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나라가 오소서

아버지의 나라가 오소서! 루이사 피카레타의 생애와 사명 〔제3장-산 제물이 된 영혼 ②〕(p.43-45)

은가루리나 2015. 12. 27. 01:16


3 (p.43)


  루이사는 열일곱 살 때부터 이와 같이 고통을 받았으니 활동 영역이 갈수록 제한되고 있었다. 

열여덟 살이 되었을 때 ‘도미니코 제3회’ 에 입회하여 마리아 막달레나라는 이름을 받았고,

비록 영적인 성격을 띤 모임이라고 하더라도 

이것이 그녀가 집이라는 범위 밖의 어떤 회에 가입한 최종적인 것이었다.

결국 그녀는 고통으로 말미암아 침상에서만 지내게 되었다. 

자주 의식을 잃었으며, 입과 턱이 너무 세게 악물려 있어서 아무것도 먹을 수 없었고, 

가족이 억지로 물 몇 방울을 삼키게 하면 단박 토하곤 하였다. 

스물두 살 때에는 18일간 반신불수가 되어 양팔도 입도 움직이지 못한 적이 있었다. 

몇 방울의 약물 이외에는 아무것도 먹지 못했지만 그 약물마저 이내 토하고 말았던 것이다. 

18일이 지나도 상태가 호전되지 않자 부모는 사제를 집에 모셔오게 하였다.

 


  “고해 사제는 거의 돌덩이처럼 굳어 있는 나를 보고 십자성호를 그으면서 

그 죽음의 수면 상태에서 깨어나라고 내게 명령 했다. 

그리고 마비된 신경이 제대로 움직이도록 나를 도와주었다. 

내가 충분히 의식을 회복했을 때에 그 사제는

 ‘말해 주시오. 대관절 어찌 된 일이오? ’ 하고 물었다.

나는 모든 일을 감춘 채 다만 이렇게 대답하였다.

 ‘신부님, 이건 아무래도 악마가 한 짓임에 틀림없습니다. ’ 

그러자 고해 사제는 더 이상 묻지 않고 주저 없이 내게 말하는 것이었다. 

‘악마의 소행은 아니니 두려워 하지 마시오.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사제는 하느님의 이름으로 그대에게서 악마를 쫓아낼 것이오. ’ 

그런 다음 그는 내 팔을 정상적으로 움직이게 하고 입도 정상적으로 열 수 있게 하여 

약간의 식사를 할 수 있게 해 주었다. ”

 


  이 일이 있은 후 얼마 동안 루이사는 건강을 회복하여 

다시 몸을 움직이며 성당에도 계속 나갈 수 있었다. 

영성체를 하고 나면 예수님께서 당신의 고통을 나눌 시간을 알려 주셨고, 

그것이 끝날 무렵에는 스스로 털고 일어날 수 있는 힘을 주셨다. 

그러나 아직 스물두 살이었던 어느 날 그녀는 다시 마비 상태가 되었다. 

몸이 돌덩어리처럼 딱딱해졌으므로 왜소한 체격임에도 아무도 들 수 없을 만큼 무거워졌다. 

이 시체 같은 상태로, 그러나 의식은 남아 있는 상태로 혹심한 고통을 겪었던 것이다.

 

  루이사의 부모는

화석같이 굳어버린 딸을 보면서 미어지는 가슴으로 사제를 부르러 다녔으나 

거절을 당하곤 하였다. 

마침내, 그렇게 죽음 고통을 겪은 지 11일째 되는 날, 

어릴 때의 고해 사제였던 미켈레 데 베네딕티스 신부가 찾아와서 

십자성호로 그녀의 의식을 회복시켜 주었다. 

이 체험을 통하여 루이사는 자신의 그 상태를 다스릴 수 있는 것은 성직자의 능력이지 

그의 성덕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이 깨달음이 위안이 되지는 않았다. 

오히려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느낌이었다. 

왜냐 하면 그 마비 상태에서 풀려나기 위해 사제들에게 의지해야 한다면 

결국은 자신의 내적 삶에 대해 털어놓아야 하리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