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무화_천상의책{1권 43,1-9 (1)}
사람들 가운데 이루어질 하느님 뜻의 나라
천상의 책
사람들로 하여금 질서와 그 본연의 위치와 창조된 목적에로 돌아오게 하시는 부르심
1-43
예수님께서 신비적 혼인을 천상에서 새로이 할 준비를 시키시려고
향주삼덕에 관하여 말씀하시다
" '믿음'은 영혼을 비추는 빛이다."
1 그렇게 삼 년이라는 기간이 지난 후의 어느 날 아침,
마침내 예수님께서 내게 친절하게 알려 주신 사실이 있으니,
그것은 지상에서 맺으신 나와의 혼인을
성부와 성령의 승인하에
모든 천상 주민들 앞에서 새로이 하기를 원하신다는 것이었다.
그런즉 이 특별한 은총에 대해 잘 준비하라고 일러주셨으므로,
나로서는 힘 닿는 데까지 모든 것을 행하여 철저히 준비하려고 노력하였다.
2 그러나 실상 나는
선의 그림자에 불과한 것을 행하기에도 너무나 보잘것없고 합당하지 않은 인간이기에,
지고하신 창조주께서 친히 개입하셔서 내 영혼을 거룩하게 정화시켜 주시기를
간절히 청하였다.
그렇게 하지 않고서는 내가 해야 할 바를 도저히 할 수 없었을 것이다.
3 내가 이 은총을 받게 된 것은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탄생 축일 전야였는데,
이 일이 이루어진 경위는 다음과 같다.
4 그날 아침, 나의 기도에 대한 응답으로,
언제나 사랑하는 예수님께서 큰 열성을 가지고 오셔서 친히 나를 준비시켜 주셨다.
그리고 무엇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일정한 간격을 두고 왔다갔다하기 시작하셨다.
사실, 서둘러 오셔서 믿음에 대한 말씀을 해 주시고는
즉시 나를 혼자 있게 하시는 것이었다.
5 그분께서 그 말씀을 하시는 동안 믿음의 생명이 내 안에 부어지는 느낌이어서
영혼이,
예수님의 말씀을 듣기 전에는 매우 거칠고 어수선하던 영혼이,
하느님 안으로 사무쳐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완전히 단순해지고 있었다.
이렇듯 단순해진 영혼으로,
하느님의 권능과 거룩함과 선하심 및 다른 속성들을 번갈아 관상하면서
놀라움의 바다에 잠긴 채 이렇게 외쳤던 것이다.
6 "전능하신 하느님,
당신(의 전능) 앞에서 녹아 없어지지 않을 전능이라는 것이 과연 있겠습니까?
하느님의 지고하신 거룩함이여,
얼마나 숭고한 것이건
다른 어떤 거룩함이 당신(의 거룩함) 앞에 감히 나타날 수 있겠습니까?"
7 그런 다음 나의 비참 속으로 내려가서,
바람에 휩쓸려 사라지는 안개의 그림자와도 같은 나의 허무와
세속적인 사물들의 허무를 보았고,
나라는 존재야말로
아주 하찮은 벌레가 조금만 힘을 써도 죽여 없앨 수 있는
먼지 묻은 미생물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그런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되자,
지극히 엄위로우신 하느님 대전에 다시는 감히 나설 엄두가 나지 않았다.
8 하지만, 그분의 무한한 선하심이 자석처럼 나를 잡아당기셨으므로
그 선하심에 잠긴 채 영혼의 환호가 터지는 것이었다.
"오, 나를 당신께로 잡아당기시는 하느님 안에는
얼마나 한없는 거룩함과 권능과 자비가 깃들어 있는지!
마찬가지로, 얼마나 한없는 선하심이 있는지!"
9 내가 이 말을 하는 것은,
그 거룩함이 하느님을 완전히 에워싸고,
그 권능이 그분을 온통 떠받치며,
그 자비가 그분의 전적인 동인(動因)이고,
그 선하심이 그분의 안팎과 주위를 완전히 활기차게 하면서
권능과 자비를 키우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분의 이 속성들을 개별적으로 하나하나 생각하면서 알게 된 것은
그 각각이 동일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것,
그럼에도
인간의 정신이 그 전체를 이해하거나 헤아리는 따위의 일은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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