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난의시간들5

천상의 책 14권 1장 이리저리 떠돌며 거절당하는 사랑의 오열

은가루리나 2021. 8. 12. 17:10

 

사람들 가운데 이루어질 하느님 뜻의 나라

천상의 책

사람들로 하여금 질서와 그 본연의 위치와 창조된 목적에로 돌아오게 하시는 부르심


14-1


1922년 2월 4일


이리저리 떠돌며 거절당하는 사랑의 오열



1 전과 다름없는 일상 속에 있는데,
언제나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숨을 헐떡이며 나타나셨다.
입에서 불처럼 뜨거운 김이 나오고 있었다.

나를 꽉 껴안으시며,
"딸아, 이 불길을 식힐 수 있으면 좋겠다.
나는 사랑을 쏟아 붓고 싶건만 사람들은 내 사랑을 거부한다."
하셨다.


2 "사람을 지어내면서
나는 내 신성 내부로부터 많은 사랑을 쏟아내어,
사랑이 피조물의 으뜸가는 생명 역할을 하게 하였다.

그들이 부요해지고 떠받침을 받으며 굳건해지고,
필요한 것이 있을 때마다 도움을 받게 하기 위함이었다.

3 사람은 그러나 이 사랑을 물리쳤으니,
내 사랑은 사람이 창조된 이래 결코 멈추는 일 없이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있다.

한 사람에게 퇴짜를 받으면 다른 사람에게 가고,
그도 퇴짜를 놓으면 울움을 터뜨리면서 말이다.
무응답이 사랑으로 하여금 목메어 울게 하는 것이다.


4 내 사랑은 그러므로
스스로를 내주려고 이리저리 다니는 동안,
약하거나 가난한 사람을 보면 흐느껴 울며 이렇게 말한다.

'아. 네가 나를 떠돌게 하지 않았다면,
- 네 마음 안에 내가 머물 자리를 마련했다면,
너에게 아쉬운 것이 하나도 없으련마는!

또 다른 사람이 죄 속에 떨어진 것을 보면,
'아, 네가 나를 네 마음 안에 들어오게 했다면,
죄에 떨어지지 않았으련마는!' 하며 울음을 터뜨린다.

5 또한 내 사랑은
더러운 흙투성이가 된 채 격정에 끌려 다니는 사람을 보면
거듭 이렇게 말하면서 통곡한다.

'아, 네가 내 사랑을 지니고 있었더라면,
격정이 네 안에서 활기를 띠는 일도
더러운 흙이 묻는 일도 없을 것이고,
모든 것 속에서 내 사랑으로 넉넉하련마는!'


6 그러니 사랑은 스스로를 내주기 위해서,
크건 작건 인간의 모든 악행 속을 끊임없이 떠돌며 오열한다.

인간의 모든 죄가 내 인성 앞에 몰려왔던 겟세마니의 그 시간에,
그 각각의 죄마다 내 사랑의 오열을 지니고 있었던 것은
그 때문이다.


7 사실 내 수난의 모든 고통에,
그 채찍질과 가시와 상처 하나하나가
내 사랑의 오열을 동반하고 있었다.

사람이 사랑을 가지고 있었다면
어떤 악도 들어올 수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랑 결핍이 모든 악을 만들어 내었고,
바로 내 고통까지도 싹트게 했던 것이다.



8 나는 사람을 창조하면서,
자기 왕국을 행복하게 하려고
엄청난 액수의 돈이 든 금고를 열어 두어,
누구든지 원하는 대로 가져가게 한 임금처럼 행동하였다.

그런데 이 금고는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수의 사람들만 소액을 가지고 갔을 뿐이다.

9 임금은 자기가 베푼 선물을 백성들이 잘 가져가고 있는 지
알고 싶었다.

혹시 돈이 떨어졌으면 더 많은 돈을 내놓으려고
신하들에게 물어 보았는데,
'폐하, 아주 조금밖에 가져가지 않았습니다.'
하는 대답을 들었다.

10 임금은
백성이 자기의 선물을 받아들이지 않을 뿐더러
감사하지도 않는다는 소리를 듣자
여간 참담한 심경이 아니었다.
그러므로 백성들 가운데로 나가 보았다.


11 어떤 이들은 누더기를 걸치고 있었고,
어떤 이들은 몸이 온전하지 않은 장애자들이었고,
어떤 이들은 굶주리고 있었고,
어떤 이들은 추위로 떨고 있었고,
어떤 이들은 집도 없는 떠돌이 신세였다.

이를 본 임금은 비통한 나머지 통곡을 터뜨렸고,
울먹이며 이렇게 말하였다.


12 '아, 이 백성이 내 돈을 가져갔다면,
아무도 누더기를 걸친 모습으로 내게 수치를 안겨 주지 않고
제대로 차려입고 있으련마는!

불구자가 아니라 건장한 모습을 보여 주고,
굶주리고 있거나 굶주림으로 초주검이 된 모습이 아니라
잔뜩 배부른 모습을 보여 주련마는!

이들이 내 돈을 가져갔다면
아무도 집 없이 떠돌지 않고
그럴듯하게 지은 방에 몸담고 있는 모습을 보여 주련마는!'


13 요컨대
임금은 자기 왕국에서 불행한 사람을 볼 때마다
비통해하며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백성이 배은망덕하게도 거부한 그 돈을 두고서도
슬픔에 잠겼다.

14 임금은 그러나 매우 어진 성품이어서
백성의 배은망덕을 아랑곳하지 않고
돈을 도로 거두어들이지 않았다.

금고를 그대로 열어두어,
이 세대가 거부한 것을 다른 세대들이 받아들이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자기 나라를 위하여 베풀었던 선의 영광을
그 때 받으려는 것이었다.


15 나도 그러하다.
내가 일단 쏟아낸 사랑은 도로 거두어들이지 않는다.
그러니 그 사랑이 끊임없이 떠돌 것이고
그 흐느낌도 계속될 것이다.

나의 이 사랑을 마지막 한 닢까지
다 받아가지려는 영혼들을 얻게 될 때까지는 말이다.

그때가 되면
내 통곡소리가 비로소 그칠 것이고,
내가 피조물의 유익을 위하여 쏟아낸 사랑의 지참금도
영광을 받게 될 것이다.


16 한데 너는 아느냐,
내 사랑의 통곡을 그치게 할 그 복된 사람들이 누구인지를?
바로 내 뜻 안에서 살게 될 영혼들이다.

그들은 다른 세대들이 거부한 모든 사랑을 받아가질 것이고,
내 창조 의지의 능력으로~ 그 사랑을 원하는 만큼 증대시킬 것이다.
이를 거부한 사람들의 수만큼 말이다.

17 그때라야 내 오열은 멎고, 기쁨의 눈물로 바뀔 것이다.
그러면 흐뭇해진 사랑이 저 복된 사람들에게,
다른 이들이 원하지 않았던 선물과 행복을 전부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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