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신부님 강론

신앙의해, 연중 제13주일(2013, 06, 30)| ▣ 주일강론(신앙 포기 선언)

은가루리나 2018. 8. 26. 21:26

moowee 등급변경▼ 조회 229 추천 0 2013.06.28. 21:26



< 신앙의해, 연중 제13주일, 교황주일 > 2013, 06, 30

 

며칠 전, 본당 사무실에 하나의 익명의 우편물이 배달되어 있었다.

우편물 안에는 신구약 합본 성경 한 권과 쪽지 형식의 글이 들어 있었다.

 

내용은 "자신은 동경한인성당에서 세례를 받았던 사람인데

그리고 성경은 참으로 좋은 책같은데 자신의 상황이 그렇지 않으니

자신이 지니고 있는 것보다 여러 사람이 사용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 는

매우 점잖은 표현의 <신앙포기 선언?>의 짧은 글이었다.

 

그 글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언제 세례를 받았었는지 모르겠지만

그 글이 저에게는 다소 신선한(?) 충격으로 와닿았다.

 

과거에 다른 본당에 있을 때 아주 가끔 본당 사무실 앞에 신앙포기 선언의

증표로 성모상이나 십자고상을 남몰래 놓고 가는 경우는 경험했으나

하느님 말씀인 성경을 소포로 반납받기는 처음이었기 때문이었다,,,

 

신앙을 포기한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아마 그 글의 주인공은

남몰래 많은 고민 끝에 그러한 결정을 내렸을 것이라고 여겨진다.

 

뜨거운 6월, 예수성심성월 기도문의 한 귀절이 생각난다.

"주님을 일찌기 알아 모시지 못한 사람도 많고

 주님을 알고도 주님의 계명을 저버리고

 주님을 떠난 사람도 많사오니,,,,,"

 

저는 위의 기도문의 두 번째 문장이 잘못된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주님을 알고도 주님의 계명을 저버리고 주님을 떠난 사람도 많다" 는.

왜? <주님을 알게 되면> 주님을 도저히 떠날 수가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주님을 떠났던 사람들이 다시 돌아오게 되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무엇인지?

"내가 주님을 너무나 몰랐었다." 는 말이다.

 

과거에 어떤 신부가 사제생활에 환멸(?)을 느껴 환속을 했었는데

한참 후 어느날 저를 찾아와 하는 소리도 "내가 하느님을 너무 몰랐었다" 였다.

 

"내가 너무 하느님을 몰랐었다" 라는 말을 다른 말로 하면,

"내가 하느님을 너무 사랑하지 않았었다" 이다.

 

하느님을 진실로 사랑하는 사람은 하느님을 떠나갈 수 없다.

하느님을 올바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진실로 사람하는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갈 수 없다.

사랑하는 사람을 올바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올바로 알게 되어 오히려 그 사람을 떠나게 되었노라

말하는 사람도 가끔 있는데, 사실은 진실로 사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늘 제2독서에서 바오로 사도가 말씀하신 대로

"내 이웃을 내 자신처럼 사랑"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진실로 사랑한다는 사람보다 내 자신을 너무나 진실로 사랑했기 때문이다.

 

이 번 주일의 일본 가톨릭 신문에 나온 기사를 접하였다.

한문과 일본어를 짜집기 하여 맞추어 보았더니 지난 해 6월에 비해

1년만에 일본 가톨릭 신자가 약 1,500명 감소했다는 내용이었다.

 

일본 전인구의 약 0.7%인 43만 7천명의 신자 중에서 약 0.3%가 감소했다.

앞으로 10년이면 3% 이상 감소한다(?)고 말한다면 잘못인지 몰라도

현재 자꾸자꾸 감소해 나가고 있는 것이 또한 사실이다. 

 

제 기억으로 지난 해 우리 동경대교구에서만 2개의 본당이 문을 닫았다.

제가 알고 있는 소식으로 일본에 선교 나온 어떤 수도회가

일본 선교에 대한 실패를 비공식적으로 인정했다 한다.

 

왜 그럴까, 왜 그럴까, 왜 그럴까???

 

오늘 복음의 사마리아인들처럼 <일본이 주님을 거부해서일까?>

제2독서 끝부분의 말씀처럼 <일본교회가 율법 아래에 놓여 있기 때문일까?>

 

어쨋든, 신자든 수도회든 교구든 성령의 인도를 따르기 위해서는

제1독서의 엘리사처럼 <정말 과감하게> 자신의 가장 소중한 "겨릿소" 까지 잡아

전능하시고 자비하시고 거룩하신 하느님께 제물로 바쳐드려야 된다.

 

자신의 모든 것(겨릿소)을 하느님께 내맡겨(잡아) 드리고,

전적으로 그분께만 위탁해야 한다.

 

그러면, "쟁기를 손에 대고 뒤를 돌아 보지 않게" 된다. 

 그러지 아니하면, <신앙포기 선언>이 끝없이 이어지게 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