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가운데 이루어질 하느님 뜻의 나라
천상의 책
사람들로 하여금 질서와 그 본연의 위치와 창조된 목적에로 돌아오게 하시는 부르심
1-14
예수님과 함께라면 모든 것을 할 수 있고
그분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을 절감하다
1 지금까지 이루어진 모든 것은
주님께서 내게 아낌없이 거저 주신 충만한 은총 덕분이었다는 점을 부정한다면
나는 한낱 사기꾼에 불과할 것이다.
나 자신의 것이라고는 순전한 허무와 악으로 기울어지는 경항뿐이니 말이다.
정말이지 그 모든 은총과 빛이 없었다면
악을 저지르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2 사실, 사랑하올 예수님이 아니셨다면
누가 나를 이 세상의 어리석음으로부터 벗어나게 했겠는가?
누가 성탄 준비 9일기도를 하도록 그토록 강력히 나를 재촉했겠는가?
이 기도를 바치는 동안 예수님의 강생에 대해서 날마다 아홉 가지 묵상을 하면서
신적인 빛과 천상적인 은총들을 많이 받지 않았던가?
3 내 마음 깊은 곳에서 말씀하시는 그분의 음성을 듣기 시작한 것도 그때부터가 아닌가?
이 내적 음성은 오늘날까지도 계속되고 있거니와,
당부하시는 바를 즉시 행동으로 옮기지 않으면 휴식이나 평화를 누릴 수 없지 않았던가?
4 게다가, 그분께서 아주 사랑스러운 아기의 모습으로 나타나신 것은
내 마음을 사로잡으시려고 쓰신 방법이 아니었겠는가?
그분이 아니셨다면 대체 누가 나를 가르치며 바로잡아 주고 나무라며
하찮은 애착들에서 내 마음을 정화하도록 타일러 주었겠는가?
5 누가 진정한 극기와 사랑과 기도의 정신을 내 안에 불어넣어 주었겠는가?
그것으로 말미암아 나는 예수님 수난의 끝없는 바다속에 잠겼고
고통을 감미로운 것으로 받아들였으며,
고통을 겪고 있지 않을 때는 참으로 그것을 그리워하는 은혜도 받지 않았는가?
그 모든 것이 예수님의 은총과 선물 덕분이요, 사실상 바로 그분의 일이 아니었겠는가?
6 그런 예수님께서 나를 놀리시는 듯 당신 모습을 감추고 계신 이제,
내가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그분 없이는 종전까지 느꼈던 구체적이고 감각적인 사랑과
두 시간 내지 세 시간에 걸쳐 감미로운 관상기도에 몰입하게 하던
두드러지게 밝은 빛을 느낄 수가 없다는 점이다.
7 그분을 뵙거나 곁에 계심을 느끼면서 그분과 함께 행하곤 했던 것을
나 혼자서는 그만큼 잘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렇지만 나는 최선을 다하려고 애쓰고 있다.
"네가 내게 충실하면 돌아와서 상을 주겠고 불충실하면 벌을 주겠다." 고 하신
그분의 말씀이 아직도 귀에 쟁쟁하기 때문이다.
8 그러나
"머지않아 너에게 오겠다." 고 약속하신 예수님께서 아직 오시지 않았으므로,
나는 그분 부재의 이 시기를
날마다 거의 항상 쓰라림과 침묵과 기다림 속에서 지내곤 하였다.
그 동안 나의 유일한 위로는
성체성사 안에 의심할 수 없도록 참으로 계신 그분을 모시는 것이었다.
9 그분께서는 특히 이 성사 안에서 나의 거듭되는 간청에 귀를 기울이셨고
나로 하여금 그분 자신의 고동치는 성심을 느끼게 해 주셨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은 나를 이 시험에 두시기 전의 사랑과 다정함보다는
오히려 엄격함이 느껴지는 것이었으며,
말씀 한마디도 주시지 않는 것이었다.
10 마침내,
예수님께서 내게 하라고 하신 모든 것을 되도록 잘 하려고 애쓰는 동안
이 시기가 끝났고,
그분께서 내 마음에 돌아오셨음을 느끼게 되었다.
"내 뜻의 딸아," 하고 나를 부르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신 것이다.
"네가 하고 싶은 말을 모두 해 보아라.
네 마음 안에서 일어난 모든 것,
곧 의심과 두려움과 어려움 따위를 전부 표현해 보라는 말이다.
그렇게 하면 앞으로도 내가 없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가르쳐 주겠다."
11 그래서 나는 사실대로 모든 것을 말씀드렸다.
"보십시오, 주님. 저는 당신 없이는 아무것도 제대로 할 수 없었습니다.
묵상들은 너무 형편없는 것이어서 당신께 봉헌할 용기조차 나지 않았고,
영성체 후에도 당신 사랑에 대해서 이렇다 할 매력을 못 느꼈기 때문에
오래도록 기도 안에 머물러 있고 싶은 마음이 없었습니다.
당신께서 함께 계시지 않으니 언제나 공허감과 그 부재의 슬픔에 시달렸고
급기야는 임종 고통을 겪기도 했습니다.
12 그리고
자신이 혼자 있다는 고통을 느끼지 않으려고 제 본성은 기도를 빨리 끝내도록 재촉하였고,
한편으로는 오래도록 기도하는 것이 시간 낭비로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제가 하기로 되어 있는 그 일들을 계속한 것은,
당신께서 돌아오셔서 저의 불충실에 대해 벌 주실까 봐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13 그래서, 저의 내적 고통은 갈수록 커지고 있었습니다
저의 선이신 예수님 당신께서 끊임없이 모욕을 받고 계시는데도,
저는 당신께서 시키신 보속 행위든지
복된 성사 안에 계신 당신을 찾아뵙는 일이든지
그 어느 것도 잘할 수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14 당신께서 저와 함께 계시지 않았기에,
따라서 어떻게 해아하는지를 가르쳐 주시지 않았기에,
저로서는 그 일들을 잘할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이제 여기에 와 계시니,
제가 마땅히 어떻게 해야 했었는지에 대해서 부디 말씀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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