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한 번 말해 봤소

< 그냥 한 번 말해 봤소 12 > moowee(아픈 이에게)|

은가루리나 2016. 8. 13. 22:18


moowee     2010.07.06. 09:44


moowee 등급변경▼ 조회 278 추천 0 2010.07.06. 09:44



모기가 저를 한 식구로 받아들여 주었습니다.

 

 

처음에 산으로 들어와서는 얼마나 모기에 물어뜯겼는지 모릅니다.

팔과 다리에 모기 상처로 정말 창피할 정도였습니다.

내 피가 유독 영양가가 많은가?

 

제가 살고 있는 집은 사방이 거의 대나무 숲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대나무 숲에는 모기가 엄청 많은데, 그것도 아주 독한 깔따구(?)라 불리는 모기입니다.

대나무 숲 안에는 약술 항아리가 있어서, 약술을 담글 때나 퍼올 때,

잠깐 사이에도 엄청 모기밥이 되어 나오기가 일쑤였습니다.

 

저도 모르는 사이에 이제는 모기가 잘 물지 않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지난 번 서울 장충단 공원의 숲에서 누룽지, 숭늉 모녀와 데이트를 즐길 때도

모녀는 팔과 다리를 모기에게 보시를 해 주었는데 저는 말짱했습니다.(숭늉! 안그래요?)

 

5년에 가까운 산 속 생활을 하다보니,

이제 모기도 저를 산 속의 한 식구로 받아들인 모양입니다.

모기뿐만 아니라 새들도 저를 무서워 하지 않고 저의 가까이까지 다가옵니다.

 

제가 이 산 속에 들어와 살면서 저를 해하는 경우가 아니면,

가능한한 저로 인해 다른 생명이 다치지 않게 많이 조심해온 것을

그들도 이제는 아는 모양입니다.

 

자연은 거짓이 없습니다.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태초의 모습을 그대로 지니고 있습니다.

그래서 자연 속에는 하느님의 기운이 그대로 살아 있고,

또 그래서 몸과 마음이 상한 사람은 산 속으로 들어와야 하는 것입니다.

 

道를 닦는 사람이 산 속으로 들어가는 것도 다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道 닦는 사람이 바닷가로 갔다는 이야기를 들어 보셨습니까?

바닷가에서 깨우침을 깨쳤다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 보셨습니까?

바닷가는 道를 깨친 사람이 가끔 바람쐬러 가는 곳입니다.

 

모든 것은 다 이유가 있습니다.

그 이유는 한 세대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수천, 수만년에 걸쳐 생겨난 것입니다.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moowee가 빈마음빈자리 되어 지리산으로 들어간 까닭은?

(산과 바다 중에 고민하시는 분을 위하여!)

 

산 속에는 하느님의 수많은 피조물이 생명의 기운을 서로 함께 나누고 있습니다.

생명의 기운을 잃어가는 사람은 산 속으로 들어와서

어머니신 땅의 기운을 바탕으로 그들의 기운에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콘크리이트로 둘러싸인 곳에서,

죄로 얼룩진 사람들의 어두운 기운에 둘러싸인 도심 속에서는

생명의 기운, 하느님의 기운이 어떠하겠습니까?

 

자동차가 고장나면 자동차를 만든 사람들이 수리를 해 주어야 합니다.

사람이 병이나면 사람을 만든 이가 사람을 치유해 주어야 합니다.

병자의 참 치유자는 오직 "하느님"뿐이십니다.

 

저는 산에 들어와 "건강"과 "한 식구"가 되었고,

무엇보다 "하느님"과 "한 식구"가 되었습니다.

 

산을 통해, 자연을 통해 하느님과 "한 식구"가 된 것입니다.

모기가 저를 "한 식구"로 받아들이 듯이,

하느님도 저를 "한 식구"로 받아들여 주신 것입니다. 

 

제가 무슨 기가막힌 방법으로 건강과 "한 식구"가 된 것이 아닙니다.

제가 무슨 기가막힌 방법으로 하느님과 "한 식구"가 된 것이 아닙니다.

 

"감사"를 밥으로 먹고 건강과 "한 식구"가 되었고,

"내맡김"으로 하느님과 "한 식구"가 된 것입니다.

 

과거의 저는 저를 위해 살아왔지만,

이제는 저에게 새 삶을 허락하신 하느님을 위해,

오직 그분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해 살아갑니다.

 

저를 통해 드러나는 모든 영광은 다 하느님의 것이기에

한 톨도 빠짐 없이 몽땅 다시 그분께 돌려드립니다.

그러면 더욱 큰 영광이 저에게서 드러나게 됩니다.

또 그러면, 저는 다시, 또다시, 또다시, 죽을 때까지 다시 돌려 드림으로

아주 큰 영광인 "영원한 생명"이 주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하느님, 당신께서 받으셔야 할 많은 영광을 人間들에게 빼앗기는 이 시대에,

너무나도 부족한 저를 통해 그리고 당신께 내맡긴 모든 영혼을 통해

당신 마음껏 그 영광이 다시 당신께로 돌려지게 하소서!

 

"주님, 저희 식구들을 통하여 당신 마음껏 찬미, 영광 받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