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책 6권

{천상의 책 6권37장} 하느님의 생명은 말씀과 고통을 통해 인간에게 드러난다, 그러나 하느님의 생명을 가장 분명하게 드러내는 것은 고통이다

은가루리나 2019. 4. 9. 16:30

 



사람들 가운데 이루어질 하느님 뜻의 나라


천상의 책


사람들로 하여금 질서와 그 본연의 위치와 창조된 목적에로 돌아오게 하시는 부르심



6-37



1904년 4월 29일



하느님의 생명은 말씀과 업적과 고통을 통해 인간에게 드러난다

그러나 하느님의 생명을 가장 분명하게 드러내는 것은 고통이다




1 평소와 같은 상태로 있었으나 세 명의 동정녀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그들은 강제로 나를 십자가에 못박으려고 했다. 

나는 복되신 예수님을 아직 뵙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려 

그들의 말을 듣지 않으려고 했다. 

그렇게 반항하는 나를 설득하려고 그들은 이렇게 말했다. 



2 "지극히 사랑하는 자매여, 

우리 정배께서 여기 계시지 않는 것에는 마음쓰지 말고, 

저희가 자매를 못박도록 허락해 주세요. 

그러면 주님께서 고통의 힘에 끌려서 오실 테니까요. 


저희는 하늘에서 왔답니다. 

바야흐로 유럽에 매우 심각한 재난이 닥치려고 하는 것을 보았으므로 

자매로 하여금 고통을 받게 하여 그것을 완화하려는 것입니다."



3 그러고 나서 그들은 내 손과 발에 목을 박기 시작했는데, 

얼마나 지독하게 아픈지 죽을 것만 같았다. 

내가 그렇게 고통받고 있는 동안 복되신 예수님께서 오시어, 

엄한 눈길로 나를 보시면서 호통을 치셨다.



4 "누가 너더러 이 고통을 받으라고 명하더냐? 

도대체 너는 내게 무슨 소용이 있는 사람이냐? 


내가 원하는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없게 하면서 

줄곧 내 정의의 발목이나 잡고 있지 않느냐?"



5 나는 마음속으로 

"나더러 어떻게 하라시는 걸까? 

나는 이를 원치 않았는데 그들이 나를 끌어들이지 않았는가? 

그런데도 그분은 내게 분통을 터뜨리시다니!"

하고 중얼거렸다. 


하지만 고통이 너무 심해서 입을 열 수가 없었다.



6 그런데 저 동정녀들은 우리 주님의 엄함을 보자 

못을 뽑았다가 다시 박곤 하면서 내게 훨씬 더 큰 고통을 주었다. 


그런 다음 나를 그분 가까이로 데려가서 내 고통을 보여 드렸다. 

그분은 내가 고통을 받을수록 그만큼 더 진정되시는 것 같았다. 


그들은 

주님께서 내 고통으로 더욱 진정되시고 

거의 감동을 받으신 듯 온화한 표정이 되시자, 

그분과 단둘이 있도록 나를 남겨 두고 떠나갔다. 


그러자 그분께서 내게 도움을 주시며 떠받쳐 주셨다. 

그리고 내가 고통받는 것을 보시면서 

격려해 주시려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7 "내 딸아, 

내 생명은 말과 업적과 고통으로 사람들에게 드러난다.  

그러나 이를 가장 분명하게 드러내는 것은 고통이다."




8 그 사이 고해사제가 오셔서 순명으로 (깨어나라고) 나를 부르셨다. 


그러나 한편은 고통 때문에 

또 한편은 주님께서 아직 나를 떠나지 않으셨기 때문에 

나는 순명할 수 없었고, 

그래서 탄식하듯이 예수님께 이렇게 여쭈었다.


"주님, 신부님이 이 시간에 오시다니 어찌 된 일입니까? 

무엇 때문에 바로 지금 와야 했습니까?"



9 그러자 그분은 

"딸아, 그가 잠시 우리와 함께 있게 하여라. 

그리고 나의 은총도 나누어 받게 하여라. 


사람이 계속해서 어떤 집에 자주 드나들면 

그 집안의 슬픔과 기쁨, 가난과 풍요를 함께 나누기 마련이다


이 사제도 그렇다. 

그는 네가 나의 부재로 말미암아 괴로워 죽을 지경일 때에 

함께 있어 주지 않았느냐? 


그러니 이제 나의 현존에 참여할 수도 있는 거다." 하셨다.




10 그리고 

그에게 이렇게 말씀하시면서 거룩한 굳셈을 주시는 것 같았다. 


"영혼 안에 있는 하느님의 생명은 희망인즉, 

네가 희망하면 할수록 

네 안에 하느님의 생명을 더욱 많이 지니게 된다. 


그런데 하느님의 생명은 

능력과 지혜와 굳셈과 사랑 등을 내포하고 있으므로 

영혼은 그러한 신적 덕목과 같은 수의 강물이 

자신에게 흘러드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리하여 하느님의 생명이 네 안에서 계속 성장하는 것이다. 


그러나 네가 희망을 가지지 않는다면 

- 영적인 것과 영적인 것을 통해서 육적인 것 속에서도 - 

하느님의 생명이 완전히 꺼질 정도로 점차 소실(燒失)되고 만다. 


그러니 희망하여라. 언제든지 희망을 가져라."




11 그 뒤 나는 가까스로 영성체를 할 수 있었는데, 

나중에 보니 나 자신의 몸 바깥에 나가 있었다. 


그리고 길들이지 않은 사나운 말의 모습을 한 세 명의 남자를 보았다. 

그들은 미친 듯 길길이 뛰면서 

온 유럽에 분통을 떠뜨려 대량 학살을 자행하고 있었다. 

마치 그물을 치듯 맹렬한 전쟁의 덫에 

유럽 대부분이 걸려들게 하려는 것 같았다. 


그 악마의 화신들을 보고 모든 이가 벌벌 떨었고, 

상당수는 그들에게 죽임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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