되는 것이다.


5 그러나 여기에는 차이가 있다. 

하느님 안에 내재하는 모든 것은 

원래부터 본성상 그분의 것이니  본질적으로 무한한 것이지만, 

천사들 복된 이들이 지니고 있는 모든 것은 

그들의 능력에 따라 (하느님의 은총에) 참여함으로써 얻게 된  유한한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창조되지 않은 무한하고 영원한 태양이신 하느님께서는

당신 자신을 조금도 잃지 않으시면서 전적으로 내주시지만, 

피조물인 인간은  전체에서 일부분만을 받는 것이다. 

그래서 

인간이 닮게 되는 영원한 태양은, 그 인간 안에서 크기가 아주 작아진 태양인 것이다.




6 그러나 내가 방금 쓴 것을 보니, 아무래도 너무 터무니없는 말같이 여겨진다. 

저 복된 천상에서는 알아들은 것을  

우리네 한정된 언어로는  도저히 표현할 수가 없는 것이다. 

말하자면, 이해한 것에 대한 관념 내지 생각은 있는데, 

그것을 사실대로 전할 수 있는  어휘나 표현력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영혼이 잠시라도 몸을 벗어나서 저 복된 나라로 옮겨졌다가, 

정말 감옥이라고 할 수 있는  제 몸 속으로 돌아오고 나면, 

하늘 나라에서 보고 이해한 일체를 말로 표현할 수는 없으나 

그가 알게 된것에 대한 인상만은  머리속에 고스란히 박혀 있다고 말할 수 있겠다.


7 영혼이 (거의 아무런 행위를 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느님께서  그를 천상 고향으로 데려가셔서

알려 주시고자 하신 것에 대한 인상은  받아 가지고 왔기 때문에, 

그는 마치 굉장한 연극 공연을 방금 보고 나서 

서투른 종알거림으로라도 그 감상을 표현하지 못하는 아기와도 같은 것이다. 

깊이 감명을 받은 것들에 대해서 할 말이 매우 많건만,

결국 한마디도 못한 채  얼굴을 붉히면서 완전히 입을 다물고 마는 아기 말이다.

나 역시 글로 적으라는 명령을 받지 않았다면, 분명히 입을 다물고 말았을 터이다. 

왜냐하면, 

아무래도 터무니없는 말로 표현하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8 그래도 이야기를 계속해보면, 

나는 종종 그 복된 고향에서

내 사랑하는 예수님과 함께  천사들과 성인들의 합창단 사이를 이리저리 거닐곤 하였다. 

그들은 한 덩어리가 되어 갓 혼인한 우리를 에워싸고 호위하면서 

혼인 계약을 맺은 우리의 기쁨에 참여하였다. 

그것은 마치 우리의 기쁨을 함께하기 위하여  그들 자신의 기쁨은 제쳐놓은 것 같았다.


9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성인들에게 나를 가리켜 보이면서, 

"이 영혼은 내 은총에 응답한 덕분에, 내 사랑의 승리와 기적이 된 영혼이다." 하고 말씀하셨고. 

그 다음  천사들에게는, 

"보아라. 이 영혼에 대한 나의 사랑이 모든 것을 이겼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런 후 예수님은 나를 영광스러운 자리에 앉게 하셨는데, 

그것은 그분께서 미리 나를 거기에 합당한 자가 되도록 해 주신 자리였다.


10 그리고 그분은 내게 말씀하셨다. 

"이것이, 아무도 앗아갈 수 없는 네 영광의 자리이다."  

그때 나는  이제 다시는 지상에 돌아가지 않겠구나 하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이를 거의 확신하고 있었을 때에, 예수님께서 한 번 손짓하시자, 

순식간에 나는 다시 이 몸 속에 갇히고 말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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