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책 1권

{천상의 책 1권42장} 번번이 천상을 떠나 지상에 있는 자신의 몸속으로 돌아오다

은가루리나 2016. 4. 3. 00:26





사람들 가운데 이루어질 하느님 뜻의 나라


천상의 책


사람들로 하여금 질서와 그 본연의 위치와 창조된 목적에로 돌아오게 하시는 부르심



1-42



번번이 천상을 떠나 지상에 있는 자신의 몸속으로 돌아오다




1 잘 모르는 이들을 위해서 말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사람들과 더불어 농담을 잘하신다. 

내게도 여러 번 그렇게 하셨는데, 예를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2 내가 복된 고향을 그리워하고 있었을 때에, 

예수님께서 급히 오셔서 이렇게 물으신 적이 있다.

"나와 함께 지금 가겠느냐?"

"어디 말씀이십니까?"

"천국이다."

"정말이십니까?"

"아무렴! 서둘러라. 늑장부리지 말고!"

"좋습니다. 정말이라면 함께 가겠습니다. 하지만, 당신께서 또 저를 속이실 까봐……."

"아니, 아니, 정말이다. 가자. 너를 데리고 가고 싶다."


3 예수님께서는 이 말씀으로 내 영혼을 당신께로 끌어당기셨고, 

그러자 영혼이 한 순간에 몸을 벗어나는 것이 느껴졌다. 

그래서 나는 그분을 따라 하늘로 날아갔다. 

오, 그때  내 영혼은 얼마나 큰 기쁨을 느꼈는지! 

이제는  영원히 지상을 떠나고 있다고 생각했으니, 

예수님께 대한 사랑으로 고통을 견디며 지낸 내 인생이  마치 꿈만 같았다. 


하늘의 가장 높은 곳에 이르자  

복된 이들의 감미로운 노래가 이미 귓가에 울려오고 있었다.

4그래서 나는 그 복된 곳으로 바로 인도해 달라고 졸랐는데, 

예수님은 서서히 속력을 늦추면서 시간을 끌기 시작하시는 것이었다. 

이를 보면서  그분과 함께 과연 천상 고향으로 들어가고 있는 것인지, 

마음속에 불현듯 의심이 솟았다. 

그래서 "이번에도 예수님께서 내게 농담을 하신 것이 아닐까?" 싶어져서, 

이를 확인하려고  몇 번 이렇게 여쭈었던 것이다.

"사랑하올 예수님, 빨리 가십시다. 어인 연유로 속력을 늦추십니까?"



5 그러자 그분은, 

"보아라, 바야흐로 멸망하려고 하는 저 죄인을! 

다시 지상으로 내려가자. 

가서 저 영혼을 참회의 길로 이끌자.  어쩌면 회개할지도 모른다. 

그에게 자비를 베푸시도록  내 영원하신 아버지께 같이 기도하자. 

너는 그가 구원되기를 바라겠지? 

그러니 지상에 좀더 머물러 있어라. 

나로 하여금 많은 피값을 치르게 한 영혼 구원을 위해서라면, 

너는 어떤 고통도 받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느냐?"


6 예수님의 이 말씀에, 나는 나 자신을, 

그리고 하늘을 날아다니고 있다는 사실과  복된 이들의 찬미가 소리를 들었던 일을 다 잊은 채, 

그분께 이렇게 대답하였다. 

"예, 그렇습니다. 

주님께서 저 영혼을 구해 주시기만 한다면 

무슨 고통이든지  원하시는 대로  다 받을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7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순식간에 나를 그 죄인 곁으로 데려가 주셨다. 

그리하여 우리는 그를 회개시키려고 갖은 방법을 다 써 보았고, 

이 회개의 은총에 굴복하도록 하려고  

그의 정신이 납득할 만한 언변으로  구원받아야 할 이유를 제시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불행히도 우리의 바람은 헛되이 끝나고 말았으니, 

예수님께서는 매우 슬퍼하시면서 내게 말씀하셨다.


8 "내 신부야, 이 사람이 받아 마땅한 고통을  네가 대신 떠안지 않겠느냐? 

이 고통을 받기 위하여  네가 네 몸 속으로 다시 들어가면, 

하느님의 의노가 풀릴 수 있고, 

그러면 내가 그에게 자비를 베풀 수 있다. 

네가 이미 보았듯이, 그는 우리의 말이나 설득에 조금도 동요되지 않았다. 

이제 우리에게 남은 방법은  그가 받을 고통을 대신 받는 것뿐이다. 

이것이야말로  하느님 정의가 받은 모욕을 보상하고 

죄인으로 하여금  회개의 은총에 굴복하게 하는 가장 힘있는 수단이다."



9 예수님의 이 말씀과  이에 대한 나의 동의로써, 

나는 다시 몸속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그런데 내가 몸과 접촉하는 순간에 겪었던 고통은  도저히 말로 다할 수 없는 것이었다. 

다만, 이렇게 말하는 것으로 그치겠다. 

즉, 몸은 마치 더 이상 영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듯이  뻣뻣하게 뻗어 있는데다가 

모든 부위가 팽팽하게 부어 있었고, 

눌려 부러지고  쇠진하여  생명이 없는 느낌이었고, 

혼을 밖으로 내보내려고 하나  그렇게 하지도 못하는 것 같았다. 

그러니 그때 내가 겪은 것에 대해서는  홀로 예수님만이 증인이시니, 

그분만이  나의 영육이 견딘 그 혹독한 고통을 이야기해 주실 수 있을 터이다.


10 그렇지만, 하느님께서는 찬미 받으소서! 

고통의 며칠이 지났을 때에, 

예수님께서 이미 회개하여 영혼의 구원을 얻게 된 그 죄인을 내게 보여 주시면서 

"나만큼 너도 기쁘겠지?" 하고 물으셨던 것이다. 

나의 대답은 물론 "예, 그렇습니다……." 였다.




11 어쨌든, 예수님은 이와 같은 농담을 얼마나 자주 하셨는지 모른다! 

어떨 때는 나를 천국으로 데려가신 지 얼마 안되어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이다

"내 신부야, 너는 고해사제로부터 나와 함께 갈 허락을 받는 것을 잊었다. 

이제 그 명령을 받기 위해서  네 몸속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


12 그래서 나는 이렇게 여쭈었다. 

"제 영혼이 몸속에 있는 한, 

신부님의 지도를 받으며  그 명령에 순종해야 할 의무가 분명히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당신과 함께 있으니 

오직 제 정배이신  당신께만 순종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신은 참으로  모든 고해사제들 가운데서 가장 높은 사제이시기 때문입니다."


13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차분한 음성으로, 

"아니다, 아니다, 내 신부야. 네 고해사제에게 순종하기 바란다." 하고 대답하셨다.



14 예수님은 이와 같이, 

어떤 때는 이런 구실로 다른 때는 저런 구실로 

번번이 나를 다시 몸속으로 들어게 하시는 것이었다.


15 하지만, 예수님의 이런 농담들이 

내게는 매우 쓰라린 고통을 안겨 주었기 때문에  일종의 원한이랄까 

아무튼 무례한 감정에 사로잡히기도 하였다. 

그래서인지  그분께서는 이전만큼 자주 그렇게 하시지는 않았다.


16 이와 같은 상태로  나는 침상에 갇혀 줄곧 고통을 받으며 지냈는데, 

이 끊임없는 순교의 고통이 

어떤 때는  내 정배이신 예수님과 함께 천국에 가고 싶은 갈망으로, 

어떤 때는  지상에서 언제나 그분과 함께 있고 싶은 열망으로, 

또 어떤 때는 

내 영혼이 가련한 몸속으로 돌아올 때의 괴로움으로  번갈아들고 있는 것이었다.






1권42장 번번히천상을떠나몸속으로돌아오다.avi


1권42장 번번히천상을떠나몸속으로돌아오다.avi
7.21M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