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에게는 아무것도 감추지 않았다

[제2장] 16. 하느님 섭리에 내맡김|그에게는 아무것도 감추지 않았다

은가루리나 2018. 2. 28. 00:55


16. 하느님 섭리에 내맡김



자신과 하느님과 모든 피조물 안에서 무에 이른 사람에 대해 

나는 또한 이렇게 말할 것이다. 


그 사람은 가장 낮은 위치를 차지하며, 

하느님은 자신을 비워 온전히 그의 영혼 속으로 들어가신다. 


그렇지 않다면 그는 하느님과 같아질 수 없다. 


하느님의 영원하신 진리로 분명히 말한다. 

낮아지는 사람에게 

하느님은 당신 자신을 그 모든 능력과 함께 모두 쏟아 부어주신다.



리하여 하느님께 내맡김으로써 가장 낮은 위치를 차지하는 사람에게 

하느님은 당신의 생명, 당신의 존재, 당신의 본성, 당신의 완전한 신성을 비워주신다. 


그러므로 하려고만 한다면 하느님과 온 우주가 그대의 것이 된다. 

그대 자신과 사물을 버리고, 

그대의 개성이라는 옷을 벗고 그대의 신성을 입는다면 말이다.



그대는 그리스도가 되고 하느님이 되고자 하는가? 

그렇다면 영원하신 말씀께서 취하지 않으실 모든 것을 버려야 한다. 


영원하신 말씀은 개성을 취하지 않으신다. 

그러므로 개인적이고 이기적인 것을 모두 벗어버리고 

단지 인간 본래의 모습만 남겨두어야 한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기 위해서는 절대적 자기 포기가 필요하다. 

듣는 이와 그가 들은 것은 영원하신 말씀 안에서 하나가 된다. 


모든 사물 안에 있는 한 가지 질료를 아는 사람은 흔들림 없이 그대로 남아 있다. 

질료는 형상에 종속되며, 

형상이 없이는 질료도 없고 질료가 없는 형상도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질료가 없는 형상은 아무것도 아니다. 

그러나 질료는 형상과 결합하고 각각의 형상 안에서 분리되지 않은 전체로 존재한다. 

형상 그 자체는 무가 되므로 어떤 것도 움직이게 할 수 없다. 

그리고 질료는 전혀 나누어질 수 없기 때문에 움직임이 없다. 


그러므로 이 사람은 형상이나 질료를 움직여지지 않고 

그렇기 때문에 시간 안에서의 대상이 없는 것이다.



그대가 자기 자신과 모든 사물과 온갖 이기심을 완전히 비워내고, 

완전한 믿음과 사랑으로 하느님께 결합되어 자신을 하느님께 내맡겼다면 

그대 안에서 태어난 모든 것은 

그것이 내적인 것이든 외적인 것이든, 기쁨이든 슬픔이든, 고통이든 즐거움이든 간에 

더 이상 그대 자신의 것이 아니라 그대가 자신을 내맡긴 하느님께 속하게 된다. 


나는 하느님께 당신 자신을 주시기를 청하지 않는다. 

나는 나를 정화시키고 비워주시기를 청한다. 

내가 비워지면 하느님은 당신의 본성상 당신 자신을 나에게 주시게 되어 있다.