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책 2권

{천상의 책 2권59장} 애덕은 모든 덕행을 하나로 묶으며 정돈한다. 지상에서 예수님의 어머니가 될 소임을 받다.

은가루리나 2016. 10. 20. 00:47





사람들 가운데 이루어질 하느님 뜻의 나라


천상의 책


사람들로 하여금 질서와 그 본연의 위치와 창조된 목적에로 돌아오게 하시는 부르심



2-59 



1899년 8월 15일



애덕은 모든 덕행을 하나로 묶으며 정돈한다. 

지상에서 예수님의 어머니가 될 소임을 받다.




1 지극히 다정하신 내 예수님께서 

오늘 아침에는 온통 축제의 즐거움에 싸이신 모습으로, 

매우 귀한 꽃송이들을 잔뜩 들고 오셨다. 

그리고 그 꽃들을 가지고  

내 마음 안으로 들어가셔서 처럼 엮어 당신 머리에 쓰시고  

나머지 꽃들은 손에 들고 계셨다. 

꽃꽃으로 즐거운 놀이를 하시는 것이었다.


2 그분께서는 이와 같이 꽃꽃을 가지고  축제의 즐거움에 젖어 계시다가 

큰 이익을 얻으신 듯이  내게로 고개를 돌리며 말씀하셨다. 

"얘야, 나는 오늘 아침  네 마음의 모든 덕행을 정돈시켜 주려고 왔다. 

다른 덕행들은 서로 떨어져 있을 수 있지만, 

애덕은 모든 덕행을 하나로 묶으며 정돈한다. 

이것이 내가 네 안에서 하고자 하는 바이니, 바로 너의 애덕을 정돈하는 것이다."



3 나는 그분께 이렇게 말씀드렸다. 

"저의 오직 하나뿐인 선이신 주님, 

제가 이다지도 악하고 흠과 결점이 가득한데  어떻게 그렇게 하실 수 있겠습니까? 

애덕이 질서라면, 저의 흠과 결점들은 혼란을 초래하는 무질서입니다. 

그러니 제 영혼이 안팎으로 뒤집히지 않겠습니까?"


4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내가 모든 것을 정화하면  애덕이 일체를 정돈할 것이다. 

게다가 내가 한 영혼을 나의 수난 고통에 참여시킬 때에는 

그에게 대죄가 있을 리 없다. 

기껏해야  본의 아니게 저지른 가벼운 잘못이 있을 뿐이다. 

하지만 나의 사랑은 태우는 퐈이아이기에, 

네 영혼 속에 있는 불완전한 것들을 모조리 살라 버리기 마련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5 이와 같이 예수님께서 모든 것을 정화, 정돈하시는 것 같았다. 

그때 그분께서는  당신 마음에서 내 마음으로 꿀이 조금씩 흘러들게 하시어, 

그 꿀로 나의 내면 전체에 수분을 공급하셨다. 

이리하여 

내 안의 모든 것이 정돈되고 일치되었으며  애덕의 날인을 지니게 되었다.

 



6 그 뒤에 내가 몸 밖으로 나와서 

사랑하올 예수님과 함께 하늘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이 왔다. 

모든 것이, 

하늘연옥이 온통 축제 분위기에 젖어 있는 것 같았다. 

모든 이가 새로운 기쁨과 열광으로 충만하였고, 

많은 영혼들이 연옥에서 나오고 있었다. 

그들은 벼락처럼 한 순간에 하늘 속으로 들어가서 

우리 천상 어머니의 축제에 참석하고 있었다.


7 나는 무엇보다도  특히 고해 신부님의 명을 따라야 했기 때문에 

엄청나게 많은 군중 속을, 

곧 천사와 성인들 및 새 하늘을 차지한 연옥 영혼들 속을 헤치고 들어갔다. 

수없이 많은 이들로 이루어진 이 어마어마한 군중에 비하면 

우리가 흔히 보는 군중은  조그만 구멍에 불과한 것 같았다.



8 그런데 애써 보려고 해도 

빛살이 사방으로 퍼지는 굉장히 찬란한 태양 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이 빛살이  유리를 통과하듯 인간을 통과하기 때문에 

극히 사소한 흠이나  창조주와 조물 사이의 무한한 거리를 

뚜렷하게 식별하게 하는 것이었다.


9 더욱이, 그 모든 광선은 고유의 각인을 가지고 있었으니, 

어떤 것은 하느님의 성성(聖性)을 나타내고, 

어떤 것은 그분의 순수성을, 어떤 것은 그분의 능력을, 

또 다른 것은  그분의 지혜와 다른 모든 덕목과 속성들을 나타내고 있었다.


10 영혼은 따라서  

자신의 허무와 비참과 가난을 보면서  무로 돌아간 느낌이기에, 

아무도 그 대전에 있을 수 없는 

그 영원한 태양이신 분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한 채, 

서서히 땅 쪽으로 가라앉는 것이었다.



11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천상 어머니의 축제를 보려면 

바로 그 태양 내부로부터  그것을 보아야 한다는 점이었다. 

어머니께서는  하느님 안에서 그토록 무한한 분이시므로 

다른 각도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것 같았다.


12 그런데, 

내가 그 거룩하신 태양 앞에서  그처럼 무로 돌아간 듯한 상태에 있었을 때에 

여왕이신 어머니의 팔에 안겨 계신 아기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13 "우리 어머니께서는 하늘에 계신다. 

나는 그래서 너에게  에서 내 어머니가 될 소임을 준다. 

나의 생애는  

비웃음과 가난과 고통과 인간의 저버림이 끊임없이 점철된 것이었으니, 

내 어머니께서는 지상 생활 동안 

이 모든 고통 속에서  나의 충실한 동반자가 되셨을 뿐만 아니라 

그 모든 것 속에서 할 수 있는 한  나를 위로해 주시려고 애쓰기도 하셨다.


14 너도 내 어머니가 되어, 

할 수 있는 한  나 대신 고통을 받으면서  내 모든 고통의 충실한 동반자가 되고, 

네가 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적어도 나를 위로하려고 애써라.


15 그러나 너는 알아야 한다. 

나는 네가 오로지 나에게만 전념하기를 바란다는 것을. 

숨쉬는 것조차 나를 위해서가 아니면  그 숨까지도 질투하리라는 것을. 

그러므로  네가 나를 기쁘게 하려는 일에 전념하지 않는 것이 보이면 

평화나 안식을 주지 않겠다."



16 그러므로 나는 그분의 어머니로서의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분을 만족시켜 드리려면  얼마나 주의를 집중할 필요가 있는지! 

그러기 위해서  나는 조금도 한눈을 팔 수가 없었다. 

때때로 주무시고 싶다고 하시는가 하면  그 다음에는 마실 것을 달라고 하시고, 

또 그 다음에는  함께 즐거운 놀이를 하자고 하시니, 

무엇을 원하시건  언제나 그렇게 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했다.


그때 그분께서는  또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이었다. 

"엄마, 머리가 아파. 안 아프게 해 주셔요."


17 그래서 나는 즉시 그분의 머리를 보았는데, 

가시 몇 개가 보이기에 그것을 뽑아내고  내 팔에 머리를 얹고 쉬시게 해 드렸다. 

그렇게 쉬시게 하고 있노라니, 그분은 잠에서 깨어나시면서, 

"가슴이 무죽하고 아파서 죽을 지경이니, 왜 그런지 한 번 들여다보아 주셔요." 고 하셨다.


18 그래서 그분 성심의 가장 깊은 데를 살펴보니, 수난의 온갖 도구들이 보이기에, 

그것을 하나하나 끄집어내어  내 심장 안에 넣었다. 


그리하여 그분의 고통이 가라앉은 것을 보고, 어루만지고 입맞추며  이렇게 말씀드렸다. 

"저의 오직 하나뿐인 보물이시여, 

당신께서는 저로 하여금  우리 여왕이신 엄마의 축제를 보게 하시지 않았을 뿐더러, 

그분께서 낙원에 들어오실 때에  

천사와 성인들이 불러 드린 첫 노래도 듣지 못하게 하셨습니다."


19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천사와 성인들이 내 엄마께 불러 드린 첫 노래는 '성모송' 이었다. 

왜냐하면 '성모송'에는  더없이 아름다운 찬미와 지극히 큰 영예가 담겨 있어서, 

어머니께서 '하느님의 어머니' 가 되셨을 때에 느끼신 기쁨을  새롭게 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어머니를 공경하기 위해서  함께 성모송을 합송하자. 

그러면 네가 낙원에 들어올 때에, 

하늘에서 

천사와 성인들과 더불어 처음으로 '성모송'을 외우는 것처럼 여겨지게 해 주겠다."



20 그러므로 나는 예수님과 함께  성모송의 첫째 부분을 합송했다. 

오, 우리의 지극히 거룩하신 엄마께 

당신께서 사랑하시는 아드님과 더불어 하례(賀禮)를 드리는 것은 

얼마나 정겹고 감동적인 일이었는지! 

예수님께서 발음하시는 낱말마다 매우 큰이 내포되어 있어서, 

을 통하여 

지극히 거룩하신 동정녀에 대한 많은 사실을 깨닫게 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아무도 그 모든 것을 다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물며 나처럼 무능한 자에게 있어서야! 

그러니 그것에 대해서는 말없이 넘어갈 수밖에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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