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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부터 루이사는 예수님 부재의 고통을 체험으로 알기 시작했고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부재와 현존을 갈마들게 하시면서
그녀가 이제껏 겪었던 것보다 더 무서운 시련에 대비하게 하셨다.
하루는 그분께서 마귀들이 그녀와 싸움을 벌이도록 허락할 작정이라고 말씀하셨다.
“네 영혼을 깨끗이 정화하여
내 사랑을 방해할 수 있는 지극히 작은 결점까지도 없애 주겠다… .
내가 너를 시험에 붙일 터이니 그 시험은 매우 격렬한 투쟁이 될 것이다.
하지만 너는 아무 것도 두려워할 것 없다.
내가 너의 팔이 되고 힘이 되어 주겠다.
너와 함께, 너를 위하여 내가 싸울 터인즉, 너는 아무 손상도 입지 않을 것이다…
네 원수들이 어두운 곳에 숨어서 더할 수 없 이 흉포한 싸움을 벌이려고 하고 있다.
나는 그들에게 갖가지 방식으로 너를 공격하고 괴롭히며 유혹할 자유를 주겠다.
그리하여… 네가 그 싸움에서 해방되면...
전투에 이긴 왕과도 같이 승리의 왕관과 훈장과 공훈으로 장식 된채
많은 재물을 가지고 영광스럽게 돌아올 것이다.
마귀들은 밤낮으로 네게 휴식을 주지 않을 터이니,
내가 너를 아주 괴로운 시험에 붙여
피 비린내 나는 맹렬한 전투에 임하게 하고 있음이 사실이지만,
그렇더라도 너는 그 싸움 전체에 걸쳐서 항상 나의 이 당부를 명심하여라.
즉, 내 이름으로 싸움을 시작하고...
또한 이 이름으로 네 가장 힘든 시련의 끝막음을 해야 한다.
이는 너를 나와 완전히 닮게 하려는 내 ‘뜻’ 안에서,
네가 승리를 확신하며 시작하여 계속 싸우다가 끝마쳐야 할 시련이다.
이루 형언할 수 없는 큰 어려움을 겪지 않고서는 나릍 닮을 방법이 달리 없기 때문이지만,
이 어려움을 치르고 나면 큰 상금을 받게 될 것이다.”
이 말씀과 더불어
예수님은 격분한 악마가 일으키는 불 폭풍 속으로 루이사를 던져 넣으셨다.
루이사는 유아기에 벌써 악령들의 등쌀에 시달렸거니와,
열대여섯 살이 되었던 그 무렵에는 지옥의 세력들과 맞서야 했던 것이다.
“그러자 내 마음속에는 이루 형용할 수 없는 변화가 일어났다…
사랑하올 내 예수님에 대한 사랑이,
좀 전까지만 해도 아주 강렬하게 느껴지던 그 사랑이,
이글거리는 증오로 바뀌었으니 말이다.
이는 내게 말로 다할 수 없는 고통을 일으켰다.
참으로 다정하게 나를 대해 주셨던 주님을 이제 와서
마치 더없이 잔혹한 원수이기나 한 듯 증오하며 모독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자,
영혼이 갈기갈기 미어지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분의 모습마저 증오심이 북받쳐 올라 볼 수가 없었고,
거룩한 묵주를 손에 들거나 입을 맞출 수도 없었다…
때때로 악마는
주님께서 내게 베풀어주신 모든 은총들을 내 사상이 만들어낸 것으로 눈앞에 펼쳐 보였고,
그러니 더 안락하고 자유로운 생활을 하라고 부추겼다.
또 어떤 때는 그 은총들을 참된 것으로 제시하면서 나를 비난하기도 하였다.
'예수님께서 너를 얼마나 사랑하셨는지 보이느냐?
그러나 이제, 네가 그분의 은총들에 응답한 보답으로 어떻게 하셨는지도 보아라.
네가 보다시피, 그분은 너를 우리의 손에 넘겨주셨다.
지금 너는 우리의 것이다. 완전히 우리의 소유이다. 너는 끝장이 났다는 말이다.
우리의 노리개와 같이 되고 말았으니,
그분께서 너를 다시 사랑하시리라는 희망은 조금도 없다.’
사탄의 이 흉측한 말을 듣고
나는 주님께 대한 형언할 수 없는 분노와
구원을 얻을 수 없으리라는 극도의 절망감에 짓눌렸다.
이 상태가 때로는 너무 악화되어
손에 들고 있었던 상본을 갈가리 찢어버릴 정도로
드센 격분과 절망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그러나 그렇게 하면서도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소리 내어 울었고
거의 동시에 그 찢어진 상본 조각들을 주워 몇 번이나 거듭 거듭 입 맞추곤 하였다....
마귀들은 내가 그들이 바라는 대로 생각하고 행동라는 것을 보고
즐거워 날뛰며 나를 비웃는 것이었다.
귀가 멍멍하게 시끄럽게 야단법석을 떨면서
‘네가 얼마나 우리 것이 되었는지 보이겠지?
이제 남은 일은 너를 지옥으로 끌고 가는 것뿐이다.
몸이든 영혼이든 몽땅 말이지. 그것도 당장 해치우고 말겠다! ’ 하는 것이었다.”
악령들은 나날이 그녀의 몸과 마음을 괴롭혔다.
마구 두들겨 패는가 하면, 무엇인지 모를 것으로 팔다리를 쿡쿡 찔러대고,
숨이 막히도록 목을 조이기도 하였다.
잠이라도 자려고 하면 침대 덮개건 베개건 마구 잡아당기고,
기도하고 있으면 옷을 잡아 당기거나 기대고 있는 의자를 홱 밀쳐 버리고,
우물 가까이에 있으면 그 속으로 뛰어들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하였다.
그러는 동안 줄곧 하느님의 자비를 거스르는 끔찍한 죄를 짓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그녀를 절망의 벼랑 끝까지 몰아대곤 하였다.
“주님께서 악령들과의 투쟁을 겪게 하시지 않은 사람은 누구나,
여기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시련들을,
곧 불행히도 내가 겪어 온 시련들을 틀림없이 믿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내 말을 믿고 그 시련이 어떻게 끝났는지 알기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이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성체 안에 계신 주 예수님을 받아 모신 어느 날,
그분께서는 내게 악령들을 퇴치하는 법을 가르쳐 주셨다.
그것은 악령들을 하찮은 벌레이기나 한 듯 무시하면서
무슨 말을 하든지 전연 귀를 기울이지 않음으로써
그들로 하여금 나를 유혹할 의욕조차 잃어버리게 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도 특히 예수님의 지극히 거룩한 상처 속에 나 자신을 집어넣고
그분의 정신에 나의 정신을 일치시키면서
기도와 묵상을 통하여 마음을 온전히 하느님 안에 집중하는 것이다...
실제로 이와 같이 예수님께서 가르쳐 주신 대로 실천하기 시작하자,
며칠 만에 모든 공포가 사라졌을 만큼
내 안에 큰 힘과 용기가 흘러 들어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악령들이 시끄럽게 난동을 부리면 나는 그들을 멸시하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나는 천국이나 지옥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오로지 내 좋으신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과
그분께서 다른 사람들에게서도 사랑 받으시게 하는 것만이 내 관심사일 따름이다…
천국이나 지옥은 그분의 손에 맡길 뿐이다.
지극히 선하신 주님께서 내게 가장 좋은 것을 주셔서
언제나 더욱 큰 영광을 드릴 수 있도록 하실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따라서,
그들이 공세를 취할 때면 겸손하게 자신을 낮추어,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모든 고통을…
세상 사람들이 끊임없이 저지르는 모든 죄에 대한 보상과 사랑의 행위로 봉헌하였다…
마침내 그들은 아무것도 얻을 희망이 없음을 깨달았고…
내가 생각하지도 않은 때에 다시 맹렬한 공격을 개시할 목적으로 긴 휴전기에 접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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